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에 뱀이 들어갔으니 그리 명예로운 일은 아니다. 서양이라면 뱀은 사탄 아닌가? 뱀딸기는 여느 딸기처럼 전혀 새콤달콤하지 않고 맛이 그저 밋밋할 뿐이다. 어려서 먹어본 맛을 아직껏 기억한다.대부분 야생 산딸기가 나무(목본)라면 뱀딸기는 풀(초본)이다. 이른 봄에 노랗게 꽃이 핀다. 꽃잎이 5장으로 양지꽃과 비슷하게 생겼다. 큰 나무 아래 그늘에서도 잘 자란다. 열매는 검붉은 색을 띤다. 열매 표면에 돋은 돌기조차 비호감인 탓에 선뜻 손이 가지 않는다. 더구나 그 이름(뱀) 때문에 종족 보존에는 별 문제 없어 보인다.누구는 뱀처럼
1992년 6월 해양인명구조대로 출범한 사단법인 한국해양구조단 완도지역대는 지금껏 크고 작은 해양재난사고 현장에서 수중인명구조 활동을 펼치고 있는 자원봉사단체이다.완도항 제1부두 근처 조립식 건물 2층에 회원들이 정기적으로 모이는 사무실이 있다. 사무실 벽에 걸려있는 사진들만 봐도 그 동안 얼마나 활발한 활동을 했는지 알 수 있다.전라남도와 완도군으로부터 자원봉사활동과 재난예방복구활동에 기여한 공로로 표창을 수차례 받았고 한국해양구조단 최우수 지역대로 선정되기도 했다.구조대원들은 인명구조뿐만 아니라 구조전문 인력 양성에도 힘쓰고 있
본지에서는 지역 최일선에서 마을을 위해 발로뛰는 이장들의 노고를 알리고 그 마을의 속사정을 들어보고자 12개 읍면 이장들을 만나보는 코너를 마련했다. 실제 마을 주민들의 복지 체감도는 '이장이 하는 만큼'이라는 말이 생길 정도로 이장 역할의 중요도는 높다. 두번째 마을은 군외면 영흥마을이다. “젊은시절 바다에 의지하며 낙지, 바지락, 석화 채취로 자식들을 교육 시켰던 내 삶의 터, 하지만 지금은 연세 높으신 분들만 남아 서로 돕고 서로 의지하고 살고 있다. 고령의 주민들만 살다보니 자연스럽게 마을 소득원도
주변에 숙박시설과 편의시설은 물론이고 솔숲 산책로와 어린이를 위한 간이수영장까지 갖추고 있는 신지명사십리해수욕장은 매년 100여만 명이 찾는 남해안 최고의 휴양지이다. 4킬로미터에 달하는 은빛 백사장으로도 유명한 해수욕장 초입에 세월의 흔적이 묻어나는 건물들이 바다를 향해 줄지어 있다. 그곳에 20년간 한자리를 지켜 온 소라식당이 있다.봄이- 가뭄이 극심하다는데 엎친 데 덮친다고 올해는 건장마라니 걱정이에요.어르신- 그러게 말이다. 비라도 시원하게 내려주면 좋으련만.봄이- 요즘 땀을 많이 흘려 그런지 입맛도 없고, 몸도 기온에 적응
정도리 구계등 숲 맨 앞줄에 키 작은 나무들이 어깨동무하고 있다. 그 틈 여기저기에 손바닥만 한 이파리 위로 무수한 꽃대궁이 하늘 향해 기립했다. 꽃은 원색의 요란함 대신 연두색과 노랑의 중간 톤으로 보는 이의 눈이 아주 편하다. 예덕나무다.예덕나무는 암수가 서로 다른데 남아를 더 선호하는 우리 사회를 닮았는지 수꽃이 암꽃(사진 왼쪽)보다 많다. 남녀 부동석의 유교적 전통에 빗대 예(藝)와 덕(德)을 안다느니 해석을 달아보지만 이 또한 믿기 어렵다. 대신 중국식 이름인 야오동(野桐)의 발음 ‘에통’에서 유래했다는 설이 더 유력하다.
