신지 동고리에서 개인 사업을 하고 있는 이남오 씨.경기도에서 개인 사업을 운영하다가 사업이 힘들어져 2004년 만 34세에 귀어를 하게 된 남오 씨는 경기도에 살던 아내는 갑자기 섬으로 들어간다는 말에 시골에서 어떻게 어린 아이들을 키울 수 있을지 막막한 미래에 반대를 하였지만 결국 남편을 믿고 같이 내려와 주었다고. 어렸을 때 아버지를 도와주었던 경험으로 다시 바다 일을 시작하였는데 주종목이 미역과 톳. 그때만해도 미숙해 어촌생활에 적응이 어려웠지만, 하루 하루 적응이 되다보니 점차 사업도 안정되면서 전복 양식과 낚시배도 운영하게
아름다운 꿈길에 앉아 새가 오기를기다리고 기다렸다뽀글 파마 정거장에서 헤맸다저마다 별로 가려고 몸을 싣고지그시 눈 감고 별맞이 기차를 탄다스치는 이 하루만을 본다꽃을 여는 길이곳이 그리운데 멀리 와 버렸다뚜껑을 열자사십 분짜리 꽃봄하늘과 땅 사이, 꽃 덤불 핀다「꽃의 실험」 어떤 것들은 한 번 사랑하면 영원히 내것이 된다. 아무리 놓으려 해도. 다시 돌고 돌아 내 곁으로 온다. 내 일부가 돼버리는 것이다. 아님 날 파괴하거나.주의하라. 거긴 이상한 나라가 아니다. 네 영혼 안에서 광기 자라는 소리가 들린다.하지만 네 무지는 다행스러
당신은 당신의 권리 때문에 그 자리에 있다고 보는가? 당신의 노동은 다른 한 쪽의 노동 성과를 착취하고 훔치고 있지는 않은가?사람은 계속해 죽어가고, 여론은 들불처럼 일어나면서 문제 또한 공론화돼 가는 것 같지만, 결론은 문제를 만들어내는 구조는 변함없이 그 자리에 멈춰 있다는 것. 그것은 단순히 쉼과 쉼터에 대한 문제가 아니다. 우리가 그들의 능력과 숙련을 귀한 것으로 대우할 마음이 없다는 것. 그렇다면 그것은 과연 공정한 것인가!길거리의 청소노동의 숙련은 왜 저평가되는가? 어떤 노동은 고귀하게 평가되고, 어떤 노동은 왜 저평가되
바람은 길이 없다. 오늘 아무 목적 없이 길을 떠난 사람들과 함께 가는 바람은 나의 친구다. 매일 길을 떠난 사람들과 정직한 자연은 질서 속에 자유로움으로 오늘 새로운 옷을 입게 한다. 날카로운 가시나무도 8월에 언덕에선 아주 부드러운 풀잎이다. 바람이 노래를 부를 수 있도록 초록의 눈망울이 일렁인다. 여름에 꽃들은 강인하다. 그래서 빗물에 흠뻑 젖어 있는지도 모른다. 우리가 매일 길을 떠나 것도 또 다른 눈물을 흘리기 위해서다. 지성과 이성은 늘 한계에 부딪친다. 부딪쳐 깨어지고 다시 자연의 한 장 위에 글을 쓴다. 덧칠한 무수한
신지도의 동쪽 끝에 있는 동고리는 완도에서도 손꼽히는 자연산 전복 산지인데, 자연산 전복이 나는 곳엔 어김없이 해녀들이 있다. 신지면에도 해녀들이 있는데, 아주 오래 전 제주에서 온 차봉덕 씨와 김영자 씨는 고령의 나이임에도 아직까지 물질을 하고 있다. 해녀 차봉덕 씨는 “물이 잔잔하고 좋은 때는 짚이(깊이) 18미터 정도는 들어가요. 그라면 전북(전복)도 풀 밑 좋은 데에 업져(엎어져) 있제. 풀 속에 매칠매칠헌 데 전북이 있는 자리를 알어 갖고 우리가 이로콤 찾아 댕기지라. 풀 숲 바우 밑에 불그스롬 해갖고 있으면 ‘아 저기 전
