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섯명의 독립유공자를 배출한 모도청년회. 이들은 개량서당을 지원하고 야학을 실시 문맹퇴치에 앞장을 섰다.천병섭을 주축이었던 결성돼 항일운동으로 투옥된 이후에도 청년회는 존속돼 문창호 문치만 서인철 서일조가 회장을 맡아 마을 발전에 많은 활동을 하였다.하지만 일제에 의해 불법단체로 인식돼 요시찰 대상으로 감시를 받자, 이를 피하기 위해 청년회는 모도교동창회의 명의로 활동하면서 풍기문란 단속, 소주 판매 금지, 농악대 운영에 힘썼다. 1960년 2월에는 동창회 샛별부 제1회 예술제를 개최하고 울고 웃는 인생선이라는 제목으로 연극을 공연
나이가 들수록 자연에 대한 태도가 많이 바뀐다. 계절마다 큰 변화와 하루아침의 작은 변화를 보면서 위대한 교과서라는 말이 세월이 흘러서야 알게 되니 아쉬움이 남는다. 인간도 자연의 일부로서 그 자연 속에서 인간을 볼 수 있다고. 남쪽에선 치자나무, 사철나무, 먼나무, 호랑나무가시 등이 있는데 이들도 겨울나기를 준비한다. 봄에 새순을 돋아나기 위해 에너지를 최소한으로 쓰면서 버터 낸다. 나무는 잎사귀를 떨쳐 에너지를 아끼고 뿌리에 집중한다. 풀은 최대한 엎드려 차가운 바람을 피하고 땅의 온기를 받는다. 봄에 꽃을 피우는 나무는 벌써
말똥구리는 자신의 말똥을 굴리기 위해 최선할 뿐 용의 여의주를 탐하지 않듯, 여룡도 여의주를 가졌다하여 저 말똥구리를 비웃지 않는다. 겸손하기가 가이 없으면서도 긴 여운을 남기고 있는 저 아름다운 말은 조선후기 실학자, 책에 미친 바보, 이덕무가 했다.이덕무는 왜 이런 말을 했을까? 일단 그는 노력하는 사람이었다. 서얼이었고 가난했으며 몸이 약해 공부하기 어려웠지만 어릴 때부터 매일 책 읽을 양을 정해 1시간에 10번, 하루에 50번씩 읽었다. 담벼락에 해시계를 그리고 공부할 시간이 되면 아이들과 놀다가도 들어와 반듯한 자세로 책
흙담에 안팎에서 호박꽃 부드럽게 핀다. 어린 호박잎은 아주 연한 작은 호박을 감싼다. 호박꽃 냄새는 그냥 스쳐가도 길게 남는다. 무덤덤하게 피어 그리 관심 있는 모양은 아니다. 호박꽃은 두터운 사랑을 감싸고 있다. 불현 듯 마주쳐도 꽃 안에 암술이 보일 때도 있다. 허름한 토담에서 그리 예쁠 것도 없이 핀다. 그래서 아름답다. 외적으로 보여주지 않아도 정이 간다. 아주 간단한 디자인도 아니다. 아주 복잡한 액세서리도 없다. 일상의 평온한 가운데 네가 있어 행복하다. 주고받는 데에 물질만은 아니다. 그리 특별한 것도 아닌 데에도 정이
최고가 된다는 것은 불가능을 넘어서도록 스스로를 채찍질한다는 의미다. 주변 모든 사람들이 할 수 없다고 말할 때도 자신의 능력을 믿고 그대로 나아가는 것이다. 내리막이라고? 그건, 어림없는 소리. 나는 다시 정상에 섰고 거기서 내려오느냐 마느냐는 나의 자발적인 선택과 결단의 문제일 뿐이다. 완벽한 연기로 세계 체조 역사에서 첫 10점 만점 기록을 세운 나디아 코마네치의 말이다.그렇다. 내가 어디에 이를지는 그 만이 알 뿐이고 과정 모두는 나의 일로써 이 만큼으로 다했노라는 건, 있을 수 없는 일이다. 그래서 주변의 건 작은 것이요
