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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도수협 부관리인 故 박종수님과 전상무 故 추연식님의 영전에 삼가 고합니다.

  • 완도신문 wandonews@naver.com
  • 입력 2007.03.04 09:40
  • 수정 2015.11.25 1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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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작스런 추연식 전상무님의 비보를 듣고 서울 일정을 뒤로 한 채 완도에 급히 내려와 분향소에 애통한 심정으로 헌향하고 귀경하는 길에, 그동안 산소호흡기에 의존하셨던 고 박종수 부관리인의 타계소식을 또 다시 접하고 보니 그 황망하고 비통한 마음을 이루 표현할 길이 없었습니다.

고인이 되신 두 분은 동양최대의 수협을 자랑하였던 완도수협이 오늘날 전국제일의 부실수협으로 전락하자 자신들의 안위보다는 수협회생을 위하여 헌신하셨던 대표적인 분들이셨습니다. 그런데 그동안 완도수협을 부실에 처하도록 만든 장본인들은 반성과 책임있는 모습을 보이지 않고, 단지 조합원들의 희생만을 강요하는 구조조정 압력하에서 현실의 장벽앞에서 수협회생의 여망을 보지 못하고 그렇게 떠나셨기에 너무나 안타깝고 가슴이 아픕니다.

 

 고 박종수 부관리인께서는 완도군 수협에 입사하여 그 역량을 다 바쳐 성실히 업무를 수행하시다, 수협중앙회가 가장 어려웠던 공적자금 투입시기에 신용담당이사의 중책을 맡아 1조 2천억원의 공적자금을 효율적으로 활용하여 수협중앙회를 되살려내는데 기여한 바 있었습니다.

 

수협중앙회를 회생시켰던 노하우를 부실화과정에 있던 완도수협에 적용하고자 직위고하에 연연하지 않고 전무이사, 고문, 부관리인의 소임을 맡아 완도수협 정상화를 위한 열정을 보이셨습니다. 부실화과정에 상당부분 책임이 있다고 판단되는 동료직원들과 어업인들에게 그 책임을 물어야 했고,

 

경영효율성을 향상시키고 위한 제 살과 뼈를 깍아내야만 하는 구조조정의 아픔을 감내해야 했지만 그 성과는 보이지 않고 지역사회로부터 원망만 들어야 했습니다. 특히, 감독관청인 해양수산부로부터 7개 지점을 통폐합하라는 지시를 받고 그 중압감을 견디지 못하고 지난 1월 6일 쓰러진 후, 의식불명 상태에 계시다 2월 28일 4시경 끝내 그 모든 무거운 짐들을 내려놓고 우리 곁을 떠나시고 말았습니다.

 

고 추연식 전상무님은 항상 온화한 성품과 덕성으로 선후배들을 챙기시고 근면성실하게 대어업인 서비스를 모범적으로 수행하셨던 다정한 선배님이셨습니다. 구조조정과정에서 수협회생으로 후배들에게 안정된 직장이 보장되기를 바라는 바램으로 자신의 어려운 형편을 감내하면서 까지 솔선하여 명예퇴직을 하신 후 어류양식사업을 시작하셨습니다.

 

사고 당일에도 밤늦게 까지 사업현장에서 일하고 피곤한 몸으로 손수 운전하여 집으로 돌아가는 길이었다고 하니 그 안타깝고 애통한 마음을 필설로는 표현하기가 힘이 듭니다. 헌신적으로 완도수협 회생을 소망하셨던 두 분께서 그 숭고한 뜻이 결실을 맺지도 못하였는데 하루 차이로 연이어 떠나시게 되니, 지역의 대표정치인으로서 좀 더 도움을 드리지 못했다는 자책감과 회환을 금할 길이 없습니다.

 

이 시점에서 우리 지역민들과 수협조합원들에게 수협회생을 위하여 대표적으로 희생하신 두 분 진정성이 재평가되기를 바랍니다. 또한 그동안 누적적으로 오늘날 완도수협이 파산지경에 이르게 까지 부실을 초래한 장본인들의 깊은 반성과 함께 책임지는 자세를 보여주는 계기가 되기를 바랍니다.

 

작금의 완도수협 부실화의 원인은 산업화 과정에서 농․어업인들의 어려움과 함께 수협의 수익구조 악화가 가장 큰 원인이지만 이에 못지않게 수협 경영진들의 도덕적 해이에 의한 방만 경영과 감독관청의 관리 또한 책임이 있다고 봅니다.

 

현재의 부실을 해소하기 위해서 감독관청의 직접지휘를 받아야 하는 관리인체제는 불가피한 선택이었지만, 만약 현재와 같은 인원과 조직축소에 의한 방식으로 수협 구조조정이 이루어진다면 선의의 어업인들 뿐만 아니라 지역경제에 매우 악영향을 미치게 될 것입니다.

 

 또한, 도서지방을 육성 발전시키고자 하는 특수성은 전혀 고려하지도 않고, 지역경제 피폐와 일반어업인들의 희생이 명백하게 예상됨에도 조직축소와 인원감축을 통한 구조조정을 강행하고자 하는 감독관청의 일반 원칙에 준하는 규정에 의거 지역민들과 어업인들의 원성은 아랑곳하지 않고 이를 회피하고자 정확한 정보제공 없이 감독관청의 요구사항을 그대로 수행하고자 하는 관리직들의 보신주의에 실망을 금할 길 없습니다.

 

그동안 감독관청이나 현 관리책임직들이 잘 해 주기만을 바라며 지켜보는 입장이었지만, 이제 두 분을 떠나보내면서 더 이상 무의미한 희생이 있어서는 안 된다는 다짐을 합니다. 이제 지역민들의 중지를 모아 완도수협 정상화에 보다 적극적으로 참여할 것임을 밝히는 바입니다.

 

 삼가 두 분 영가에 고하나니 우리지역을 성장발전으로 인도해 주시는 수호신이 되어서 위기에 처한 완도수협이 지역민들의 화합과 현명함에 의하여 정상화될 수 있는 길을 가도록 앞날을 밝혀 주시기 바랍니다. 두 분의 유족께 다시 한번 위로의 말씀을 드리며 고인의 명복을 충심으로 기원합니다.

 

                                                                      2007년 3월 2일

 

                                                                    국회의원 이 영 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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