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호, 모네의 뮤즈였던 까미유의 이야기가 좋았다는 독자들이 있어 이야기를 좀 더 해가면, 까미유가 서른두 살이라는 이른 나이에 세상을 떠난 뒤, 모네는 더 이상 인물을 그리지 않았다. 이후 풍경화에 심취했는데.(사진, 최정욱 의원 뒷편의 모네 작품)그녀의 떠난 후, 어떤 봄바람도 그녀의 손길보다 부드럽지 않았고, 어떤 뜨거운 여름도 그의 심장을 데울 수 없었다. 7년만에 처음으로 두 점의 인물화를 그리게 되는데, 카미유와 함께 걸었던 그곳, 바람의 언덕. 전생애가 빛으로 달려왔던 눈부신 순간을 떠올리자 미친듯 그녀를 그렸다. 마
자연의 변화를 쫓는 사람들은 비단 기상학자들만이 아니다. 시인과 화가, 사진가, 음악가 등 많은 예술가들이 기상학자 이상으로 자연의 변화를 감지하는데, 대표적인 예술가가 빛의 화가 모네다. 카페 248에 들어서자, 모네의 그림들이 눈에 들어왔다. 그의 대표작은 수련이지만 개인적으로는 많이들 ‘양산을 든 여인’으로 알고 있는 ‘산책’.양산으로 가렸지만 온화한 햇살을 받아 반짝이는 얼굴, 입안에 넣으면 살살살 녹아내릴 솜사탕같은 감미로운 구름에, 목덜미를 간지럽히고 내달리는 산들바람하며, 싱그러운 풀 냄새와 어우러진 대지의 향기가 온몸
심미적인 황홀경에서, 지성적인 창조성에서, 양심의 가책에서, 근심거리부터 위안을 구할 때 혹은 마음의 평안을 구할 때, 앎의 직관은 간접적으로 나타난다.반면 학문적 성취는 열열한 몰두 속에서, 신비적인 깨달음에서, 나를 잊어 갈수록 그 직관은 직접적으로 나타난다. 그것은 형태이고 결합이며 무한함이다.영원한 삶으로써 이 세상에게 행복을 주는 것. 그 위대하고 변하지 않는 공공의 선을 향해 학문적 신념이라는 손이 뻗어가는 촉이란 가장 바람직한 변혁이다.신우철 군수와 허궁희 의장이 3월 1일 프랑스 로스코프 발디즈 리조트에서 열리는 협약
누구나 한 번은 가야할 운명하지만 어젯밤은 아니었어요정말 생사를 가른 밤,마지막을 위해 사력으로 매달렸더랬죠날이 밝음, 당신에게 내리꽂히고 싶어서어떤 조건과 타협없이당신에게 떨어지는 순간그냥, 팡!하고 터지고 싶었어요아니 반드시, 터지겠다는 의지의 발로가 맞겠죠당신의 몸에 산산이 부서지는 이름이라면이대로 사라져도 상관없어요다만, 어젯밤 내 안에 담은 달빛과 별빛, 아침 동살과 봄바람 한 줌이당신의 몸 위에 떨어지면서서서히 풀려나 내밀하게 스며들길 바래요. 빗방울 하나만 보더라도 땅으로 내려오기까지, 달빛과 별빛을 머금고 바람과 아침
당신의 영혼이 오는 것이 아니라면, 도대체 어떻게 내 모공을 뚫고 들어와 내 가슴이 이토록 쿵쾅쿵광 뛰는 것일까요? 보이지 않는 소리의 알갱이들이 얼마나 오랜 세월, 얼마나 자주, 얼마나 켜켜히 쌓여 있었길래, 내 오장육부를 뚫고 와 애간장을 다 녹일까요?얼마나 오래도록, 얼마나 정성스러웠으면, 나는 당신의 그 순간에서 멈춰 서 있을까요? 그 소리는 마치 한 마리 나비가 나풀거리며 꽃잎 위를 나는 듯하니, 또 하나의 나비가 날아와 서로의 몸에서 비단실을 빼내 듯 조응하는데, 첫눈이 내리는 날에 하얀 눈발을 휘감고서 비엔나왈츠를 추는