꽃집에서 채송화 몇 그루 사 왔다. 가까운 시선으로 나를 끌어들인다. 압도적인 풍경이 감동을 주지만 대문 옆에 채송화 몇 나무만 있으면 된다. 꽃밭을 화려하게 만들면 시선이 집중이 안 된다. 지날 때마다 슬쩍 보고 지나가도 여운이 남는다. 꽃나무가 크면 꽃을 볼 것인가 잎을 볼 것인가 구별이 안 간다. 채송화는 지난 세월에서 많이 보아 온 꽃이 특히 장독대 옆에서 본 기억이 난다. 산에 들에 야생화같이 생명력은 없다. 그러나 집 화단에 듬성듬성 심어 놓으면 자연스레 공간이 나온다. 잎을 따다가 물 빠짐이 좋은 곳에 꽂아 놓으면 된다
늙은 엄니가 그리 말한다.아가야, 제발 나서지 마라!넌 뒤로 빠져. 중간만 해두 되아!엄니의 마음은 이해하지만, 그럴 순 없다.내 뒤에 1천명이 있어 내가 용기를 얻는다면, 그건 단 하나의 전쟁에서 승리할 뿐이지만 내 뒤에 서 있는 1천명을 용기롭게 할 수 있다면 그건 세상을 구원할테니까.하늘의 엄니, 신이 된 엄니라면 이젠 이해하고 응원할 것이다.홀로 가라! 홀로 앞서라!앞서는 것 뿐이다. 내 삶은 높이 오르는 것이 아니라 가장 앞장 서 나가는 것이다. 그때, 거대한 바다는 목마름의 늙은 엄니의 목으로 넘어가는 한 바가지의 물이
동고리는 신지면소재지인 대평리를 지나 독고재 넘어야한다. 독고재에는 80여기의 고인돌이 분포한다. 독고재를 중심으로 동부와 서부로 나뉘는데 신리와 내정리쪽에서 보는 독고재의 구불구불한 길이 멋스럽다.동고리는 전형적인 어촌마을이지만 농사를 짓는 사람들도 많아 한 때 인구는 1500명 까지 늘어나 기존의 어촌마을과 비교가 안 될 정도였다고. 양식업을 하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만35세까지 예비군만 해도 150명이였는데 마을반 대항 체육대회, 씨름, 달리기를 하던 시끌벅적한 마을이 이제는 조용한 마을로 변모했다.차용석 이장은 “나이를 먹으
가장 빛나는 별은아직 발견되지 않은 별이고,당신 인생 최고의 날은아직 살지 않은 날들이다.스스로에게 길을 묻고스스로 길을 찾아라.꿈을 찾는 것도 당신.그 꿈으로 향한 길을 걸어가는 것도 당신의 두 다리.새로운 날들의 주인은바로 당신 자신이다.'책속의 한 줄' 어 ~ 어! 손이 떨리고 글씨가 이상하다.오랜만에 연필을 잡아서인가?새벽에 코피가 심하게 난 후, 토를 해서 구급차를 타고 병원에 실려왔다.그러다 저녁에 백혈병이라고 해서 놀랐다. 지금 내 몸 속으로 일본인의 골수가 들어가고 있다.밖에서 간호사들이 골수를 가지고 들어오는데 그
영화, 싱 스트리트의 한 장면을 보는 듯한 우리의 태현 군. 김태현 군은 완도군이 낳은 보컬리스트로 현재 채널 A 방송에서 3개로 나뉘어진 케이팝 유니버스의 경쟁과 연대 속에서 이 시대 청춘스타가 탄생하는 초대형 오디션에 참가 중이다.처음 태현 군이 부른 아이유의 LOVE POEM을 들었을 땐, 비취색 보다 더 푸른 그의 목소리를 타고서 은빛 물결 반짝이는 완도의 바다 위를 자유롭게 날아다니는 듯했다. 따사로운 햇살이 가만가만 젖은 눈을 만져주는 그 물결 위로 별빛처럼 반짝이던 목소리, 혹여나 떨어지지 않게 아늑하게 안고서 황홀한