대모도는 바로 옆 소안도와 함께 항일운동이 활발했던 섬으로 유명하다. 일제강점기에 대모도에는 마을의 개량서당 지원과 항일투쟁을 목적으로 ‘모도청년회’가 조직되었다. 1920년 초부터 천병섭 장석칠 정두실 최찬규 서재만 등 배달청년회 소속 14명은 본격적인 항일투쟁에 돌입하여, 각 마을을 다니면서 주민들에게 항일무력시위를 권유했다.이들은 박열(무정부주의자로서 히로히토를 폭탄으로 죽이려다 거사 직전 체포되어 투옥), 정남국, 박홍곤 등과 접촉하면서 의기투합하고 애국혁명가를 보급하였다. 1925년 10월 21일에는 대모도 동, 서리와 소
소안도 주민 2200여명 식수원인 미라제(저수지)는 현재 저수율이 6%이하(2만1200t)로 떨어져 인근 노화 광산에서 지하수 240t을 운반해 채우고 있지만, 하루에 필요한 800~900t 사용량에는 턱없이 부족하다.직원들은 아침 운동마저 안한다고 했다. 씻을 때 쓰는 물조차 아끼고 싶다고. 주민들 또한 70년 평생 이런 가뭄은 처음이라며, 5일 동안 씻지도 못하는 건 둘째치고 마실 물이 없어서 사 마시고 있는데, 오죽하면 기우제라도 지내볼까 해서 제주도에서 열린 큰 기우제를 보러 다녀오기도 했다고.지금으로부터 60년 전, 완도
계절은 고향이다. 고향이란 공감각적 시상을 떠오르게 한다. 만추라는 계절은 비어있는 공간이 아름답다. 마른 잎이 간신히 달고 가는 나뭇가지에 작은 새가 깃털을 세운다. 가을을 그렇게 보내기 싫은 모양이다. 세상이 많이 변하고 복잡해졌다. 수많은 메세지가 오고 가는 공간에 딱 하나만 보인다. 만추의 풍경이다. 형형색색 만추의 계절 속에 내가 보인다. 비로소 공간이 툭 터진다. 생각하는 것들이 더욱 깊어진다. 단풍잎이 마른 잎으로 변해간다. 길가에 꽃들도 씨와 간신히 피어있는 꽃들에게 아름다운 경계를 본다. 하루를, 순간순간을 아껴두고
본지 지면 구성 중, 가장 어려운 면이 5면 인물편이다.글도 글이려니와 소개할 인물을 찾기가 너무 어렵다. 소개할 인물이 주초에 나타나면 다행이겠으나, 주중으로 넘어갈 때까지 나타나지 않는다면 그야말로 상지옥 중에 상지옥. 그런 상지옥을 가게되면 뭐라도 잡으려고 발버둥치며 주변인들을 얼마나 들들 볶게 되는 지. 이번호도 깝깝했다.고민에 고민을 거듭하다, 누군가 목요일이 고3 학생들의 수능일이란 힌트를 건네면서, 그러면 고 3 학부모나 고 3 선생님을 섭외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누구에게 부탁하면 좋은 인물을 찾을까 고민하다, 언젠가
모동리와 모서리 두 개의 마을을 거느리고 있는 대모도의 모서리는 어업이 주를 이루고 초등학교와 파출소는 모서리에 있는 반면 농업이 주를 이루는 마을인 모동리에는 면출장소, 보건진료소, 우편취급소, 한전 등 행정기관이 자리하고 있다. 대모도는 일주도로가 없어 모서리와 모동리를 이어주는 길만 존재한다. 그래서 두 마을을 두고 왕래하려면, 배를 타는 게 더 편하다는 게 주민들의 말.동쪽에 있는 모동리는 청산도가 빤히 보이는 곳에 자리하고 있는데 모동리 평란골의 지명을 볼 때 이곳은 삼별초 난과 임진왜란이 일어나면서 주민들의 피난처로 붙여