당신이 아이들에게 당신의 사랑을 줄 순 있으나 당신의 생각을 주려고 하지는 말라아이들도 그들만의 생각을 갖고 있으므로당신이 아이들의 육신의 살 곳을 줄 순 있지만 영혼의 집은 줄 수 없다아이들의 영혼은 내일의 집에 머물고 있기 때문이라 그 집은 당신이 꿈에서 조차 가 볼 수 없는 내일의 집이다 레바논 태생의 소설가·시인·철학가·화가인 칼릴지브란의 말이다. 우리가 아이들처럼(순수) 되기 위해 노력할 순 있겠으나, 아이들을 우리들처럼(탐욕) 만들려 하진 말란 이야기. 우리가 지난 날 머물렀던 이야기를 아이들의 삶에 투영시켜 아이들의 삶
바라보는 표정 하나하나에선 붉은 꽃잎이 피어나는 듯 하였고, 어루만지는 손길 하나하나에선 새벽하늘의 별이 총총히 빛나는 듯 했다.얼굴. ‘얼’ 이란 정신이나 사고 마음을 나타내고, ‘굴’은 보여준다는 의미. 다시 말해 얼굴의 표정을 보면 그 사람에 대해 알 수 있다는 것인데, 어떠한 상황에서도 분노 없는 얼굴. 완도해양치유에 딱 맞는 한 사람을 꼽으라 한다면 저러한 미소이지 않을까? 해양치유센터를 방문한 많은 이용객들에게 해양치유하면 떠오르는 것이 뭐가 있느냐?고 물으면, 저 미소를 꼽는데 주저하지 않았다. 해양치유가 몸을 녹여주는
끝. 시작이란 인연이 끝이 나면 자연스럽게 잊혀지고 언젠가는 소멸하겠지만, 그 끝은 시작이란 새로운 인연으로 이어진다. 인연이 있으면 천리를 떨어져도 만나게 되고 인연이 없으면 얼굴을 마주 보고 있어도 만나지 못한다(有緣千里來相會 無緣對面不相逢 한비자)내가 누군가를 바라보고 있어도 그를 만나지 못하기도 하고, 그가 나를 보고 있어도 내가 다른 곳을 보고 있다면 만나지 못하기도 한다. 어쩌면 세상살이가 모두 인연임으로 물건을 잃어버려서 찾지 못하는 것도 같은 이치. 그래서 내게 찾아온 인연이 다하지 않도록 지금 이순간, 바로 이 순간
나에게, 나에게... 당신 보다 더 절박한 시간이 다시 또 찾아 올까요?당신이 전부란 걸 알게 되었을 때, 당신은 떠나고 없었죠.하지만 난 그곳에 멈춰 서 있었어요.다신 볼 수 없는 절망감이었지만, 가련하게 뛰는 심장은 누군가의 숨막히는 사랑으로 잠시 쉬어갈 뿐, 그 치열했던 그리움에 기대고 있음은 더한 사랑의 기억으로 당신 곁에 머물기 위해서였죠.당신이 다시 올 수 없을지라도 난 그곳에 서 있을 거예요. 영원토록요!만나야 할 순간, 만나지 못한다는 것. 그것만큼 가슴 아린 것도 없을 것인데, 사랑하는 이에게 자신의 아픈 모습을 보
이 순간 내가 별을 쳐다본다는 것은그 얼마나 화려한 사실인가오래지 않아 내 귀가 흙이 된다 하더라도이 순간 내가 제9교향곡을 듣는다는 것은그 얼마나 찬란한 사실인가그들이 나를 잊고내 기억 속에서 없어진다 하더라도이 순간 내가 친구들과 웃고 이야기한다는 것은그 얼마나 즐거운 사실인가 인연으로 유명한 피천득의 시, 마치 상냥한 바람 사이를 걸어 당신에게로 가는 길이 열리는 듯하다. 피천득의 시는 꼭 남녀간의 열열한 사랑만을 말한 것은 아니다. 친구 간, 동료 간, 사제지간과 형제지간, 부녀모자 지간의 사랑이 저러해야 한다는 걸 말하고
