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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 독극물 독살 의혹, 안일한 대처로 주민 혼란 지역 이미지 망쳐

  • 완도신문 wandonews@naver.com
  • 입력 2024.03.15 0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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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일 언론매체에선 지난달 19일부터 지난 1일까지 완도군 완도읍 산책로의 고양이 급식소 4곳에서 고양이 32마리가 폐사한 채로 발견된 것을 주민이 경찰에 고발함에 따라 수사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길고양이 떼죽음은 완도읍 공원 내 고양이 급식소에서 밥을 주던 일명 ‘캣맘’들에 의해 발견됐는데, 10년간 길고양이를 돌봐온 ‘캣맘’들은 고양이 토사물에 평소 주는 사료가 아닌, 돼지비계가 섞인 점 등을 들어 독극물 섭취 가능성을 주장, 이는 공중파를 비롯한 각종 매체에서 집중 보도됐다. 


난감한 상황. 언론들의 보도처럼 독극물 독살에 대한 의혹이 사실이라면, 완도에 대한 대외 이미지는 크게 추락하는 것은 불을 보듯 뻔하고, 주민들 간 의심과 불신은 더할 것이다는 점. 군이 어떻게 대응하고 있는지 알아보기 위해 군수가 어떤 지시를 내렸지, 군 관계자에게 물으니 특별한 동향이 없다는 말로 함구하는 모양새.


이번 길고양이 독극물 독살 의혹에서 중요했던 건, 고양이가 어떻게 죽었느냐였기에 주장만을 보도할 수 없었던 것. 
외지 언론이야 이슈가 되는 의혹 제기에초점을 맞추다 보니, 확인 없이 앞다퉈 보도할 수 있다. 물론 언론의 책임 안에는 사실이 아닐 때 아니라고 말할 수 있어야 언론적 자유에 더 지향되는데.  


무엇보다 길고양이의 사인이 중요했다.
경찰은 정확한 사인을 확인하기 위해 사체 2구를 농림축산검역본부에 보내 부검을 의뢰했고 이중 일부 고양이들은 고양이 범백혈구감소증 양성반응이 나왔지만 이 때문에 30여 고양이가 집단 폐사한 것으로 특정하기는 어렵다는 것이었으며 정확한 사인은 3월 7일 목요일 저녁쯤 가능할 것 같다고 했다. 또 경찰은 혹시나 배제할 수 없는 독살설 의혹에 대해서도 용의자 등을 찾기 위해 폐쇠회로(CCTV) 등을 조사하면서 주변인 탐문수사를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고양이 독살 의혹에 대한 취재와 기사 작성은 편집마감일이 겹쳐 김정호 대표가 맡아줬고 경찰서에서도 진실 보도의 중요성을 인식해 사인 결과를 최대한 앞당겨 줄 것을 검역본부에 요청했다고. 


기사는 데드라인 5분전에 도착했고, 오탈자 하나 없을만큼 깔끔했다. 김 대표의 말은 “제목은 안달았고, 논평도 안했다”고 했다. 맞다. 시의성이 필요한 경우 사실 보도는 칼럼이나 논평보다도 우위에 있다. 


다음날, 제휴된 뉴스포털 오마이뉴스에 기사를 송고하니 몇몇 언론에선 이를 참고해 사실 보도했고 대부분은 그대로. 
군 관계자에게 다시 묻기를 군수의 지시가 있었냐고 묻자, 간부회의 때 언급이 있었다고 했다. 지시가 있긴 했던 것 같다. 


거리마다 고양이 독살설을 스스로 인정하는 듯한 저러한 현수막이 걸린 걸 보니.  
그런데 본보의 문제 제기 후 슬그머니 내렸다는 것. 한심하지 않는가. 이번 괴소문에 대해 군과 의회는 주민 혼란과 불신을 방조한 반면, 완도경찰의 노고는 컸다.

 

데스크 논평/사설에 부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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