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안에 늘 비치돼 있는 숟가락 하나. 옆에 누군가 타는 날에는 "웬 숟가락!" 피식 웃는다. 그럼 난, 신호를 기다리는 틈에 곧잘 하늘을 바라보는 버릇이 있다는 비밀을 누설한다. 구름 속에 숨은 해를 볼 적마다, 실눈을 뜨고 뭉게구름 위에 숟가락을 꺼내 얹는 놀이를 한다고. 구름이 고봉밥을 떠서 파란 하늘을 먹여준다고 마음속으로 그린다. 때로는 붉은 노을을 숟가락 가득 떠서 내가 먹곤 한다. 구름은 꽃 피는 봄날 연둣빛과 초록 사이에 가장 좋다. 단풍이 곱게 물든 가을과 잎이 떨어지는 초겨울 사이에도 그만이다. 이따금 폭설이
유년의 밭가에서. 이윽고 뙤약볕의 열기와 매미 울음소리가 절정에 도달할 즈음 푸른 오선지 같은 밭고랑을 타고, 또랑에서 가재를 잡는 소년에게로 건너오는 노랫소리. 그것은 콩밭 매는 동네 아낙들이 부르는 노랫소리였다. 그 소리는 창창하거나 팽팽하지는 않았지만 기세등등하던 매미 울음소리마저도 잦아들게 했다. 말하자면 삶의 고달픔과 서러움 같은 것들이 뱃속에서 응어리가 되어 떠돌다가 노래의 몸을 입고 입 밖으로 빠져나와 콩잎을 흔들며 건너오는 소리였다.구성지면서도 찰지고 찰지면서도 구슬픈 기운을 지닌 그 노래는 출렁거리며 건너왔는데 그
세상 가장 아름다운 꽃이라면 어떤 꽃일까!누구는 장미, 누구는 튤립, 누구는 야생화라! 그들도 아름답긴 해도 최고는 아닐 듯... 최고의 아름다움엔 보는 아름다움도 있어야겠지만 무엇보다 생명의 지향성을 담아야 한다고 보는데, 뭐가 있을까? 1톨의 낟알을 심어 2천개의 꽃을 피워내, 자신의 생명성을 영위하고 나아가 인간과 세상까지 이롭게한다면 그보다 더한 희생이 있을까? 벼꽃, 벼가 무슨 꽃을 피우겠냐하겠지만, 벼가 출수한 후 이삭을 만들어내면서 그 속을 쭉쩡이가 안되게끔 수정이 이룰때 이삭은 살며시 그 입술을 벌리며 세상 가장 황홀
특별기획2 대통령후보에게 듣는다! ②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 “국민에게 정직한 정부, 정직한 대통령 될 것”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선후보와 첫 공동유세전격 단일화 후 처음 “윤석열의 공정과 상식에 안철수의 미래와 통합 더해 ‘더 나은 대한민국’ 만들겠다” 다짐 한국지역신문협회는 전국 시·군·구 단위 지역주간신문 150개사의 연합체로 1991년 창립되어 30여년간 국민의 알권리를 충족하고, 국민의 목소리를 대변하고자 앞장서고 있다. 3월 9일 치러지는 제20대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정책선거 분위기를 정착하기 위
특별기획 – 대통령후보에게 듣는다! (1)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성남시장 /경기도지사 추진력, 유능한 경제대통령 국민의 일꾼 될 것”제1공약‘전환적 공정성장 ’ 기회의 공정, 경쟁의 공정, 분배의 공정 회복 311만호 신규주택 공급, 재건축 리모델링 규제완화, GTX프로젝트 교통혁명 꼭 실천자치분권 개헌, 입법 재정 조직 등 지방정부 권한 강화 … 지방선거 정당공천 폐지 신중 검토 전국 시군구 단위 지역주간신문 150개사의 연합체인 사단법인 한국지역신문협회에서는 국민들의 제20대 대통령 선거에 대한 관심을 제고하고 유력 후보의