비추비동(非秋非冬).가을도 아니고 그렇다고 겨울도 아닌 11월의 지금쯤. 그 지금쯤의 이 밤은 마치 단원 김홍도의 추성부도(秋聲賦圖/위 사진)를 펼쳐 놓은 듯하다. 그림의 오른쪽엔 메마르고 성근 수풀과 함께 산이 그려져 있고, 화면 한가운데는 초가집 한 채에 둥근 항아리 창문 안으로 어렴풋이 구양수의 모습이 그려져 있다. 구양수는 책을 읽다 밖에서 들려오는 소리에 어느 손님이 찾아왔는가 싶어 동자를 불러 말하길 "누가왔는지 살피고 오너라" 밖을 나갔다가 돌아온 동자의 말 “하늘에는 달과 별만이 맑게 빛나 천하를 비추고 사방은 고요한
일기토. 흔히 남자들이 하는 말로 '맞짱'이다. 1대1 전투나 싸움에선, 청룡언월도를 들었느냐? 대나무창을 들었느냐? 무기가 중요한 게 아니다. 누가 더, 관우의 역량을 가졌느냐? 전투에선 개인의 역량이 무엇보다 중요하겠다. 하지만 전쟁이라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전쟁에선 장수도 하나의 객체일 뿐, 전쟁 자체를 결정짓진 못한다. 전쟁은 막강한 무기부터 전략기획, 전술방향, 재원마련, 병참 전달, 조직력, 여기에 주민들의 능동적 참여와 동조 등 무엇 하나 소홀할 수가 없다.모든 국가와 행정 조직은 전쟁을 바탕으로 이뤄졌는데, 오늘날의
가을의 빨간 열매는 마음을 따뜻하게 만든다. 백당나무, 찔레나무, 호랑나무가시, 피라칸사스, 홍시 등이 가을의 등불을 켜고 있다. 산에는 옻나무들이 붉게 물들이고 있다. 나무도 피가 흐르고 있다. 붉지는 않지만 투명한 물과 흰 물이 흐른다. 그게 가을이 되면 노랗고 붉게 한다. 삶을 사랑하고 아끼면 색깔이 더욱 선명하게 나타난다. 죽음을 극복하려면 자식을 낳아야 한다. 생명의 연장선상은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다. 아니 당연히 그렇게 이어지고 있다. 한 나무에서 무한한 생명탄생에 축제를 여는 듯이 환희에 차 있다. 하나하나 열매들이
청산도 모도. 모도는 대모도와 소모도로 나뉘는데, 대모도는 모동리(위 사진)와 모서리로 이뤄져 있고, 소모도는 모북리로 이뤄져 있다.띠(모초·茅草)가 많다고 하여 ‘모도’라 불렀다는 대모도(大茅島)는 완도에서 제주로 갈 때 오른쪽으로 소안도가 보이고 곧이어 크고 작은 두 개의 섬이 보이는 곳이 바로 대모도와 소모도다. 완도에서 직선거리로 13.3㎞ 떨어진 작은 섬으로 날씨 좋을 때 보면 마치 초가지붕처럼 솟아오른 모습이다. 초가지붕처럼 보이는 것은 아마도 섬 중앙에 모성산(茅盛山·241m)이 남북으로 길게 뻗어있고 그 사이에 곰 박
어느덧 11월이 되었습니다. 새 학기로 새로운 결심에 가득 찬 학생들과 어느덧 하반기가 되었다는 세월의 빠르기를 느낀 어른들로 가득했던 9월은 어느덧 멀리 가버렸습니다. 대학생인 저 역시 서울로 다시 돌아오며 머릿속에 가득 적었던 목표와 다짐들은 어느새 전공 책과 조사자료들 밑에 쌓여 잘 보이지 않네요. 오늘은 곧 인생의 커다란 시험을 칠 친구들에게 글을 바칠까 합니다. 2년 전 겨울, 19살의 저는 여러분과 마찬가지로 수능을 보기 전 한참 자소서를 쓰기에 바빴습니다. 여느 때와 같이 친구들과 석식을 먹고 반으로 돌아와 노트북 전원