서양인들이나 현대인들에게 달을 그리라면 필경 달의 둘레를 짙은 색으로 칠한 후, 그 속에다 달의 색을 그려 넣을 것이다. 그러나 예로부터 동양인들은 달을 칠하는 대신 달 뒤에 있는 구름의 색을 명도로 넣어 자연스럽게 달의 존재를 드러내었다.이를 일러 홍운탁월(烘雲託月).그냥 달이 아닌 구름을 물들여서 그 물들임으로 달을 드러나게 한 후. 거기에다 배꽃이 휘날리게 그려 넣으면 교교한 달빛 아래에 향기까지 더해져 최고의 달이 탄생하는데, 나로 인하여 누군가가 드러나는 일. 시와 사랑, 예술이 하는 일이다.언젠가 네이버밴드에 할머니들에게
한 인간은 꿈의 세계에서 내려왔다.그 꿈을 향해 가는 길에서 어느 날은 고뇌와 혼란 속에서 무수한 질문의 노정을 걷고, 어느 날은 쉼표같은 나무 그늘에 앉아 삶의 성찰과 반성을 찍기도 하고.그러다 어느 날은 그 어느 날보다 가슴이 뛰는 순간을 맞이한다. 그렇게 사랑하고 그렇게 고뇌하며 그렇게 희망하면서 내 삶을 머리에서 가슴으로 인도해 발끝까지 여행할 때, 한 송이 아름다운 꽃이 피어나 온세상을 맑은 향기로 채우는 것.자존(自存). 내 안에 무엇을 담을 것인가를 궁금해 하기 보단 내 안에 무엇이 살고 있는 지를 궁금해 한다. 내 안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It ain’t over till it’s over)” 스포츠 해설을 듣다 보면 자주 등장하는 말로 미국의 유명한 야구선수 요기 베라(Yogi Berra)가 남긴 명언이다. 결과는 아무도 모르니 끝까지 최선을 다하라는 뜻으로 무릇 존재라면 이 끝을 가 볼 수 있느냐?없느냐?다.그 끝에 섰을 때 찾아오는 환희와 희열, 또 다른 차원의 문이 열린다는 말로, 내가 가진 모든 것을 다 쏟아 붓는 일이란 그 만큼 숭고하고 위대하다.끝을 가보지 않았기에, 유혹의 시대에 너무 쉽게 타락하는 것이고, 탄압을 받을
그 말을 하고 싶었다. 군수를 만나러 간다길래. 정원페스티벌에서 수상한 대상 작품을 축소시켜 박은재 산림휴양과장과 함께 방문한다고 하길래, 그때 동행 취재를하겠다고 했다. 환담이 끝나면 군수에게 말하길, 성패는 프로그램의 운영뿐만 아니라 공간적 측면에서 하일라이트 하나가 있었으면 좋겠다. 완도의 상징성을 담아 누구나 눈길이 꽂히겠끔. 완도의 여러 상징성을 모두 소거시키고 하나만 남기라면, 섬과 바다다. 그 바다의 색은 짙은 청색에서 연한 에메럴드빛 그리고 하얀 색의 그라이데이션으로 변해가는 색깔이다. 저런 주스컵이나 와인잔에다 아래
순수의 소나무로 호위된 작은 성, 인접한 바다의 숨소리는 귀를 녹일 듯 부드러우면서, 파도의 살결처럼 생경한 바람은 피부에 와닿자, 싱그러운 네롤리와 머스크의 우아한 만남으로 눈부시게 빛났다.당신의 새벽을 빌려와 끝이 없을 것만 같은 고독이 마침내 멈춰서는 순간, 눈빛으로 주고 받던 말들은 마음 속 미묘한 불꽃으로 일어났을 때, 그는 약속했던 자유, 해양치유였다.어른들이 하는 말 중에 "아야, 곡식은 쥔네 발걸음 소리 듣고 커야!"역시나 자다가도 떡을 얻어 먹는다는 어른들의 말은 틀림이 없다. 이곳에 이틀에 한번 꼴, 주말엔 반드시