송징의 항몽의거 장도 주민들이 몽골의 압박에 의한 노역에서 해방된 것이다. 따라서 1274년 10월 20일 태풍도 없을 때인 일본 1차정벌 때에 대형선박이 부족하고 또한 좋은 목재로 배를 만들지 못해 조그마한 풍랑에도 바위에 부딪쳐 파손되었고 일본으로 출정한 군사의 절반만 살아서 돌아왔다. 이를 두고 일본은 가미가제(神風)라고 기고만장하는 단초가 된 것이다.임억령은 미적추(米賊酋)라고 송징을 말한다. 쌀 도적질 하는 사람이라는 뜻이다. 당시 완도 부근을 지나는 선박을 불러 세워 조운선이나 세곡선을 검열하여 강화도 고려정부에 가는 물
노비제도는 그야말로 우리의 아픈 역사이다. 그러나 그 역사가 신라라는 나라의 골품제도로서 굳혀지면서 고려와 조선까지 무려 1,500여년 동안 우리 모두를 옥죄는 간악한 제도로서 존재했던 것이다. 그러한 간악한 비인간적이고 인류보편적 가치에 반하는 제도를 깨자는, 그러면서 실제로 깨뜨리고 나아가 주창했던 선도적인 지역이 완도였던 것이다. 송징장군의 이름이 완도에 많이 남아 있다. 송대장군이라고도 하고 또한 무(武)의 상징으로서 송징장군을 추모하는 사당의 이름이 황장소(黃腸所)였다고도 한다. 장보고 이후 완도에는 송대장군 즉 삼별초의
완도와 해남을 오가며 늘 바라보던 숙승봉은 내 머릿속에 강하게 남는다. 상서로운 봉우리에서 강한 기운을 내뿜는 우뚝 솟은 저 바윗덩이가 내내 기억에서 지워지지 않는 것은 무슨 연유일까. 가만 생각해보니 '청해진을 형성한 기운이 이곳에서 감돈다'는 표현이 딱 어울릴 것만 같은 그런 느낌이다. 지난해 완도의 섬들을 탐방하며 느낀 것이 많다. 완도는 섬마다 독창적인 자원이 많다. 권역별 테마를 정할 만큼 무수한 자원을 그동안 탐사를 진행했던 완도의 섬에서 발견할 수 있었다. 섬은 척박하고 문명이 존재하지 않을 것으로 여겼던 생각이 단번에
‘자그락 자그락’ 몽돌에 파고드는 파도 소리에 더 정감이 가는 해변, 아침햇살에 반사되는 영롱함이 피어난 돌무더기에 마음 뺏겨 본 일이 있는가. 완도항에서 서쪽으로 4km쯤 떨어진 완도읍 정도리. 해변의 길이가 대략 800여 미터, 40여 종의 상록수림이 어우러져 있는 넓은 숲에는 해변 산책로가 있어서 차분히 걷기에 좋다. 해상왕 장보고가 청해진을 설치했을 때 구계등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 후 궁중에서 녹원지로 봉했다고 전한다. 이곳 지명은 여러 가지로 불렀다. ‘돌 사이에서 샘이 솟아난다’고 하여 정돌리(井乭里)라고 부르다가 1
답사문화가 성행하던 시절, 그때만 해도 원교의 글씨라면 모두가 생소했다. 그런데 원교의 글씨와 관련한 추사 김정희와 초의선사 이야기가 세간에 알려지면서 사람들은 그 이야기에 매료됐다. 타지역에서는 원교 이야기가 더 많이 활용된다. 관광해설사의 입담을 통해, 인문학 강의에서, 이미 원교 이야기는 사람들이 즐겨 찾는 교양과목처럼 인문분야의 한 맥을 이룬다.문화예술가들도 원교의 사상을 창의적이고 매력적인 소재로 여기고 있다. 놀라운 것은 역사적 근거가 희박한 내용을 토대로 원교가 걸어간 길을 만들어 관광 자원화하는 지자체도 있을 정도다.