빈집에서도 저녁때가 되면 붉은 하늘이 내려온다. 낮 동안 아무리 햇빛이 채워진다 해도 쓸쓸하기만 하다. 지나간 자리에 초롱초롱한 풀꽃들이 빛을 내고 있다. 아침이면 이슬이 불을 밝힌다. 붉게 달구었던 양철지붕은 소낙비 같은 열정이 있었으리. 지붕은 한참 퇴색되어 가고 먼 산을 바라보는 마을도 고요하기만 하다. 서까래에 대못은 지나온 세월이 있었는지 잘 뽑히지도 않는다. 지난날에 보리밥 바구니가 걸려있었을 것이고 보리밥 쉰내가 나도 당장 먹을 것이 있다는 생각만으로 마음을 다독이었다. 텃밭에 쑥갓 냄새와 하얀 쌀밥을 상상만으로도 지난
골똘히 등잔불 밝혀, 골똘히 등잔불 손짓바람으로 꺼긴 밤 풀벌레소리에 잠겨 안공부 하다가 어느 해부터바깥공부에 눈떠 영국 제너 종두법 익혀 처가 동네사람들에게 우두를 놓아주었다.임오군란 때 우두 놓는 법 배워왔다고 잡혀갈 뻔하였다. 양도깨비 되었다고 수군거리고 우두는 독침이라고 내몰리는 동안 전주에 우두국 설치 공주에 우두국 설치아이들에게 우두를 놓았다.그 뒤로 천연두로 죽는 아이 싹 없어졌다.유배지 섬에서도 우두였다.해배의 몸, 뭍으로 돌아와서도 오로지 우두였다.그러다가 우두의 삶 쉬고 주시경과 함께 국문 쓰기 제창 국문 가로쓰기
끝을 가보기 전에는 그게 무엇이었는 지를, 끝에 가게 됐을 때 그곳에 이르러서야 비로소 사명이 무엇인지 밝혀지는 것. 아무 것도 아니었거나, 그 아무 것도 아닌 게 모든 것이거나. 다만 무엇이 끝을 가게 하는 힘인지 그것이 중요하고 알아야 한다는 것.인사권의 권한을 가지고 있었지만 공무원 근평 문제로 징역형을 받게 된 박철환 전 해남군수. 그가 재임시절 모 신문의 데스크로 재직 중이었는데, 그의 인사 중 가장 빛났던 인사는 면 단위에 근무하던 6급 여성 공무원을 군청 요직에 앉히지지도 않고서 면장으로 승진시킨 파격 인사였다. 질투는
숲에서 나를 찾기에는 시간이 나를 버리고 간 곳이다. 또 다른 시간이 내 앞에 앉아 꽃으로 피었다. 대지를 뚫고 바람이 부는 곳으로 꽃향기는 흐르고 흰 구름으로 다시 꽃이 되었다. 숲에서도 규범이 있고 규칙이 보인다. 그래서 작은 꽃들이 살아남는다. 사람들이 먼 기억으로 사라지는 날에 숲에서는 다정한 이름이 있다. 가난한 농부가 이름을 불러주었기에 지금까지 그의 이름이 이어지고 있다. 농부들이 가장 선한 언어를 사용해 지은 이름들이라 이웃집 아줌마의 이름 같다. 숲속에서 모든 언어들을 함축하고 있다. 닭의난초, 며느리밥풀, 사위질빵
당신이 사랑한다고 말할 때 당신의 사랑이 끝났고 당신의 사랑이 끝났을 때 내 사랑이 시작됐다“나는 당신의영원한 미결 사건으로 남고 싶어요” 박찬욱 감독 ‘헤어질 결심’ 달이 담겨 있는 복도 끝 창문, 두 사람은 같은 곳을 바라보고 있다. 서로가 서로를 어떤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는지 자신조차 알아채지 못한 채 그냥, 그냥 옆에 있고 싶어 무슨 얘기든지 꺼내들어 정적을 채운다. “넌 하고 싶은 게 있어? “아니, 하고 싶은 것도 없고 잘하는 것도 모르겠어.” “그 마음 알지. 잘 알지.” 그녀는 자신의 예전 모습을 떠올리며 씁쓸한 미소