청해초등학교 옆 ⇄ 1.0㎞ ⇄ ] 장좌저수지(들머리) ⇄ 1.2㎞ ⇄ 임도 ⇄ 0.6㎞ ⇄ 관음사터 ⇄ 임도 삼거리 ⇄ 헬기장터 ⇄ 0.9㎞ 갈림길( 삼밭재, 상황봉 정상 ➡) ⇄ 0.5㎞ 상황봉 [3.1㎞] 장좌리 코스는 상황봉을 오르는 여러 등산로 중 등산객들이 제일 먼저 이용했던 오리지널 코스라 할 수 있다. 예전에는 장좌리 마을(청해초등학교 옆)에서 출발했으나 지금은 저수지를 거쳐 군부대로
신지 대평리에서 신기리 쪽으로 넘어가는 독고재 허리쯤 급커브 길가에 흰색 꽃이 여럿 피었다. 같이 갔던 친구가 보더니 "딱 봐도 나쁜 놈이네" 했다. 그런데 참 수수하고 예쁜 꽃인데 왜 나쁜 놈일까? 환경부가 환경위해 식물 또는 생태계교란 식물로 지정했기 때문이다. 도깨비가지는 북아메리카 출신 귀화식물이다.꽃 생김새가 감자와 꼭 닮았다. 둘은 가지과에 속한다. 흰색 꽃잎 5장 안에 노란 수술 5개가 둥그렇게 암술 하나를 포위했다. 열매도 아주 작은 둥근 가지처럼 귀엽게 열린다.도깨비가지, 이름도 참 거시기하다. 줄기나 이파리 뒷
본지에서는 지역 최일선에서 마을을 위해 발로 뛰는 이장들의 노고를 알리고 그 마을의 속사정을 들어보고자 12개 읍면 이장들을 만나보는 코너를 마련했다. 실제 마을 주민들의 복지 체감도는 ‘이장이 하는 만큼’이라는 말이 생길 정도로 이장 역할의 중요도는 높다. 첫 마을은 신지면 임촌마을이다. 신지면 임촌마을 조종민(68) 이장조종민 이장과 약속한 시간이 채 되지 않아 필자가 먼저 약속장소에 도착했다. 좀 기다리면 오시겠지라는 마음으로 들어선 임촌마을 경로복지센터에는 20여 명의 마을 주민들과 조 이장이 나를 반긴다.조 이
완도항 모습도 나날이 변해간다. 바다가 땅으로 변하고 거기에 높은 빌딩들이 경쟁하듯 올라간다. 새로운 대형 랜드마크의 등장으로 항구는 늘 상전벽해다. 수협 활어공판장 한 켠에 둥지를 틀고 생선을 손질해 말려 파는 노부부가 있다. 오래 된 정물처럼 10년 넘도록 한자리에서 완도항의 익숙한 일부가 됐다. 비오는 날만 쉰다.김재열(74) 씨와 부인 김생님(72) 씨다. 작은 목욕탕 의자와 칼과 도마 그리고 리어카 한 대가 그들의 생산수단이다. 바로 옆 수협 활어공판장에서 싸고 신선한 선어를 구입해 손질하고 말려서 판다. 생선 비늘을 벗기
꽃이 처음엔 흰색으로 피었다가 이내 누렇게 변해 떨어진다. 그래서 금은화다. 꽃잎은 전부 다섯 장인데 네 개가 합쳐져 위로 번쩍 손들고 있다. 꽃잎 하나만 아래로 늘어졌다. 그 사이에 다섯 개 수술과 한 개 암술이 혀를 내밀고 있다.인동덩굴은 풀(초본)이 아니고 나무(목본)다. 그래서 인동초는 맞지 않다. 겨울에도 죽지 않고 살아남는대서 인동(忍冬)이다. 무척 향기롭다. 아이들에게 무슨 향이냐고 물으면 거개는 비누냄새로 답한다. 향기는 밤에 특히 강한데 야행성 나방을 꼬여내 수정을 하기 위한 고도의 작전이다. 독성이 없고 약성 또한
