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5월은 아프게 와서 또 아프게 간다.올해는 5·18의 40돌이었다. ‘기억하라 오월정신! 꽃피어라 대동세상!’라는 주제로 40돌을 통해 진실 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통한 명예회복 및 기념과 계승을 하기 위한 모색과 질적 전환의 기회로 삼고자 했다. 진즉부터 ‘5·18 40주년 행사위원회’가 구성되어 다양한 행사를 기획하고 프로그램을 확정하여 추진해왔다. 5·18의 전국화와 세계화라는 과제를 안고, 광주는 물론이고 전국에서 여러 모습으로 행사가 준비되어왔다.그런데 정말 예상하지 않은 코로나19는 5·18행사를 축소하거나 취소
개들은 집에서 키워지다가 그것을 키운 사람들의 음식이 되었다. 그래서 나에게 개는 식용의 측면이 강했다.반면에 소는 식구라는 인식이 강했다. 소고기가 맛있고 영양가 있는 먹거리라는 건 알고 있었지만 일 년에 고작 서너 번, 그것도 제사나 명절에 국에 떠 있는 몇 점이 전부였으니 그랬을 것이다.돼지는 돈을 사는 대상으로 생각되었다. 그것이 소처럼 먹는 것이라는 사실은 알고 있었지만, 우리들이 일상에서 먹는 것이 아니라 부유한 육지 사람들이 먹는 것으로 간주되었다. 대상에 대한 나의 이런 태도는 전통적인 것에 기인한 것이었다.지금 나에
2018년에 나온 헌법재판소 결정입니다.경찰이 수사 대상자인 피의자가 어디에 있는지를 파악해서 체포영장을 집행해야 하는 상황이었습니다. 그래서 이에 관한 정보 수집이 필요했고, 국민건강보험공단에 요양급여내역을 요청했습니다. 피의자의 진단일자와 병원명을 확인해서 머물렀던 곳 또는 예상 이동경로를 확인하려 했던 것이죠.국민건강보험공단은 범죄의 수사 등을 위해 필요한 경우에는 개인정보를 제공할 수 있다는 개인정보보호법에 근거하여 경찰에 급여내역을 제공했는데, 나중에 이 사실을 알게 된 해당정보의 당사자가 개인정보의 자기결정권을 침해당했다
한때 방황은 했지만, 공부를 잘해서 꾸중보다 칭찬을 더 많이 받고 자랐습니다. 그리고 그리 늦지 않은 나이에 변호사가 돼서 일찍부터 대접받고 살아왔습니다.언제부턴가 이름이 알려져서 알아보는 사람이 많아졌습니다. 어딜 가든 은근히 배려나 호의를 기대합니다. 홍어집에 막걸리를 먹으러 갈 때도 어김없이 주인장이 ‘애 또는 코’를 내올 것을 예상하죠. 그래도 테레비에 나오는 변호산데... 저는 제 사정을 자상하게 설명하고 변명까지 하는 ‘먹물’이기도 합니다.한편, 어쩌다보니 이런저런 사건을 변호하면서 가난한 사람, 많이 배우지 못한 사람,
산에는 인자 연초록 잎사귀가 꽃잎인 양 피어났어라우. 들에는 유채꽃이랑 갓꽃이 형제마냥 노란색으로 얼크러졌고라우. 논시밭의 솔은 벌써 두 번씩이나 비었고, 그 옆에는 다마내기하고 마늘이 밑이 들어가고 있소야. 어머니가 없는 논시밭은, 맨다고 매요마는, 오만 지심들이 시도때도없이 올라오요야. 징하요 징해. 마당캐도 떼보다는 잡풀이 어네이 많으요. 어머니가 집에 없으께 완전히 즈그들 세상이요야.어머니가 없으믄 봄도 안 오고, 꽃도 안 피고, 그러니 마당캐고 된이고 카칼할지 알었든만 그거이 아니요야. 엄니가 여기 없어도 때는 때대로 왔다
