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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 18세 청소년 선거권, 참정권 확대의 시작

[완도 시론] 김남철 / 완도고등학교 역사교사

  • 완도신문 wandonews@naver.com
  • 입력 2020.01.29 14:14
  • 수정 2020.01.29 1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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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자년 새해가 힘차게 시작되었다. 휜 쥐의 지혜로움이 함께 하여 대립과 갈등이 해소되고 협력과 상생의 시대가 되었으면 한다. 국내외적으로 여러 갈등과 대립이 여전히 진행되고 있고, 기후대란으로 충격을 주고 있는 전지구적 이상 기온과 화재, 가뭄 등으로 어수선하게 새해를 보내고 있다. 이 안타까운 상황을 모두가 지혜를 모아 적극적으로 대처해야 할 때이다.

지난 12월 27일 공직선거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해 올해 4월 15일 총선부터 2002년 4월 이전에 태어난 고등학교 3학년 재학생 약 14만 명을 포함한 18세 유권자 53만 2천명이 투표권을 갖게 되었다. 오래전부터 청소년 선거권의 연령을 인하하여 참정권을 확대하자는 운동이 전개되어 왔으나 무관심 속에 외면 받거나 무시되었다. 우리나라의 선거연령은 1948년 만 21세, 1960년 만 20세, 2005년 만 19세로 꾸준히 하향 조정되어 왔으며, 만 18세로 더 낮추자는 의견은 끊임없이 제기되어 왔었다. 그러나 선거권 확대가 어려웠던 이유는 청소년들이 미성숙하기 때문에 정치적 판단을 제대로 하지 못할 것이라는 기성세대들의 오해와 편견이 강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민법상 만 18세는 결혼도 가능하며, 군대에 갈 수도 있으며 공무원 시험을 칠 수도 있는 나이기도 하다. 청소년 보호법에 따르면 19세부터 술, 담배를 할 수 있으며, 영화 및 비디오물 진흥법에 따르면 18세부터 청소년 관람 불가 영화를 볼 수 있다. '유엔아동권리협약' 제1조에서는 아동을 18세 미만으로 규정하고 있으며, 이는 18세부터는 아동이 아닌 성년이라는 것을 의미한다. 일본에서는 2015년 18세로 선거 연령을 낮추었고 유럽 여러 나라들은 그보다 더 낮은 연령인 16세를 선거 연령으로 적용하는 국가들도 있다.

사실 우리나라는 그동안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36개 회원국 중 유일하게 만 18세에도 선거권을 부여하지 않은 나라였고, 세계 대다수 국가의 선거연령이 18세인 것에 견주면 개정된 19세도 높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세계에서 가장 역동적으로 민주주의가 발전해 왔고, 민주주의를 지키려는 시민의식이 성장한 나라임을 자부해 왔었다. 그런 차원에서 보면 때늦은 감은 있지만 18세 선거권 확대는 환영할 만한 일이다. 그리고 우리나라 청소년들의 정치의식은 우려하지 않을만큼 성장되어 있음을 다양한 활동에서 보여주고 있으니 그리 걱졍할 일은 아니다.

만 18세 선거권 확대로 참정권의 확대는 민주주의의 토대가 더욱 확장되고 발전으로 평가할 수 있다. 그럼에도 만 18세의 선거권 확대로 정치 발전과 민주주의의 성장에 기여하기 위해서는 철저한 사전 준비와 교육이 필요하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먼저, 청소년들에게 민주시민교육과 정치교육이 필요하다. 일각에서 우려하는 18세 청소년 중에는 고3이 해당되는데, 고교생의 정치 참여와 선거권 행사를 제대로 할 수 있는 교육이 선행되어야 한다. 교육부와 각 교육청에서 고교생들에게 투표권 행사, 선거 운동, 정책 검토 등의 선거와 관련한 교육을 실시해야 한다. 학생들의 눈높이에 맞는 실제적인 교육이 진행될 수 있는 프로그램과 매뉴얼을 제시하고 보급되어야 할 것이다.

또한, 올바른 선거 풍토와 정치적 중립성 확보를 위한 대책이 마련되어야 한다. 사실 선거는 다양한 정책과 입장의 대립과 갈등이 나타날 수밖에 없는 현장이다. 정당간의, 후보간의 대립이 첨예하게 나타나고, 추구하는 방향과 지향점이 상반되는 경우에 많기 때문에 정치적 중립성 확보는 매우 중요하다. 선거권자로서의 판단과 선택이 존중될 수 있는 대책을 마련하고, 학교와 사회가 일상적으로 정치교육을 꾸준히 전개하여야 한다.

마지막으로, 청소년들이 미래의 당당한 주인공이 될 수 있도록 학교 자치를 뛰어넘어 교육 자치를 통해 청소년들이 인식 전환과 실천력을 담보할 수 있는 각종 프로그램이 제공되어야 다. 이제 대세는 학교와 지역사회, 그리고 정치 단체들의 유기적인 활동이 절대적으로 요청되는 시기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청소년들을 믿고 기회를 주어야 한다. 그래야 30대 총리, 40대 지도자가 배출되는 국가처럼 우리나라도 역동적인 젊은 지도자가 나올 것이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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