주사위는 던져졌다. 해양치유.민선 6기부터 8기까지 완도군정을 한마디로 압축시킨다면 해양치유다. 지난 10년 동안 완도사람들이 가장 많이 들었던 말 또한 실체도 형체도 없었던 해양치유. 되네 안되네, 언제 하네 못하네, 숱한 곡절 속에서 마침내 다음 달 그랜드오픈을 앞둔 해양치유센터. 공무원들에 이어 사회단체와 일반 군민의 시범운영이 이루어지고 있는 가운데, 테라피를 받고 나온 주민들은 하나같이 "개운하네" 소리가 절로 나왔고, 몇몇 주민들은 입소문을 듣고 와 “왜 우리는 뺐느냐?”며 소소한 항의까지 있었단다. 주무부서장인 안환옥
입 밖으로 무게 없는 소리들이 날개를 달고 나오자, 가슴을 경작하는 손길이 닿는 곳마다 폭포의 중력으로 쏟아져 내려 만인의 어깨와 머리 위에서 춤추고 노닌다.가늘고 뾰족한 소리의 음표 하나 하나가 살갗을 뚫고 들어와 핏줄기를 따라 심장으로 돌진해 압도적인 힘으로 멈춰 섰을 때, 내 몸을 뚫고 들어오는 예술, 바로 우리의 소리다.그 소리에 익사 당하려고 할 때, 폭풍같은 음율은 사랑의 번개와 충돌이라도 한듯 맹열한 폭포의 끊임없는 소리 가운데 서 있고 그 소리의 중심에서 흠뻑 젖어 버린다. 그렇게 당신의 몸이 젖지 않는다면, 귀를 막
완도신문을 돋보이게 하는 텍스트를 꼽으라 한다면, 각 필진들의 글을 비롯해 감성적인 이들에게 잘 읽히는 신복남 기자의 야생화 이야기, 새로운 완도의 이야기를 전하는 정지승 문화예술활동가의 글이 좋아 보이는데, 원픽(하나만 고른다면)은 유영인 원장의 글 같다.권력자를 향한 쓰디 쓴 글은 그렇게 어렵지 않다. 사물의 본질과 핵심, 객관적인 면을 본 후, 언론적 정의를 발휘하면 되니까. 어려운 것은 현장을 누비는 것. 한 가지 주제의식을 갖고 십 년 이상 깊이 있게 연구하며 현장을 누비는 전문기자. 그런 이들이 데스크보다도 언론계의 전설
무소유의 법정스님이 살아 생전, 천억원을 받은 적이 있었다. 그 천억원이란 돈은 대원각이라는 큰 요정을 운영했던 김영한에게서 받게 된 것이었는데, 김영한이 누군가 하면. 시인들이 가장 사랑한 시인 백석을 한 남자로, 그녀는 북에 있는 정인을 한평생 그리워했다. 영한은 싯가 천억원에 해당하는 대원각을 무소유의 가치를 실현하던 법정스님에게 "받아라"했고 법정스님은 "못 받는다". 이런 실갱이를 십년동안이나 하다가 결국 법정스님이 받아 송광사의 재산으로 등록한 후 길상사로 변모됐다.대원각을 넘기고 얼마 후, 기자가 영한에게 묻기를 "천억
1905년: 의병장으로 활동하며 일제에 맞서 싸움1910년: 한일병합 이후 만주로 건너가 독립군 조직1920년: 봉오동·청산리 전투 승리1921년: 독립군 총사령관 임명1927년: 대한독립군단 부총재 임명1937년: 대한민국 임시정부 국무총리 임명 1943년: 카자흐 소비에트 사회주의 공화국에서 타계 항일독립전쟁의 살아있는 전설이자, 일제강점기 독립군 최대의 전투였던 봉오동 대첩과 청산리 대첩을 승리로 이끌었던 대한독립군 총사령관 홍범도 장군.장군은 연해주 이주 100년만인 지난 2018년 고국의 품으로 돌아왔다. 그런데 최근 윤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