180. 103. 6. 3. 3. 521대 총선의 최종 결과이다. 언론들은 ‘집권당 최대 압승, 야당 참패’로 평가한다. 무엇보다 이번 총선은 28년 만에 66.2%의 최고의 투표율로 나타났다. 이미 사전 투표에서 26.7%의 투표율을 보여서 예견되었다. 국민들의 무서운 심판이었다. 그리고 지혜롭고 현명하게 선택을 했다. 코로나19 사태로 많은 걱정과 불안한 마음이 없지 않았다. 그런데 대한민국의 국민들은 높은 민주 의식을 보여주었고, 또 무능하고 혼란을 야기하는 세력에게 과감한 심판을 한 것이 21대총선의 냉정한 평가임을 증명했다
선거가 뭐냐고 물으면 ‘민주주의의 꽃’이라 말한다. 민주주의가 뭐냐고 물으면 백성이 주인되는 주의다.그럼, 어떻게 해야 백성이 주인이 될 수 있는가? 내가 바쁘기 때문에 나 대신에 나랏일 잘 할 대표를 뽑는 일, 선거로 주인된 권리를 행사하는 것이다. 보통 땐 제대로 주인대접을 받아 보질 않은 것 같은데 선거 때가 되면 우리앞에 머리를 조아리는 머슴들을 보며 이번엔 제대로 뽑아야겠다고 다짐한다. 우리지역의 현안은 뭔가? 무엇을 좋게 고칠까? 입후보자들과 정당의 공약을 잘 살펴 보고 주인으로서 책임있는 선택을 하고자 한다.21대 국회
"역사를 바로 볼 줄 알아야 사람(史覽)이다.기념만 하면 뭐하나. 일제의 잔재를 청산해야 한다.”코로나19로 어수선한 시국에 여러 가지 감동적인 미담 사례들로 그나마 희망을 확인하고 있다. 그러나 이 어수선한 코로나 난국에서 황당하고 화가 난 소식을 접했다. “아이들까지 마스크 차별하는 일본, 일본인도 비웃는다.“ 재일조선인 어린이 41명이 재학 중인 사이타마 조선초중급학교(유치부 병설) 측이 사실 관계를 문의하는 과정에서 조선학교가 배포 대상에서 제외됐다는 사실을 소식을 알게 되었다. 재일조선인 사회가 분노한 것은 물론이었다.
지난해 일본의 무역보복에 대한민국은 물론 지역사회까지 '노재팬' 운동이 전개되고 있는 가운데, 최근 완도군 LPG 배관망 지원사업과 관련해 각 세대별 교체될 보일러가 일본 가스기기 제작업체로 선정되면서 파장이 커지고 있다.이번 결과는 지난 10일 완도읍 주민협의회 3월 회의에서 LPG 배관망 사업 대상인 완도읍 19개 마을 이장 중 17명이 참가한 가운데 표결로 결정됐다. 문제는 보일러 시공업체선정이 수익금 전부를 일본으로 건너가는 업체가 선정된 가운데, 발표 후 업체의 광주지사장이 인사말까지 하면서 이같은 결과에 젊
“이제 너 내 딸 안 하련다. 전화도 한 통 없고 서운하다.”아버지다. 멀리 서울에 계시는듯한 느낌이 든다.더구나 한 번도 해본 적 없는 영상통화를... 반갑기도 하고 놀란 마음에 “아빠, 미안해. 내가 코로나19 때문에 집에 못 간지 두 달이네. 이래저래 바쁘고 정신없어 전화라도 드려야지 했다가 잊고 또 잊고...” 말씀드리자 언제 서운해하셨냐는 듯 “우리 딸 아빠가 미안해. 바쁜 것도 모르고 투정 부려서.”마음이 풀리신 것 같아 웃으며 잠에서 깨어났다. 달력을 보니 곧 아빠 생신이 돌아온다.살아계셨을 적에 생신이 돌아오면 외식이
