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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다리는 심지의 꽃망울이 그리움을 꽃피우고

  • 신복남 기자 sbbn2000@hanmail.net
  • 입력 2024.01.12 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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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무슨 색이 보일까. 매일 아름다운 사람을 기다리듯 아름다운 색이 보이기를 기대한다. 
무지개를 보면 마음이 그쪽으로 날아 움직인 것 같다. 밤이면 꿈에서 보이고 아침에 일어나면 새로운 세상이 펼쳐진다. 하루를 살아가면서도 곰곰이 생각하지 않으면 똑같은 날이 되고 만다. 


새롭게 무엇을 찾아내는 일이 자연스럽게 되기를 바라면서 길을 떠난다. 매일 여행할 수 있는 데에는 상상할 수 있는 세계가 있기 때문이다. 상상할 수 있는 기본은 자연이다. 여기에는 시대가 변해도 흔들림이 없다. 공정과 상식 그리고 배려는 사회 국가적 차원을 넘어 인류가 바라는 중요한 언어이다. 이 언어를 다듬기 위해 매일 습관적으로 상상력을 발휘해 본다. 아름다운 색을 발견하는 데에는 진실한 마음이다. 


보이지 않는 품성을 보기 위해서도 같은 마음일 것이다. 겨울에 꽃을 피우기 위해 동백꽃은 작년 가을부터 준비한다. 올봄에 피는 꽃들은 지금 꽃망울로 준비하고 있다. 아름다움은 준비하는 사람만의 특권이다. 꽃망울 속에 무슨 색으로 펼쳐질까. 


매년 피는 꽃이 또 내 곁으로 다가오면 무슨 노래를 불러줄까. 시간이란 선상에서 꽃과 만남은 작년과 다른 또 다른 여행이 될 것이다. 겨울의 풍경은 간소하다. 모든 계절의 이야기를 한데 모아 둔 셈이다. 추운 겨울에 나무는 스스로 세포를 단단하게 만든다. 새롭게 펼쳐질 풍경을 아름답게 하기 위해선 응축의 시간이 필요하다. 장황하게 펼쳐진 세상이 간소하게 된다. 아마 각 사람은 말을 하고 있지 않지만 타인이 봤을 땐 그 마음속의 색이 보인다. 그렇다고 미리 판단하지 않는다. 


매일 아름다운 색이 보이기를 눈을 감고 상상해 본다. 겨울에 나무들을 보면 꽃과 잎이 눈망울을 하고 있다. 아름다운 시구 하나가 잠자던 마음을 일으키고 온몸이 굳어 있을 땐 아름다운 피아노 소리가 각 영양소 잘 흐르도록 신진대사가 된다. 추운 날씨에 꽃망울이 장차 그날의 영광이 될 것이고 현재를 지탱해 주는 기다림이 된다. 아름다운 봄날을 위해 무슨 색으로 준비하고 있을까. 올봄에 무슨 색을 입고 봄나들이할까 한 사람은 아름다운 선택을 하고 있는 중이다. 


겨울에 꽃망울을 보는 사람은 누군가 그리운 마음이 있다. 오직 기다리는 심정은 촛불처럼 빛나고 있다. 오늘 아름다운 색은 내 마음속에서만 둘 것. 손님같이 금방 왔다 가더라도 오래 간직해 둘 것. 꽃을 피우기 위해 살아 움직이는 모든 꽃이 그리움으로 한데 뭉쳐있다. 어디에서 있든 기름 부은 심지처럼  기다림만은 충분하다. 아름다운 색은 가장 깨끗하다. 어느 것 하나라도 버릴 수 없는 어울림이다. 시대를 뛰어넘은 아름다운 창조는 자연에서 기본을 두고 있다. 살아 있는 모든 것을 응축하고 있는 명자꽃 꽃망울은 어떤 색으로 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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