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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라는 말을 듣는 건, 정말 삶의 축복같아요”

시험관 아기로 완도 생산성 향상에 크게 이바지한 완도청년 서지은 님

  • 김형진 기자 94332564@hanmail.net
  • 입력 2024.01.26 08:43
  • 수정 2024.01.26 08: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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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 아이들에게 당신의 사랑을 줄 순 있으나 
당신의 생각을 주려고 하지는 말라
아이들도 그들만의 생각을 갖고 있으므로
당신이 아이들의 육신의 살 곳을 줄 순 있지만 
영혼의 집은 줄 수 없다
아이들의 영혼은 내일의 집에 머물고 있기 때문이라 
그 집은 당신이 꿈에서 조차 가 볼 수 없는 내일의 집이다

 

레바논 태생의 소설가·시인·철학가·화가인 칼릴지브란의 말이다. 


우리가 아이들처럼(순수) 되기 위해 노력할 순 있겠으나, 아이들을 우리들처럼(탐욕) 만들려 하진 말란 이야기. 우리가 지난 날 머물렀던 이야기를 아이들의 삶에 투영시켜 아이들의 삶이 거꾸로 흘러가지 않도록 하라는 말. 사랑하되, 그 사이에 간극을 두고 그 사이 안에서 꽃이 피어나고 별이 반짝이도록 하라는 이야기인데.  


아이들은 살아있는 화살, 우리는 아이들을 쏘아 주는 활로, 아직 경험해보지 않은 무한의 길 위에 과녁을 겨누고 그 화살이 빠르게, 그리고 멀리 갈 수 있도록 우리의 활이 먼저 힘껏 휘어져야 한다는 것.


그 휘어짐(고난의 시간)을 기쁘게 여길 때, 신은 날아가는 화살을 사랑하는 만큼, 굳건한 당신의 활 또한 사랑한다고 칼릴지브란은 말한다.


지난해 조인호 의원으로부터 불후의 일격으로 맞으며 의문의 1패를 당했다. 반까이할 기회가 없을 것으로 보였는데, 우연한 기회 허궁희 의장에게 억지 춘향으로 겨우겨우 1승을 따내, 1승1패의 동률의 쾌거를 이뤄냈으나 자연스럽지가 않아 개운하지가 않다.   


지나가는 말로 추천 인물이 있냐니, 있단다.
누구냐고 물었더니, 완도청년 서지은 씨.
직업은 네일리스트. 


단골같아 단골이냐고 물었더니, 가끔 간다고 했다.
추천 이유를 물었더니, “너무너무 이뻐요”
‘그게 이유요?’
“들어보세요! 아이들을 너무너무 좋아한대요”
‘그게 이유랍니까?’


“더 들어보시라니까요! 그 어렵고 많은 돈이 들어간다는 시험관으로 아기를 2명 낳았답니다”
‘그럼 복지과에서 지원 좀 해 주지 그랬나요?’ 


그랬더니, “그 일은 보건의료원에서. 첫째 아이는 지원을 받았는데, 둘째는 지원을 받지 못했답니다”


‘아니, 지역소멸이 화두인데 완도군의 생산성 향상에 크게 기여했다면 군수님이 사비를 털어서라도 도와줘야 하는 것 아닌가요?’


“그럼, 선거법 위반이 되지 않을까요?”


‘아니, 복지라는 건 내 손에서 타인의 손이 빠져나갈 때까지 붙잡고 붙잡아 주는 것. 완도군청에서 적극행정으로 정평이 나 있다고 믿었는데, (지난 22일 한희석 실장은 올해부터 소극행정에 대해 감사를 진행하겠다고 의회에 보고했다) 떠넘기는 것만 그리 잘해서리, 복지계의 명불허전이란 말이 징~짜! 헛되이 전하는 것 아닌가요?’


“이렇게 이쁜 완도청년을 소개하는 것 또한 복지의 일환이라고 생각합니다”

 

 

서지은 씨. 만 36세. 네일리스트.
지은 씨는 네일을 받으러 다니는 게, 취미였는데 신랑의 권유로 네일을 본격적으로 배우기 시작했다고 했다. 


처음엔 네일아트를 업으로 삼고 싶진 않았지만 신랑과 의견 충돌로 다툼이 자주 일어났는데, 살아가는 일이 너무 지치기 시작했다고. 처음엔 하기 싫었지만 돈이 아까워서 계속 배우다 보니 자신에게 재능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단다.

