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영미 약산면장님의 지목을 받고 많은 생각을 해 봤습니다.언제 농어촌버스를 타 보았지? 버스에 대한 학창시절 옛 추억은 있나?농어촌버스를 타 본 기억은 가물가물하고 학창시절엔 학교와 가까운 마을에 살아서 버스를 타고 학교를 다니지는 않았었기에 버스와는 별다른 추억이 없었다.그래도 꼭 꼽으라고 하면 시골에서 살아서 방학이면 울산에 사는 작은집에서 생활을 했다. 아빠가 방학 때만이라도 도시에서 생활하라고 보냈던 걸로 기억한다. 버스에 대한 강한 기억은 어릴 적 울산 작은집에 가는 버스에서 버스 그 고유의 냄새 때문에 매번 멀미를 심하게
신지면 동고리 토박이 차봉덕 해녀를 만나로 가는 길은 콧노래를 부르며 웃으면서 가는 길이었다.몇 일전 물질을 가는데 사진을 찍고 싶으면 빨리 오라는 전화를 받고서 새벽부터 서둘러 차를 달려 동이 틀 무렵 사진을 찍고나서 인터뷰는 다음에 하자는 다짐을 받았기 때문이다.″보잘 것도 없는디 뭐할라고 사진을 찍어~~~″″보잘 것이 없다니요? 절대로 안 그럽니다.″물때에 맞춰 작업을 해야 하니 서둘러 물질을 가야한다며 보잘 것 없는 노인을 뭐하로 찍냐며 자꾸 타박을 하면서도 포즈를 취해 주었다.″오늘은 어디로 작업을 가십니까?″″오늘은 생일
내 특징을 다른 사람이 불러준 이름이 별명이다. 예전에는 그 특징을 외향에서 찾는다. 본인이 듣기에는 기분이 썩 좋은 편은 아니다. 지금은 오라인 상에서 자기의 닉네임을 스스로 정한다. 자기의 마음의 상태를 파악하여 스스로 이름을 짓는다. 자기의 주관적인 마음의 상태를 스스로 결정한다. 별님, 하늘님, 초록님, 바람하늘님 등 자연의 아름다움을 자기의 마음에 맞게 이름 짓는다. 야생화도 스스로 자기 이름을 지었다는 느낌도 있다. 자연과 어울림도 있다. 가장 쉽고 편안한 이름이다. 이웃집 이모처럼 다정스런 이름이다. 옆집 아저씨 이름처
노벨문학상에 빛나는 실존주의 철학자, 샤르트르가 그런 말을 한다. "청춘이란 묘한 것이다. 외부에서 볼 땐 눈부시게 빛나고 있는데, 내부에서는 아무 것도 느껴지지 않는다" 뭐든 한가운데 있을 땐, 그 가치를 느끼지 못한다. 특히 질풍노도의 청소년기엔. 하루 빨리 이 시간이 지나 어른이 됐으면 하는 생각. 나의 무한할 것만 같던 황금의 시간이 그렇게 사라져간다. 스승은 그것을 알고 있기에, 지금 내가 가장 빛날 수 있도록 또 다른 '나'가 돼 나를 이끄는 존재다. 완도군청 실업역도팀 이야기를 해보면, 1995년생으로 현직 국가대표인
최광윤 체육진흥과장. 2주 앞으로 다가온 전남체전을 앞두고, 그야말로 호랑이 눈썹 휘날리 듯 뛰어다니는 모습인데, 언젠가 묻기를 어떻게하면 글을 잘 쓸 수 있나요?그 물음에 대한 만고의 답변을 전해줬다. "목숨을 걸면 잘 쓴다. 근데 이렇게 말하면, 또 누구나가 글 쓰는데 어떻게 목숨까지 걸어요? 그러면 하게 되는 답변, 그래서 못쓴다" 쉬운 일은 아니다.사실, 좋은 글이란 시(詩)가 아니다. 그 보단 시적 순간이다. 시인의 눈은 황홀한 열광 속을 날아다니며, 하늘에서 대지를 내려다보고, 대지에서 하늘을 올려다보면서 느껴지는 전율