석류꽃 뚝뚝 떨어지고 그 자리에 하얀 치자 꽃이 피었다. 봄이 한참 지났는데 사랑초는 대지의 향기를 풍긴다. 한참 있다가 없어지면 생각나는 꽃들이 많다. 어린 날에 보이지 않다고 나이가 지긋할 때 보이는 꽃들이 많다. 어린 날에 이런 꽃들이 있었을까 하는 야생화도 많다. 봄에는 얼레지 꽃, 여름에는 자귀나무 꽃, 가을에는 쥐손이풀 꽃이다. 사람도 마찬가지다. 지난날에 나에게 관심이 많았던 친구가 지금 새롭게 생각난다. 그땐 몰랐지만 지금 생각해보니 정이 많았던 친구였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아마 이런 친구는 지금 어디에서 살아도 주
전 세계 언론과 파이터들이 신처럼 추앙했던 인물, 바람의 파이터 최배달. 실전을 중시하는 극진공수도를 창시하게 되는데, 그가 생전에 가장 흠모하며 가장 많은 영향을 받았다고 하는 이는 단 한 번의 대결에서도 패하지 않은 전설적인 검술가이자 화가인 미야모토 무사시다.오륜서를 쓴 무사시는 "지금 싸우고 있는 적이 마지막 적이다. 싸움은 1회 뿐이라고 생각하라. 목숨을 건 싸움에서 이번 적에게서 지지만 다음 적에게서 이긴다는 말은 통하지 않는다" 그리고 자신의 1계명으로써 "이 순간 결코, 머뭇거리지 말라!"고 했다.이 말은 허울이나 명
자동차 안에 늘 비치돼 있는 숟가락 하나. 옆에 누군가 타는 날에는 "웬 숟가락!" 피식 웃는다. 그럼 난, 신호를 기다리는 틈에 곧잘 하늘을 바라보는 버릇이 있다는 비밀을 누설한다. 구름 속에 숨은 해를 볼 적마다, 실눈을 뜨고 뭉게구름 위에 숟가락을 꺼내 얹는 놀이를 한다고. 구름이 고봉밥을 떠서 파란 하늘을 먹여준다고 마음속으로 그린다. 때로는 붉은 노을을 숟가락 가득 떠서 내가 먹곤 한다. 구름은 꽃 피는 봄날 연둣빛과 초록 사이에 가장 좋다. 단풍이 곱게 물든 가을과 잎이 떨어지는 초겨울 사이에도 그만이다. 이따금 폭설이
옛말에 이르길, ‘호부무견자(虎父無犬子)’라 했다. 호랑이는 개를 낳지 않는다는 말로 호랑이 같은 아버지에게 개 같은 아들은 없다는 뜻. 잘난 아버지 밑에 못난 아들이 날 리 없다는 의미인데, 중국 고전 삼국지를 보면, 장비의 아들 장포가 전쟁터에서 적장을 찔러 말 아래로 떨어뜨리고 관우의 아들 관홍이 단칼에 적장의 목을 베어 버리자 유비가 이 광경을 지켜보면서 감탄하며 말하길, "오, 호부무견자(虎父無犬子)라"처음 알았다.이범성 의원의 아버지가 제2대 완도군의회 의원을 지낸 이근우 전 의원이었다는 것을. 얼마 전 우연히 사석에서
살아가는 자리에 접시꽃 피었다. 늙은 어머니는 저만치 가 있는데 접시꽃은 고장 난 시계처럼 서 있다. 봄빛들은 어느새 가버렸다. 살구꽃, 자두꽃 피자마자 그 열매도 금방 떨어지고 마네. 이렇게 가버린 시간 속에 내 나이 쉬어본들 어찌하겠는가. 6월의 빈집은 더욱 선명해진다. 살아서 열망하는 것들이 늙지 않는 꽃으로 피었기 때문이다. 밥 짓는 냄새가 하늘로 치솟았고 가마솥에 물 끊는 소리가 요란했다. 그때에는 익숙한 것들이 지금은 얼마나 특별한지 모른다. 수박밭에 퇴비 냄새가 있었는지 기억나지 않지만 지금 텃밭에 퇴비 냄새가 나면 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