초록 잎사귀 사이에 피어났던 동백이 졌다. 목을 꺾어 땅으로 툭툭 떨어지더니 사라지고 없다. 뒤이어 산에는 오리나무 싹꽃이 피어올랐다. 황량한 들판에 연초록으로 나오는 것이 마치 작은 꽃송이처럼 보였다. 들판에서는 쑥이, 습한 곳에서는 머위대가 올라오는 것도 그즈음이다. 지금은 피종가리 향기가 온 천지를 채우고 있다. 꽃은 안 보이는데 밤꽃향기 같은 특유의 냄새가 동네에까지 내려온다. 봄의 꽃으로는 가장 이르다.진달래와 목련이 뒤를 이었으니, 봄은 향기와 함께 오는 셈이다. 땅속에서 숨죽여 있던 것들이 땅의 위로 올라오는 때이니,
코로나19가 전세계로 퍼지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가 팬데믹(pan·dem·ic : 대륙적, 세계적으로 유행하는 병)을 선언하지 않았지만, 전문가들은 이미 팬데믹이라고 진단한다. 우리정부는 발빠르게 감염병 최고 위기단계인 ‘심각’으로 올리고 관련부처와 지자체가 확산방지와 치료에 온 힘을 쏟고 있다.우리의 하루도 많이 달라졌다. 크고 작은 모든 행사를 취소하고 사람을 만나지 않는다. 움직이지 않는다. 마스크를 쓰고 다닌다. 잠시 멈춤, 사회와 거리두기, 자가격리... 그럼에도 확진자는 계속 늘어나고 밀려오는 두려움에 마스크라도
책상 위의 기록이 국민이라고 생각한 검사.약한 사람들의 목소리에는 혼과 정성을 바친 검사.명랑한 생활형 검사.김웅 검사가 사직했습니다. 가슴 아픕니다. 김웅 검사가 쓴 ‘검사내전’에는 이런 구절이 있습니다.“극악한 패륜 범죄를 저지르고도 야심가인 변호사와 탐욕스러운 프로듀서를 만나 마치 무고한 죄를 뒤집어 쓴 것처럼 세상을 호도하는 사람도 봤다.”여기서 ‘야심가인 변호사’는 바로 접니다. ‘야심가인 변호사’로 정리된 것이 다소 억울했습니다. 하지만 저는 이 사건을 공론화하는 과정에서 결론을 정해놓고 보여주고 싶은 부분을 강조했습니다
경자년 새해가 힘차게 시작되었다. 휜 쥐의 지혜로움이 함께 하여 대립과 갈등이 해소되고 협력과 상생의 시대가 되었으면 한다. 국내외적으로 여러 갈등과 대립이 여전히 진행되고 있고, 기후대란으로 충격을 주고 있는 전지구적 이상 기온과 화재, 가뭄 등으로 어수선하게 새해를 보내고 있다. 이 안타까운 상황을 모두가 지혜를 모아 적극적으로 대처해야 할 때이다.지난 12월 27일 공직선거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해 올해 4월 15일 총선부터 2002년 4월 이전에 태어난 고등학교 3학년 재학생 약 14만 명을 포함한 18세 유권자 53만 2천
눈만 감어불 된다제만, 그거이 어디 쉰 일이드냐. 눈 찌끈 감고 가불믄 된다제마는 그거이 밥 묵드끼 그라고 할 수 있는 일이드냐. 세상에 길이 수없이 많다제만 그 길만치 까러운 것이 어디 있을라디야.딴 길들이야 가다가 뻗치믄 돌아서 나올 수도 있제마는 이 길이야 한번 가믄 영영이니 안그라것냐. 길굼턱을 돌아 강을 건너는 이 길 말다.느가부지 가고 나도 이 길 생각 안해본 건 아니니라. 밥 묵다가도, 깅 히츠다가도, 밭 매다가도, 저녁에 일찌거니 잠 들라 하다가도 이 길을 생각하고 또 생각했니라. 어추쿠 하믄 쓰끄나, 어추쿠 가믄 쓰
