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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영옥 기사님 칭찬받아 마땅합니다

  • 완도신문 wandonews@naver.com
  • 입력 2023.04.27 12: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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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어촌버스를 언제 타보았을까?
기억이 가물가물합니다. 광주가 고향인 나에게 버스란 중고등학교시절 등하교시 콩나물시루처럼 빽빽하여 학교정류장에서 내릴려면 몸은 차문에, 가방은 사람들 사이에 끼어 있어 몸부림치며 내렸던 기억이 아주 강하게 남아있습니다.


완도로 발령받아 공직생활을 시작했을 때는 택시를 주로 이용했고, 운전면허증을 취득한 이후로는 자가용을 이용하다보니 농어촌버스를 탈 기회가 더욱 없었습니다.


약산면장으로 발령받은 후 가끔씩 버스노선에 관한 민원으로 직접 버스를 타봐야겠다고 마음 먹었지만 차일피일 미뤄졌는데, 완도군의회 허궁희 의장님의 <버스에서 만난 사람들> 다음주자로 릴레이를 받아 농어촌버스에 오르게 됐습니다. 가뭄으로 식수난에 고생하고 있는터에 반가운 단비가 보슬보슬 내리는 장날 완도읍에서 출발해 약산면으로 오는 버스를 장용리에서 탔습니다.

 

 

버스에 오르자마자 팔순이 다 되어 보이는 어르신이 “아이고 우리 면장님이시네 이리 앉으시오”라며 벌떡 일어나 자리를 양보하고 본인은 뒷좌석으로 가셨습니다. 어르신들과 소통하려고 노인정을 자주 방문했더니 얼굴을 알아보신 것 같았습니다.
버스에는 완도읍 장날 고추모종과 생필품 등 장을 보고 돌아오는 어르신들이 반겨주시며, 장날 버스손님이 제일 많은데 오늘은 비가 와서 승객이 많지 않다고 하십니다.


버스 타고 주로 어디를 많이 가시냐고 물었더니 어르신들은 병원을 제일 많이 가신다고 합니다. 약산면에 병의원이 없어 지난 해 번영회와 청년회에서 어렵게 의원을 유치했는데 약산에도 병원이 있어 물리치료를 받으니 좋다고 하십니다. 그러나 약국이 없어서 불편하다며 다시 약국이 들어왔으면 좋겠다고 하시는데,  기관사회단체와 함께 약국 유치에 머리를 맞대고 힘쓰겠습니다.


버스 이용하시면서 불편한 점은 없냐는 질문에 버스에 타고계신 어르신들은 이구동성으로 “없제, 기사님이 너무 잘해줘서 없어” 하십니다. “몸이 불편해 천천히 타고 내려도 기다려주고, 무거운 짐도 내려주고, 멀미가 안나게 차도 조심히  몬당게” 온통 버스기사님 칭찬입니다. 


상득마을을 지날 때 기사님은 잠시 멈춰서 크락션을 한번 누르시길래 이유를 물었더니 연로하신 어르신들은 외출이 쉽지 않아 버스시간에 맞춰 택배를 내놓으면 기사님이 가지고 가셔서 대신 택배를 보내드린다고 합니다. 아하∼ 버스기사님 칭찬을 왜 이렇게 많이 할까 했는데, 이유가 다 있었습니다. 


배영옥 버스기사님은 칭찬받아 마땅합니다. 
행정도 서비스업인데 민원인에게 더욱 친절하게 응대하여 만족도를 높여야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약산에서 태어나 한 번도 약산을 떠나지 않았다는 60대 초반의 중년 부인은 우두리 마을 도로변 급커브구간이 위험하고 가로등이 없어 너무 깜깜하다고 하십니다.
위험구간에 반사경과 가로등 설치를 약속드렸습니다.
버스에서 만난 분들과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다보니 어느새 1시간이 흘러 마지막 승강장에서 내렸습니다.


올해 초에 주민들의 목소리를 가깝게 듣기 위해 ‘마을 순회 좌담회’를 실시했는데 하반기에는 노선별·시간대별로 달리 버스를 타고 다양한 계층의 주민들과 만나 사람사는 이야기를 들어야겠다고 다짐해 봅니다.


다음〈버스에서 만난 사람들〉은 보육청소년, 경로복지 등 다양한 업무를 추진하고 계시는 완도군청 박미정 가족행복과장님이 이어가 주세요!.

 

최영미 약산면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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