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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운 너의 기다림을 기다린 나의 그리움으로/2023 편집후기

  • 김형진 기자 94332564@hanmail.net
  • 입력 2023.12.28 1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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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 시작이란 인연이 끝이 나면 자연스럽게 잊혀지고 언젠가는 소멸하겠지만,  그 끝은 시작이란 새로운 인연으로 이어진다. 
인연이 있으면 천리를 떨어져도 만나게 되고 인연이 없으면 얼굴을 마주 보고 있어도 만나지 못한다(有緣千里來相會 無緣對面不相逢 한비자)


내가 누군가를 바라보고 있어도 그를 만나지 못하기도 하고, 그가 나를 보고 있어도 내가 다른 곳을 보고 있다면 만나지 못하기도 한다. 어쩌면 세상살이가 모두 인연임으로 물건을 잃어버려서 찾지 못하는 것도 같은 이치. 그래서 내게 찾아온 인연이 다하지 않도록 지금 이순간, 바로 이 순간에 최선을 다하는 삶.


지난 한 해, 본보에선 많은 인연을 만났다. 그들의 삶은 자신의 자리에서 날카롭고 예리한 자신만의 절벽을 오르며 하나의 산을 만들어 가고 있었다.
올 한 해 보도 된 사진과 기사 중에 관심도가 많았던 한 컷은 전남체육대회의 개막을 알리는 성화 점화자로 나선 최경주 프로. 당초 최 프로는 바쁜 미국 일정 때문에 완도에서 열리는 체전에 참석하기 어려웠다고. 하지만 교분이 두터웠던 지역 체육인들이 간곡하게 부탁해 성사됐는데 최 프로가 성화샷을 날릴 때 모두가 숨죽이며 이를 지켜보다가 멋진 샷과 함께 성화가 점화되자 장내는 환호성이 떠나질 않았다.(사진 1)  


보도되지 못했던 기사도 있었는데, 사진 2. "나 흔들어 줘 더 부드러워 질게"라는 카피와 함께 얼굴이 붉그스레한 모습으로 술잔을 들고 있는 이영주 신지면사무소 팀장으로 보이는 사진.

 

한희석 실장이 술 이야기가 나오자 신우철 군수에게 완도군청에서 여성 주당 킹은 L 모 팀장이라 밝혔는데, 모 식당 벽면 포스터로 저 사진이 걸려 있어 L 모 팀은 이영주 팀장인 것이 유력해졌다. 몇 개월 전 찍게 된 사진인데 보도를 고려하다가 자칫 여러 곡해를 낳을 수 있어 비보도. 하지만 귀한 사진 같아 12월 초, 이영주 팀장에게 어떻게 된 것이냐고 묻자, 이 팀장의 생일날을 맞아 정지성 주무관이 기념으로 제작해 준 것이라고 밝혔다. 한 실장이 언급한 L 모 팀장이 맞느냐고 묻자, 이 팀장은 "밀밭에만 가도 취한다"며 공식화하는 것을 어지럽게 했다.


"이름표를 달고 활짝 웃는다면 당신을 기억할께요 참 친절한 사람으로!" 사진 3은 완도군의회의 문미선 주무관. 사진 한 장인데도 인터넷 뉴스 검색 뷰가 2천회를 넘어갈 정도로 인기가 많았는데 아름다운 얼굴이 미소와 이름표로 인해 더욱 빛나고 있다.  

 

본보 10면에 보도되는 버스에서 만난 사람들의 경우, "보길면 마을버스, 오늘은 제가 버스 차장하겠습니다"로 버스에 오른 김현주 보길면장편의 구독뷰가 가장 높았다.
지면 외, 인터넷 보도에서 1500뷰를 기록했던 황양매 팀장과 김승미 주무관의 '손은 눈보다 빠르다' 보다 더 많은 1800여뷰를 기록했던 보도는 조인호 의원이 귀신잡는 해병처럼 깐깐한 황양매 팀장을 추켜 세우면서 사회복지계의 쌍두마차인 영지 팀장이 보면 안된다고 했던 기사였다.


더 이상 뒷이야기는 없는 채, 영지 팀장만 의문의 1패를 기록하며 잊혀질 뻔했던 보도였는데, 정말 공교롭게도 의회에서 두 사람이 함께하고 있는 모습이 포착됐다.
영지 팀장에게 조 의원에게 섭섭하지 않더냐했더니, 영지 팀장은 "(양매 팀장이랑)둘 사이는 너무 친하고 좋아요" 그런 말에도 모르쇠로 있던 조 의원을 자극하기 위해 영지 팀장과 여러 말을 나눴는데도 조인호 의원은 한마디도 안하는 상태.