완도의 섬 구석구석을 돌며 섬이 들려주는 이야기를 가까이서 듣고 싶었다. 지난 4월 완도에 처음 왔을때, 동백꽃 송이송이 떨어진 숲마다 심장이 멎는 듯한 광경이 눈앞에 펼쳐졌다. 통째로 바닥에 나뒹굴던 그 붉은 동백이 다시 피기 시작한다. 숱한 고뇌의 시간을 보내고 벌써 12월, 그 끄트머리에 서서 지난 발자취를 돌아본다. 깊이 생각할 일이 있을때 자주 가는 곳, 이곳을 찾은지도 10여 년째다. 한 달에도 몇 번이라도 나는 동고리 해변의 바람을 만나러 간다. 폭풍우 치는 날이면 더욱 좋다. 자연이 들려주는 솔바람 소리, 갯바위에 부
돌담과 성혈 바위, 돌의 왕국 여서도고대사회 그곳에는 누가 살고 있었나 완도군 최남단 여서도는 돌의 왕국이다. 섬 중에서 돌이 많은 곳이 제주도인데, 제주의 화산석과는 차별성이 있다. 여서도 탄생 배경과 관련한 설화가 있다. 고려시대에 제주도 근해에서 대지진이 7일간 계속되더니 해상에 거대한 산이 솟아올랐다. 그래서 고려의 ‘여(麗)’와 상서로이 생겨난 섬이라는 뜻의 ‘서(瑞)’를 합쳐 부르게 된 지명이라고 한다. 일제강점기에는 태랑도(太郎島)라고도 불렀다.비슷한 이야기가 제주도에도 있다. 제주도 한림 앞바다의 비양도는 조선 초기에
1456년 3월 26일 기록을 보면 고만만호 김상(金商)은 진상하는 해의를 무역한다고 말하고 휘하 군사들에게 면포를 거두어드린 사례도 있다. 여기에서 해의의 값는 상당히 고가였는데 1650년 효종1년 3월 23일의 기록을 보면 ‘남쪽지방에 갔을 때 어공(御供)하는 해의 1첩값이 목면 20필까지 간다”고 기록됐다. 얼마나 비싼 것인지 알만도 하다. 목면 1필에 쌀이 12두였으니 김 1첩값이 쌀 두가마니 반이었다는 말이다. 엄청난 가격이다. 이런 소리를 전해 들은 조선 효종은 이후로는 해의를 봉진하지 말라고 지시하였다고 한다.1657년
여서도 패총은 목포대학교 박물관에서 학술조사가 시행된 유적이다. 여서도 유적발굴은 신석기시대 유적의 불모지였던 호남지역 신석기문화상을 밝혀준 중요한 작업이었다. 1996년 신석기시대 패총이 여서도에도 존재한다는 것이 세상에 알려졌지만, 그때는 지표조사였기에 신석기시대 토기 파편만 확인하였을 뿐 패총이 갖는 의미나 성격은 알 수 없었다.2004년 정밀지표조사를 바탕으로 2005년 발굴조사를 했는데, 다양한 유물이 출토됐다. 그중에서 436점의 골각기를 발견, 고정식작살 160점, 회전식작살 3점, 역T자형낚시 1점, 결합식낚시바늘 4
낚시의 천국 여서도. 여객선을 타면 3시간가량 걸리는 여서리 천혜의 자연경관이 사람들을 반긴다. 거친 바닷바람을 막아주는 높은 돌담이 특색있고 섬 주변에 다양한 어종이 살고 있어 낚시인들에게는 그야말로 천국의 섬으로 알려진 곳. 전국 낚시동호회 회원들이 낚싯배를 빌려 타고 여러 명 무리 지어 여서도에 도착하면 당일치기나 며칠간 섬에 머물면서 만족할만한 낚시 조과를 얻는다. 가끔 대물을 걸어 SNS에 인증샷을 올려 주변 사람들의 부러움을 사곤 한다. 꾼들에게 나름대로 정해놓은 낚시 장소가 있다. 일명 포인트라 부르는 곳에 그들만이 알
