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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남대장군 모시는 달도마을 당제

  • 완도신문 wandonews@naver.com
  • 입력 2024.03.08 1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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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도군의 관문인 달도마을은 마을의 주산인 망뫼산에서 수백 년 동안 당(堂) 할머니를 모시다 지난 1980년대 초부터 호남대장군을 신체로 모시고 당제를 지내고 있다. 
호남대장군이란 이순신장군을 뜻하는 말로 달도의 당끝(달도에서 가장 서쪽으로 당이 있는 지역)에 당집을 새로 마련하고 모시고 있다.


구전에 의하면 원래 달도마을은 임진란 이후 망뫼산의 정상에 당집을 지어서 마을의 동남동녀(童男童女) 6명을 선발하여 바닷가에 있는 약정(藥井)의 물을 헌수(獻水)하며 당 할머니를 모셨다고 하나 오랜 세월이 지나는 동안 변형된 것으로 보인다.      
다만 지금도 당제 준비과정에서 제찬 준비는 반드시 약샘에서 물을 길러 사용하고 있다. 


약정의 물을 오늘날까지 고집하며 사용하는 것은 당 할머니에 대한 헌수가 아니더라도 이순신 장군과 관련되어 있는 것으로, 이순신장군이 정유년(丁酉年 1597년) 8월 20일 이진(梨津 해남군 북평면)에 선단을 이끌고 정박 할 때 토사곽란(吐瀉癨亂)으로 인사불성이 되자 주민들의 권유로 약정 샘물을 마시고 완쾌하여 몇 일 후 어란진으로 배를 몰아 같은 해 9월 16일 명량해전을 승리로 이끌었다고 난중일기(亂中日記)에 기록하고 있다.     


바닷물이 빠지면 드러나는 이 샘은 ‘망뫼산’ 땅속으로 흐르는 물이 바닷가에서 샘으로 솟아나고 있는데 염분이 적어 지금도 마시는 물로 전혀 손색이 없다.   
당집 옆으로는 산신당이 만들어져 있는데 산신당에는 망뫼산에서 당끝으로 당을 옮길 때 가져왔다는 또 다른 신체가 있다, 이 신체는 달도 주변에는 없는 돌(石)로 어딘가에서 가져오지 않았나 생각된다.   

 

달도마을 당제의 특징은 두 가지가 있는데 첫째는 제물 자체를 당주집에서 준비하지 않고 당집 앞에 만들어진 제청(祭廳)에서 마을 아주머니 중 깨끗한 한분이 준비한다는 것이다. 


물론 당주와 유사, 마을이장 등이 옆에서 도와주고 생선은 유사가 직접 구운다. 두 번째는 소지를 두 번 올리는데 처음 올릴 때는 마을의 무사안녕(無事安寧)과 풍어(豊漁)를 기원하고, 두번째는 마을주민 모두의 이름을 당주가 한명 한명 낭독하면 유사가 소지하며 복을 기원하여 준다는 것이다.


제가 끝나면 주민들의 이름이 적힌 두루마리 종이(창호지)는 당집의 처마도리 밑에 반듯이 붙인다, 3년전까지는 마을 주민들이 메구(농악)를 쳤으나 지금은 사람이 부족하여 마을 축제 형식의 당제만 모신다.
정월 보름에 진행 된 달도 당제를 화보로 엮었다.    

 

유영인  다도해해양문화연구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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