그 모습에 장난기가 동했는지, 김영지 팀장, 다소 투정 부리듯 말투로 조 의원에게 "그때 제게 왜,그러셨어요?"
그 말에 뭔가 켕기는 듯 더 굳게 입을 다물며 제 할일에 몰두하고 있는 조인호 의원.
영지 팀장에게 이건 진짜 일하는 공무원의 선수 사기 죽이는 것도 아니고 의회에 공식항의해야 한다고 했더니, 어디서 그런 배포가 났는지 영지 팀장은 그래야겠다며 의장실로 향했다. 옆자리엔 앉았지만, 허 의장에게 말하는 걸 주저주저하길래.


대신해, 황 팀장이랑 김 팀장 중 누가 일을 잘하냐니, 허 의장은 뜬금없는 질문에 황급히 몸을 돌리면서 말하기 힘들다고. 이 판에 끼지 않으려 누구의 편도 들지 않으려 했다. 그래서 전임 의장이 양매 팀장의 손을 들어줬다면 현임 의장의 소신도 있을 것 아니냐? 이건 영지 팀장의 명예이고, 의문의 1패로 매도될 수 있다. 의회가 일으킨 사건, 의회 차원에서 풀어야하지 않겠느냐? 또 둘 다 잘하는데 칭찬할 수 있는 것 아니냐?


그랬더니 허 의장은 "김 한 장 차이로 영지 팀장이다"길래, 옆에 있다고 그러는 것 아니냐? 공식적으로 말하는 것으로 할 수 있느냐? 콜? 

"네, 그럼요 콜!"


1승1패면 호각지세에 용쟁호투, 첩혈쌍웅으로 잘 마무리된 듯하다. 허 의장은 완도군청의 사회복지공무원의 헌신으로 인해 전국에서 가장 많은 비율의 기초수급자가 정부 혜택을 받을 수 있었다며 감사를 표했다.

8시 이후 마음의 소리를 들어달라며 박은재 산림휴양과장에게 공개적으로 표현했던 산림휴양과의 조은정 팀장은 몇 개월 전 회식에서 박은재 산림휴양과장이 회식 때 8시 이후 넘어 자리를 지키긴 했지만 끝내 마음의 소리는 말하지도 듣지도 못했다고 소식을 전해왔다.(사진 4)

완도해양치유센터의 주요 공원을 조성했던 조슬아 작가와 신우철 군수가 만났다.(사진 5)
조 작가 "봄이 오면 더 아름다울 거예요"
신 군수 "오작교도 좋았고, 조 작가의 지게차 운전 또한 멋지게 보이더군요"
"지금 국화가 있는 자리. 지고나면 삭막할 것 같은데 이곳을 빨리 조성해야 한다"
"조 작가의 탁월한 연출 때문에 김영록 지사가 5억원의 도비 예산을 약속했다. 고향에 대해서가 아니라 해양치유에 대해 그 만큼 관심이 크기 때문인 것 같다"


"아쉬운 건, 건물의 외형을 파도의 물결처럼 조성하지 못한 것, 하지만 센터 내 공원을 조성하니 분위기가 확 바뀌었다"
이어 "주차장 펜스가 마음에 안든다"고 말하자, 조슬아 작가는 "넝쿨 장미가 좋을 것 같아요"

 

치유센터 현관 앞의 완도호랑가시나무를 두고 신우철 군수는 "정원 수형으로 최고의 아름다움을 가진 완도호랑가시나무인데, 외지에서 공수해오다 터널을 통과하다가 부러졌다. 예비 가지를 붙이자 등 여러 방안이 나왔는데 100년 된 나무다. 이는 완도의 백년대계를 내다 본다는 의미였다"고.


신 군수는 공원 조성과 관련해 박은재 과장에게 감각이 남다르다고 칭찬하자, 박 과장은 "오현철 관광과장의 공이다. 또 군수님에게 NO 한 것이 많았는데 죄송하다"고.
조슬아 작가에게 주위 칭찬이 많았다고 전하니, 조 작가는 "완도군수님은 다른 지자체 단체장과는 달랐어요" 


"이 분은 정말 완도를 사랑하고 계시구나! 그런 마음이 들었습니다" 
신 군수가 왜 그리 열심이었냐고 묻자 조 작가는 "나중에 이곳 정원을 보고서 저를 그리워하는 심정으로 악착같이 했어요"한다. 

시(詩)가 그렇다.

그리운 너의 기다림을 기다린 나의 그리움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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