소리쟁이. 강인한 생명력으로 논밭에서 산다. 마을 빈터에서 잘 산다. 풍채는 멋이 없다. 그러나 약초 효험 부분에서 어느 야생화보다 탁월하다. 전 세계적으로 펼쳐있어 민간약으로써 먹는 약과 바르는 약으로 쓰인다. 여뀟과에 속한 여러해살이풀이며 뿌리는 굵은 황색이며 원줄기는 속이 비어 있고 높이가 1미터에 달한다. 물가나 흙탕물에서도 자란다. 4월부터 녹색의 잎사귀로 눈에 잘 뜨인다. 뿌리를 캐서 생체로 갈아 초를 섞어 갠 것으로 바르면 모든 피부에 효과가 있다고 유명하단다. 버짐, 옴, 백선 무좀, 가려움증, 지물 등에 두루두루 활
이목구비가 뚜렷하고 그 눈망울에 별이 사는 듯한 큰 누님 같은 유흔희 해녀를 동백리 이장댁에서 만났다.김옥심 해녀와 같이 물질을 다녀와 마을이장님과의 점심 약속 때문에 시간이 없다던 유흔희 해녀는 이장댁으로 오면 기꺼이 인터뷰를 해주겠다고 말했다. 달려갔다.동백리 이장 ″우리 누님 애기(이야기)는 난테 물어보씨요. 내가 다 애기 해주께″ 유흔희 해녀의 말 ″너는 잔, 카만 있어야!″동백리 이장 ″아따 누님 애기는 내가 쫘악 끼고 있는디″ 동백리에서 7남매의 장녀로 태어난 유 씨는 동백리 청년과 2년간의 연애 끝에 아저씨의 끈질긴 프
농어촌버스를 언제 타보았을까?기억이 가물가물합니다. 광주가 고향인 나에게 버스란 중고등학교시절 등하교시 콩나물시루처럼 빽빽하여 학교정류장에서 내릴려면 몸은 차문에, 가방은 사람들 사이에 끼어 있어 몸부림치며 내렸던 기억이 아주 강하게 남아있습니다.완도로 발령받아 공직생활을 시작했을 때는 택시를 주로 이용했고, 운전면허증을 취득한 이후로는 자가용을 이용하다보니 농어촌버스를 탈 기회가 더욱 없었습니다.약산면장으로 발령받은 후 가끔씩 버스노선에 관한 민원으로 직접 버스를 타봐야겠다고 마음 먹었지만 차일피일 미뤄졌는데, 완도군의회 허궁희
샤갈의 마을에는 삼월에 눈이 온다.봄을 바라고 섰는 사나이의 관자놀이에새로 돋는 정맥이바르르 떤다.바르르 떠는 사나이의 관자놀이에새로 돋는 정맥을 어루만지며눈은 수천수만의 날개를 날고하늘에서 내려와 샤갈의 마을의지붕과 굴뚝을 덮는다.샤갈의 마을에 내리는 눈/김춘수 샤갈이 누구이길래, 시인은 샤갈의 마을엔 3월에도 눈이 내린다고 했을까?‘샤갈의 마을’은 실재하지 않는 환상의 세계를 그린 것. 시인은 이러한 공간적 배경에다 ‘눈’과 ‘새로 돋은 정맥’, ‘올리브빛’, ‘불’ 등과 같은 은유적인 시어들을 풀어 봄을 전개하고 있다. 이들은
금일 동백리 해녀분들을 만나기로 하고 약산 당목항을 출발하면서 전화를 걸었다.″여보세요~″″............?″″여보세요~″″............?″몇 번의 시도 끝에 어렵게 연결이 되어 만나기로 하고 부랴부랴 약속 장소인 그의 집에 도착하니 김옥심 씨와 유흔희 씨가 함께 있었다. ″물질 갔다와서 뻐쳐 죽것구만 머할라고 그라고 만날라고 했싸까~잉″? ″지금까지 살아온 이야기 좀 들어볼라고 그런데 시간을 쪼금만 내주시면 됩니다″ ″내 인생을 이야기 할라먼, 책으로 몇 권을 써야 쓰것인디? 그래도 다 못써~″ 물질을 다녀와서 막