어릴 적 철공소 앞을 지날 때면 눈을 감고 총총걸음을 치던 기억이 난다. 쇠를 용접하면 빨간 불꽃이 사방으로 퍼지며 튀어 오르는데 그 불꽃을 쳐다보면 눈이 나빠진다고 어른들이 말해서였다.군내리 광주은행 뒤편에 있는 완도철공소는 근대 식민지 건축의 흔적이 그대로 남아있는 완도에서 가장 오래된 철공소로 알려지고 있다. 70년대 구 시가지가 매립되기 전까지 철공소 바로 앞이 부두여서 대부분 배를 고치는 일을 많이 했다.지난 15일 완도철공소를 방문했다. 예상했던 대로 쇠를 자르고 다듬는 기계소리가 요란하다. 이곳 대표 이복남(56)씨는
마늘 양파 뽑아낸 자리에 있는 듯 없는 듯 납작 엎드려 있다. 사람 발에 채이고 밟혀도 끄떡없다. 오히려 그 틈에서도 작고 노란 꽃을 피웠다. 꽃이 채송화를 닮았고 아이의 새끼손까락 손톱만큼 작다.쇠비름. 뽑아내 뙤약볕에 말려도 비만 살짝 내리면 다시 살아나는 질긴 놈이다. 초강력 제초제 그라목손을 쳐도 살아남는 질기고 독한 놈. 잡초 중 최고 잡초다.이 쇠비름이 얼마 전까지만 해도 인기 절정이었다. 설탕에 절여 효소를 담고 나물로 먹는 등 야단법석이더니 오일장에서도 귀하디 귀한 대접을 받았다. 겨우 한 주먹에 오천원이었으니. 항암
완도수산고에 우리지역의 유일한 관악부 ‘브라스밴드’가 있다. 지난 10일 연습실을 찾았다. 연주에 몰입한 연습실은 그들의 열정과 자부심으로 가득 차 있었다. 44명의 단원으로 구성된 브라스밴드에 대해 생소한 지역민들도 있겠지만, 벌써 20년의 역사와 전통을 자랑한다. 신입생이 들어오면 새로운 단원을 선발하는데 신입 단원인 1학년들이 벌써 20기가 됐기때문이다. 올해는 박명진 음악교사가 지휘봉을 잡고 악단을 지도하고 있다.학교에서 열리는 모든 행사에 앞서 브라스밴드 단원들의 힘찬 연주와 화려한 행진을 펼쳐진다. 뿐만 아니라 지역축제에
신지대교 넘어 자동차로 이십분쯤 달리면 신지면 동고리 해변과 만난다. 고만고만한 집들이 서로 의지하듯 붙어있고 오른쪽으로 바다를 끼고 도는 그 길 끄트머리에 송황민물장어로 유명한 ‘섬이랑’ 식당이 있다.어르신- 신지에서 명사십리만 멋진 줄 알았는데 오다 보니 마을들이 아기자기하고 경치가 좋더구나. 여기 송황민물장어는 특별한 방식으로 직접 키운 거라니 한번 먹어보자꾸나.봄이- 그러지 않아도 송황민물장어라고 차림표에 적혀있어서 궁금하던 참이에요.어르신- 송황은 소나무에서 추출한 유기황인데 살균효과가 탁월해서 민물장어를 키울 때 송황을
주변에 아주 흔하다. 또 빨리 자란다. 결코 비싼 나무가 아니다. 그래서 늘 사람들 관심 밖에 있다. 요즘 한창 연보라색 꽃이 핀다. 개화 기간도 길어 한 달은 너끈하다. 꽃을 자세히 보면, 가지런한 5장의 흰색 꽃받침 위로 진보라색 꽃기둥이 솟았는데 그 안에 연노랑 술이 들었다. 그 향기가 짙고도 깊다.꽃 지고 좀 있으면 초록 열매가 구슬처럼 달린다. 겨울에 잎이 떨어지면 앙상한 가지에 노랗게 변한 열매만 남는다. 맛은 별로다. 그런데 시끄럽고 먹성 좋은 삔추새(직박구리)가 좋아한다.한여름에 짙고 넓게 그늘을 만드니 지나는 길손이