늦가을은 내가 살아온 날보다 길다. 어느새 감잎 떨어져 서리가 내리듯 나이 육십이 되었는데도 늦가을은 내가 살아온 기억보다 길다. 초등학교 첫봄소풍을 기다리는 밤은 설레는 봄길이었다. 그 봄 길은 산으로 산으로 이어졌고 꿈길 같은 아름다운 봄 산이었다. 수많은 봄여름이 지나갔고 육십의 늦가을 산에 이르렀다. 잎이 다 떨어진 산감이 유심히 빛난 늦가을은 내가 살아온 삶보다 깊다. 나이 육십에 아무것도 이뤄놓은 것도 자랑할 것도 없다. 다만 늦가을에 대해 깊고 완연한 품에서 만족할 뿐이다. 쪼그리고 앉아 들꽃을 보는데 어서 서둘러 가자
한 소녀가 호기심 어린 표정으로 묻는다."할머니, 눈은 어디에서 오는 거예요?" 손녀의 말에 할머니는 추억에 잠긴 얼굴로 마을에 첫눈이 내리게 된 사연을 들려주기 시작한다. 어른들을 위한 동화 같은 영화, 눈 내리는 밤의 '가위손' 의 시작 장면. 영화의 마지막에 이르러 가위손 에드워드는 얼음으로 된 여주인공인 킴을 만들며 날개를 달아주는데, 단지 사랑으로 킴에게 날개를 달아주는 것만은 아니었다.그에게 있어 킴의 날개는 세상에 대해 자신의 마음을 여는 것. 이는 내가 풍경을 바라보지만 풍경이 나를 보는 것과 같은 것으로 내가 너를
편집자 주> 오늘날‘주민자치’는 시대의 화두다. 시대의 화두는 그 시대의 고통을 담고 있다. 즉 추상적인 정신의 유희가 아니라 오늘날 우리 시대의 절박한 문제를 갖고 씨름하며, 고통과 억압으로부터 해방을 꿈꾸는 자유로운 정신 활동이라 할 수 있다. 완도군 또한 시대의 화두에 맞게 각 읍면별로 주민자치위원회를 구성해 지방자치를 강화하고 있지만, 기득권에 저항하는 정신부터 아름다운 공동체를 주민 스스로 가꿔가야할 주민자치의 정립상은 아직까지 요원해 보인다. 단순한 주민자치회의 운영이 아니라, 정책 결정과 예산 결정의 테이블에 앉을 권리
오래된 집도 아끼면 빛난다. 밤이 오면 불을 밝히지는 못하지만 대신 샛별이 지키고 있었다. 빨간 사루비아 꽃을 좋아했던 아버지는 하늘에 별이 되어 바라보고 있다. 아직도 마당에 사루비아 꽃씨가 떨어져 해마다 핀다. 어머니가 좋아한 꽈리가 토방에 걸려있다. 세월에 변색이 되었더라도 어머니 마음은 변하지 않는다. 딸들의 눈 건강을 챙기기 결명자도 마당에 심었는데 이젠 스스로 씨가 떨어져 열매를 맺는다. 얼마나 애정이 많았으면 가꾸지 않아도 스스로 자랄까. 어린 날에 아버지가 손수 사랑채를 지었다. 여기서 딸들이 생활해왔단다. 노란 결명
옛말에 이르길, 그 임금을 알고자 하면 먼저 그 신하를 보라 했고, 그 사람을 알고자 하면 그 친구를 보라 했으며, 그 아버지를 알고자 하면 먼저 그 자식을 보라고 했다. 임금이 거룩하면 그 신하가 충성스럽고, 아버지가 인자하면 그 자식이 효성스럽다고.국립해양수산박물관 유치를 확정지으면서 신우철 군수가 지난 8년동안 여러 부분에서 성과를 냈다는 평가가 두드러지고 있지만, 신 군수가 자력으로 안된 일 하나는 바로 군 청렴도일 것으로 보인다.신 군수가 재임했던 민선 6기와 7기 동안은 과거 공무원 승진 때면 으레 흘러나오던 금품 제공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