인품에 문제가 있는 자에게는 비장의 기술을 전수하지 말며, 재주나 지식이 덕성을 이겨서는 안된다며 옛말에 이르길, 비인부전 부재승덕(非人不傳 不才勝德)이라 했다. 인품과 인격은 가르칠 수 없다. 가르치려고 덤벼드는 것 자체가 어쩌면 오히려 사람을 망가뜨리는 일. 그렇기에 인연이란 함부로 맺는 것이 아니고, 그렇지만 한 번 인연이 맺어지면 나의 인성과 인품, 인격이란 그냥 보여주는 것. 자신이 어떻게 살아가는지 그 모습을 있는 그대로 보여줌으로써, 지금이 아니라도 뒤늦게라도 배울 수 있으면 배우게 하는 것.그리고 그가 깨달을 때까지,
먼 산빛은 내 마음의 거울이다. 봄산은 부드럽게, 천천히, 노래를 부르며 들어오라고 한다. 청라언덕에서 네가 내게 부르는 노래가 아니라 내가 나에게 부른다. 봄 산의 꽃들은 빨간 철쭉과 더불어 녹색으로 핀 꽃들이 많다. 상수리나무, 도토리나무가 연녹색의 꽃을 피운다. 봄산에서 나온 나물은 그 부드러움의 절정을 이룬다. 고사리, 취나물, 엄나무가 지금 한창 자라고 있다. 나무뿌리는 중력 방향으로 뻗어가고 줄기는 반대 방향으로 자란다. 지구 무게의 발판 삼아 하늘로 가지를 뻗는다. 우리가 하늘을 보는 데에는 발끝에서 에너지를 충분하게
옛날엔 현금이 귀해서 외지에서 학교를 다닌 학생들이 주말에 집에 와 다시 외지로 나갈 때면 쌀 포대를 하나씩 짊어지고 가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또 계란을 팔아 돈을 만들어 차비를 써야 하는 경우가 많았죠. 어머니가 손에 쥐어 준 계란 몇 개를 가지고 가면 며칠 간 차비를 써야했는데, 어느 장날 아침, 어머니가 계란 3개를 주면서 차비로 쓰라고 하셨죠.그때의 시골버스는 고무로 만든 버스 같았습니다. 비포장 도로에 장날이면 정원 이상의 사람들이 타기에 주머니에 넣어둔 계란이 혹여나 깨질까봐 책가방에 옮겨놓고 초긴장 상태에서 이리치이고
죽는 날까지 하늘을 우러러한 점 부끄럼이 없기를잎새에 이는 바람에도나는 괴로워했다.별을 노래하는 마음으로모든 죽어가는 것을 사랑해야지그리고 나한테 주어진 길을걸어가야겠다.오늘 밤에도 별이 바람에 스치운다. 정호승 시인은 너의 어깨에 기대고 싶을 때, 너의 어깨에 기대어 마음 놓고 울어보고 싶을 때, 너와 약속한 장소에 내가 먼저 도착해 창가에 앉았을 때, 그 창가에 문득 햇살이 눈부실 때 윤동주의 서시를 읽는다고 했다.또, 별하면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목동과 스테파니 아가씨와의 하룻밤, 알퐁스도데의 별이 떠오른다. 나는 아가씨를 안
봄은 생성의 계절이다. 4월의 중간쯤은 봄의 2탄이 시작된다. 어디선가 봄은 스프링처럼 불쑥 올라온다. 연한 새싹이 탄력적으로 우리의 마음을 만져준다. 무인 탐사선 보이저1호가 목성에서 보내온 지구 사진을 보면 창백한 파란 점이다. 그 점 속에서 80억 인구가 살고 있다니 놀라지 않을 수 없다. 우리가 살고 있는 푸른 점에서 얽히고설킨 일이 있겠는가. 모두가 아름답고 선한 일만 있을 것 같다. 집을 떠나봐야 내 집이 소중함을 안다. 빛의 속도로 몇 십 광년 떠나 봐야 푸른 지구를 그리워하듯이 말이다. 봄은 작은 먼지부터 시작된다.