찔레꽃을 노래한 이들이 많다. 양희은이 그렇고 이연실도 있다. 다들 슬프게 부른다. 요즘은 장사익의 찔레꽃이 대세인 듯하다. 그는 순박한 꽃이라 했다. 별처럼 슬프고 달처럼 서럽다 했다. 그 향기가 너무 슬퍼서 목 놓아 운다고 노래했다.찔레꽃이 왜 이렇게 아프고 슬픈 꽃이 되었을까? 아마도 꽃 필 무렵이 배고팠던 과거의 기억 때문에 그랬던 것으로 보인다. 이 시기 가뭄을 찔레꽃가뭄으로 불렀으니. 이맘때 다들 찔레 순 껍질을 벗겨 먹으며 컸다. 찔레꽃은 장미과에 속하는 우리 토종 꽃이다. 햇살을 좋아한다. 산과 들, 길가 어디라도 양
대야주차장 ⇄ 0.2㎞ 갈림길(대야리) ⇄ 송곳바위 ⇄ 2.0㎞ 전망 좋은 바위 ⇄ 헬기장터 ⇄ 479봉 ⇄ 0.9㎞ 임도 ⇄ 0.5㎞ 능선 갈림길(←백운봉, 업진봉→) ⇄ 0.2㎞ 백운봉백운봉 코스는 대야리 코스와의 사이에 상수도수원지를 품안에 품고 있는 것 같은 지형을 가진 코스로, 들머리에서 하천을 건너 능선을 따라 백운봉으로 올라가게 된다.들머리는 대야주차장에서 찻길로 올라서 임도가 시작되는 곳과 정수장으로 가기 전 이정표
세월이 지나면 도시의 모습도 바뀌기 마련이지만 언제나 변함없이 그 자리를 지키며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곳도 있다. 군내리 원일상회에 들어서는 순간 그 동안 잊고 지내던 학장시절의 추억들이 떠올랐다. 참새가 방앗간을 그냥 지나치지 못한다는 속담처럼 등하굣길 친구들과 함께 군것질거리를 사려고 들락거리던 상점이 그 골목 그 자리에 있었다.어릴 적 일들은 사소한 추억이라도 아름답게 기억되나보다. 초등학교 시절 군것질이 우리에겐 유일한 낙이었기에 원일상회는 우리에게 보물창고 같은 곳이었다. 어쩌다 친구가 과자 라도 한 봉지 사면 여러 명의 친
무덤 옆 잔디 틈에서 초록 꽃대가 솟았는데 가느다란 꽃대를 빙빙 돌며 아래서부터 위로 연분홍 꽃이 피며 올라간다. 꽈배기 같다. 이름이 타래난초다. 예쁘다고 뿌리째 캐서 화분에 키울 생각일랑 마시라. 타래난초는 잔디와 불가분의 관계라서 서로 떨어지면 살 수 없다. 아무 데서나 살아갈 수 없는 제약 때문에 타래난초는 공간 효율을 극대화했다. 가히 공간 디자인의 예술적 경지다.그런데 5월에 피는 타래난초에는 슬픈 이야기가 전한다.이승에서 못다 한 망자의 자식 사랑이 발에 걸려 저승으로 가지 못하고 이승에 남아 백팔 개의 번뇌를 하나씩
지난 3월, 5·18기념재단 상임이사로 취임한 김양래 씨를 지난 5월 19일 오후 2시 재단 사무실에서 만났다. 김양래 상임이사는 취임 후 5·18문학상, 5·18인권상, 35주년 기념식 등 굵직한 행사를 주관하느라 피곤한 표정이었다. 더구나 재단 비정규직 직원 해임과 관련한 여론과 기념식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정부(보훈처)와의 마찰로 심기가 불편했을 텐데 시종 밝게 인터뷰에 응했다.완도읍 대신리가 김양래(59) 상임이사의 고향이다. 그의 외가는 완도읍 가용리로 초등학교 교사인 부친을 따라 어려서 고향을 떠났다. 나주에서 초등학교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