검찰이 지난 12월 27일 법원에 제출한 이춘재 사건 기록을 봤습니다. ‘멋진 원칙’을 이야기할 수 있을 것 같아 이춘재의 자백 과정을 적어 봅니다.프로파일러들의 설득이 주효했습니다. 이춘재는 DNA 나온 3건만 인정한다고 해서 괜찮은 놈이 되는 것 아니니 다 털고 가자고 결심하기에 이릅니다.종이와 펜을 달라고 했고 ‘살인 12+2, 강간 19, 미수 15’이라고 써서 프로파일러에게 건넸더니 다들 많이 놀라는 분위기였습니다. 10건 중 범인이 잡힌 8차 사건을 뺀 9건을 인정해야 하는데... 순간 다들 난감했을 겁니다.이춘재는 다
-“서서히 좀먹기 때문에 사람들이 죽는 겁니다. 실패를 향해 조금씩 조금씩 밀려가지요. 그들은 서서히 겁을 먹게 됩니다. 저는 무섭습니다. 롱아일랜드 전기회사가 전등을 꺼버릴지도 모르니까요. 아내는 옷이 필요합니다. 아이들은 신발과 놀이거리가 필요하고요. 게다가 녀석들이 교육을 받지 못하게 되면 어떻게 합니까? 매달 내야 하는 고지서와 의료비, 이가 상하거나 편도절제술을 받아야 한다면, 아니 그걸 다 떠나 제가 병이 들어 이 빌어먹을 인도를 쓸지 못하게 된다면 어떻게 합니까? 당연히 어르신께서는 이해하실 수 없습니다. 그것은 서서히
무기징역형이 확정된 사건기록도 20년 보존이 원칙(검찰보존사무규칙 8조 1항)입니다. 30년 전 사건인 화성 8차 사건의 원본 기록이 폐기된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그런데, 이춘재의 자백을 검증하고, 당시 수사과정의 문제점을 확인할 수 있게 된 데에는 지금의 경찰이 ‘오산 문서고’에 보관되어 있던 기록의 사본을 찾았기 때문입니다.책 속에 언급된 이유로 세 가지 버전의 기록이 남아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그리고 8차 사건의 범인을 검거했다는 이유로 당시 경찰 여러 명이 특진했는데, 특진의 공적서류에 이 사건 수사기록이 붙어 있었던 것
우파냐 좌파냐를 떠나서 보수냐, 진보냐 불문하고 한국사회가 공정하지 않다는 데에 이의를 달 사람은 없을 것이다. 금수저로 태어난 사람과 흙수저로 태어난 사람과 출발선부터 불평등하다는 것이 젊은이들의 생각이고 현실이 그렇게 흘러간다.우리는 중앙정치는 민감하면서도 지역사정에는 둔감할 때가 많다. 완도군의 지역 현안을 짚어보자. 현 정부는 이른바 진보진영 논리를 대변한다. 작은 정부를 지향 하면서 공무원의 군살을 빼야함에도 취업난의 해방구로 공무원 수를 늘리고 있다. 지방정부도 마찬가지다. 군살을 빼고 효율성 제고의 인사정책과 조직을 해
오늘은 진우를 만났어요. 진우가 누구냐구요?내 친구 중에서 가장 맑고 어린 친구예요.책을 좋아하는 진우와 저는 의외로 통하는 부분도 많아요. 요즘 진우는 오디오북에 관심이 많아요.부모님 모두 장애를 가지고 있고 내 친구도 뇌병변을 가진 장애인입니다.진우를 처음 만났던 건, 2년전이었어요.우연히 복지관 카페를 들렀는데, 그곳에서 어떤 직원이 "이거 맛있어요!" 하면서 부정확한 발음으로 말을 걸어 왔습니다.무슨 말인지 알아들을 수가 없었죠.그의 불안정하게 흔들리는 몸동작을 피해 나올까 하다가 그 친구 눈을 보며 "다시, 말해줄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