시인 중의 시인, 릴케가 말테의 수기에서 말한다. "젊은 나이에 시(詩)를 쓰는 것만큼 무의미한 것은 없다. 시는 언제까지나 끈기 있게 기다려야 한다. 사람은 일생을 두고, 그것도 할 수만 있다면 70년 혹은 80년을 두고, 삶의 의미와 감미를 꿀벌처럼 모아야 한다""그리고 마지막에 이르러서야 몇 줄 쓰는 것, 그것이 바로 시(詩)다"고. 그 말은 곧, 한 줄의 시에서 한 생의 전모가 드러나는 것. 나의 모든 순간 순간이 그 한 줄에서 멈춰서야 한다는 말로, 문학의 시(詩)와 가장 닮은 스포츠를 꼽으라한다면 역도를 꼽을 수 있겠다.
살찐 소가 누워있는 형상이라는 덕우도는 완도군의 대표적인 자연산 전복 주산지이다. 주변으로 매물도, 솔섬, 갈쿠섬, 작은도(소 덕우도), 송구섬 등 크고 작은 섬들이 몸섬(덕우도)을 호위하고 있다. 섬이 많은 만큼 해녀들이 일할 수 있는 어장이 넓고 해산물이 지천에 널려있다. 이곳에는 완도군에서 유일한 이경자·이경례 의좋은 자매해녀가 살고 있다.이들의 생활은 마치 둘이서 펼치는 싱크로나이즈드 스위밍처럼 맞물려 있다. 자매이고, 담 하나를 사이에 두고 바로 이웃에 살면서 함께 물질을 다닌다. 자매 해녀를 만나기로 몇 번을 약속하고 또
한 번쯤은 네가 쌓아 올린 모든 걸 걸고내기를 할 수 있다면, 그래서 다 잃더라도 처음부터 다시 시작할 수 있다면.그러면서도 네가 잃은 것에 대해 침묵할 수 있고 다 잃은 뒤에도 변함없이 네 가슴과 어깨와 머리가 널 위해 일할 수 있다면.. 설령 너에게 아무것도 남아 있지 않는다 해도 강한 의지로 그것들을 움직일 수 있다면. 만일 군중과 이야기하면서도 너 자신의 덕을 지킬 수 있고 왕과 함께 걸으면서도 상식을 잃지 않을 수 있다면. 적이든 친구든 너를 해치지 않게 할 수 있다면 모두가 너에게 도움을 청하되 그들로 하여금 너에게 너무
봄비가 안부를 물어온다. 우리는 대지를 적히고 있지만 너의 가슴을 먼저 만지고 있다고 한다. 꽃들에서 먼저 만지고 있지만 너의 이마를 만지고 있다. 물길은 저 먼바다로 가고 없지만 새싹은 자라 너의 발길 이르는 곳에 아주 부드러운 길을 만들어 준다. 봄의 향기를 만들어 온 세상을 향기롭게 한다. 하얀 건반에 봄노래를 만들어주고 봄의 창공에 별을 바라보게 한다. 유채꽃에 하얀 나비는 리듬을 치며 노래를 부른다. 생동하는 봄은 눈으로 보지 마라. 있는 감각을 모두 동원하여 감동하라. 눈으로 책을 읽지 마라. 소리 내어 시를 노래하라.
한 소년이 꿈을 안고 침범할 수 없는 존재 앞에서 최초로 낯설고 신비스러운 바다를 발견했다.바다는 유일한 자연이었고 결코 정복될 줄 모르는 영원한 나였지만, 소년이 바다에서 받은 감동과 경이로움은 무의식 속에서 무한한 가능성으로 커 가고 있었다.이후의 모든 바다는 그때의 복사판에 지나지 않았다.아이는 수많은 넘어짐 끝에 걸음마를 배우고 뛸 수 있다. 우리의 정신 또한 수많은 시행착오를 겪으며 성장한다. 한 세계를 깨고 또 다른 세계로의 성장은 독수리가 알을 깨고 나오는 아픔을 겪지 않으면 안 된다. 출렁거리던 무의식의 바다, 철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