 

네일뿐만 아니라 미용 쪽에서 재능을 발견하였고 어느 새 1년 사이 헤어, 피부, 네일 필기 실기 시험을 한 번에 모두 합격한 후 샵까지 차리게 되었다고. 예술적 재능이다. 그 재능의 핵심은 심장이 뛰는 일을 하라는 열정으로써, 그걸 하지 않고선 못 배길만큼 강력하게 끄는 그리움의 자성. 

 

뜨거운 태양이 머물다 간 들판에 아직 남아 있는 태양의 냄새 같은 것이고, 커다란 잉어를 붙잡았을 때 손아귀를 벗어나려 파닥거리며 하늘 높이 비상하려는 절박하고도 간절한 청년의 심장 같은 것. 
어려웠던 순간에 대해 지은 씨는 “일을 시작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시험관 시술을 하게 되었는데 일과 시험관을 병행할 때 가장 힘들었습니다” 


“잦은 임신과 유산을 반복하면서 건강에 이상이 생겼고 우울증과 대인기피증이 심해져 한동안 일을 쉬었습니다”  “이 경험을 바탕으로 상담하고 가는 분들이 상당수 계셨습니다. 공감하며 들어주는 것만으로도 큰힘이 됩니다”


지은 님은 기뻤던 순간에 대해 이렇게 회상했다.
“살면서 가장 기쁜 순간은 제가 엄마가 된 거예요” 
“엄마라는 말을 듣는 건, 정말 축복같아요”
아이들을 위해 지금 이 순간, 더 힘을 낼 수 있고 더 열심히 살 수 있는 것이라고 했다.


또 “저를 향한 손님들의 찬사를 들었을 때, 그런 순간순간들이 제 가슴을 뛰게 합니다”
“지금 저는 네일리스트이면서 다방면으로 고민상담사 역할도 담당하고 있어요” 
“아직 미흡한 실력으로 10여년동안 네일샵을 운영해 올 수 있었던 것은 함께 울고 함께 웃으며 저를 믿고 따라 준 좋은 분들 때문인 것 같아요”


“물론 일하면서 상처도 많이 받았지만, 그 상처가 저를 성장시켰으니 저의 스승입니다. 더불어 많은 이들에게 배움과 도움을 받기도 합니다” 


“내면도 외면도 멋지고 아름다우신 분들이 정말 많아요. 그 분들이 계셔서 일에 대한 자부심을 느끼며 더 매진하게 되고 온마음으로 정성을 쏟다보면 그분들이 또 저에게 고마워할 때 상당히 기쁘답니다”
고마웠던 사람에 대해 지은 씨는 “한 분 한 분 모두 고맙고 또 고맙습니다” 


“완도사람들은 정이 넘치거든요. 저를 챙겨주시고 생각해주시는 손님들 모두 감사드립니다” 
“그래도 가장 고마운건 사랑하는 우리 아이들이에요. 제가 늦은시간까지 일하다보면 아이들에게 미안한 순간이 많은데 엄마가 일할 땐 찾지도 않고 불만없이 잘자라 준 소중한 우리 아들딸이 제일 고마워요”


지은 님은 “저는 작디작은 손톱을 꾸며 예쁘게 만들어주고 때로는 아픈 발톱을 치료해주며 더불어 기쁨을더하고 슬픔을 나누어 마음을 치유해주는 워킹맘 네일리스트 입니다” 


“이 땅에 모든 워킹맘들, 우리 모두 잘하고 있다고 조금만 더 힘내자고 말하고 싶어요 그리고 시험관시술을 수차례 해 본 사람으로서 난임부부들을 존경하고 응원합니다. 2024 갑진년 청룡의 좋은 기운을 받아 올 한해도 모두들 건강하시고 행복이 가득하시길 기원합니다”


사랑을 알고 있는 듯 하다.

그걸 아는 이는 타인의 궁핍을 충족시켜 주는 존재로써, 사랑으로 씨를 뿌려 감사로써 수확하며 타인의 들녘을 풍요롭게 한다.
누군가는 굶주린 채, 그에게로 와 평화를 찾는다.


말없을 때라도 그의 가슴의 소리를 듣는 사람.
그래서 말없는 우정 속에서 모든 생각과 모든 욕망, 모든 기대가 갈채를 받지 않아도 기쁨으로 태어나고 나누어질 수 있는 것. 


사랑스러운 숨소리에 조금 더 오래 귀를 기울일 수 있는 시공간에서 누군가의 영혼을 포옹하는 사람. 
멋진 서지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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