미라 8경학산귀운(鶴山歸雲) 소안도 진산인 가학산에 봄비 내린 뒤 걸친 구름대동장천(大洞長川) 가학산에서 흐르는 큰 골짜기의 시냇물미포귀범(美浦歸帆) 미라리 포구로 만선의 깃발을 올리며 돌아오는 어선부아망월(負兒望月) 아부산에 떠오르는 보름달전방가림(前坊嘉林) 미라 상록수림의 아름다운 경치용담괴혈(龍潭怪穴) 아부산 절벽의 용이 머물던 굴강빈어화(綱嬪漁火) 조강나루의 챗배(그물로 멸치 잡는 배) 등불오산낙조(烏山落照) 오산의 저녁노을 해남 이진과 소안 사이는 잔잔한 바다지만 제주와 소안 사이는 한없이 큰 바다로 평상시에도 파도가 일고
나는 원한다. 조국이 날 이해하게 되길조국이 원치 않는다면 그땐... 그냥 조국을 지나가는 수밖에비스듬히 내리는 비처럼!러시아 시인 미야꼽스끼의 시 밀양사람, 약산 김원봉. 문재인 대통령이 현충일 추념사에서 북한 정권의 고위직에 오른 김원봉을 치켜세우자 보수진영은 호국영령을 추념하는 자리에서 대한민국의 정체성에 반한다며 거친 이념 공세를 펼쳤다. 자유한국당의 공천을 2번이나 받아 당선된 박일호 밀양시장 또한 그러한 공격을 많이 받았다고 하는데, 박 시장은 고향에서 그를 기리지 않으면 어디서 기리겠냐면서 "사명대사, 김종직과 김원봉은
최근 세계적으로 “탄소중립 2050” 계획 등을 발표하는 등 세계적으로 환경문제에 대한 관심도가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해양수산부가 제1차 해양폐기물 및 해양오염 퇴적물 관리 기본계획을 서둘러 발표했다.해양수산부가 발표한 기본계획에는 앞으로 10년간 해양폐기물 등의 정책방향 등이 소개되고 있다. 이 계획 중 가장 핵심적 사항은 해양플라스틱 쓰레기 발생량을 2030년까지 60% 저감하고 2050년까지 제로화 하는 것을 핵심과제라고 밝히고 있다.해양플라스틱 쓰레기 발생을 원천 차단한다는 것은 사실적으로 어렵지만 해양수산부에서는 지속적인
작품을 통해 국제적으로 환경운동을 펼쳐 온 김정대 사진가. 그가 탐험가 양돈영 선생과 함께 지난 12일 항일의 성지 소안도를 찾았다. 1주일 동안 소안도에 머물면서 작품활동을 이어온 그들은 소안도의 항일정신과 행정기관의 관심과 배려, 그리고 주민들의 인심에 매료됐다.민국호를 타고 소안도에 도착하여 소안면사무소를 찾아가 면장님과 담화를 나누고 숙소를 정해 일정 계획을 다시 잡고 난 후, 다음날 소안항일운동기념관에 들러 경건한 마음으로 선열들께 묵념했다. 그들은 소안항일운동의 역사를 전해 듣고 기념관에서 마련한 태극기를 카약에 달고 소
형언할 수 없을만큼 매력적이었다.보는 순간, 한마디 말도 할 수 없었으니까.말하게 되면 혀는 그대로 부서져 버릴 것만 같았다.솔직히 말해 누군가에게 빼앗길까 두려웠다.들어오는 순간, 목구멍에선 어떤 미세한 불길이 스며들어 이내 눈가에선 불길이 활활 치밀어 올랐다.앞으론 무엇도 보지 못할 것만 같았다.귀에서 윙윙거리는 이 소리는 또 뭔가?어느 새, 꿀벌들이 귀에도 집을 지었나?온통 땀으로 적셔진 건 갑작스런 전율에 사로잡혔기 때문이겠지. 가슴으로 내려오자 강렬한 햇살에 풀잎의 이파리가 녹아내리 듯 숨쉬기조차 힘들었다.도대체, 넌? 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