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구만리 대붕의 일비충천, 행정 의회 언론 주민신뢰 회복해야

  • 완도신문 wandonews@naver.com
  • 입력 2024.01.12 09:22
  • 글씨크기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완도군이 신년 화두를 ‘한 번 날면 높이 날아 하늘에까지 닿아 대업을 성취한다’는 의미의 일비충천(一飛沖天)으로 정했다고 공표했다. 신우철 군수는 신년사에서 완도는 장보고 대사의 혜안처럼 바다에서 미래를 내다보며 ‘제2의 장보고 시대’로 나아가기 위한 도약의 힘찬 닻을 올리면서 완도 발전의 호기를 맞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며 “더 크고, 더 멀리 내다보며 미래 성장 기반인 해양치유산업과 해양바이오산업, 웰니스 해양관광도시 건설, 기후변화 대응, 농·수·축산업의 동반 성장과 지역 경제를 살리는 데 행정력을 집중하겠다”고 밝히며 “우리가 남긴 발자취들은 완도의 더 큰 미래를 열어 줄 것이다. 지속가능한 발전과 새 시대의 요구에 부응하기 위해 담대하게 나아가겠다”고 말했다. 


완도군의 신년 화두인 일비충천은 날개를 한 번 치면 파도가 삼천리를 치솟아 태풍이 일고, 구만리를 날아간다는 거대한 대붕(大鵬)이 일비충천(一飛沖天) 한 번 날아 올랐다하면 높은 하늘을 찌를 것이고, 불명즉이(不鳴則已) 지금은 비록 울지 않지만, 일명경인(一鳴驚人) 한 번 울음으로 온 세상을 놀라게 할 것이다라는 뜻을 담고 있다.


구만리 장천을 날고자 하는 대붕의 꿈. 
참새가 대붕을 보고 비웃는다. 
“우리는 온 힘을 다해 날아올라도 능금나무나 느릅나무에 부딪혀 떨어진다. 그런데 어찌하여 저 대붕은 겁도 없이 구만리나 솟구쳐 남쪽으로 가는 것일까?”  
그 말에 대붕이 말한다. “참새가 어찌 대붕의 뜻을 알겠는가?”


오늘날에 비유하면, 대붕이 가고자하는 곳은 더 민주적인 지방자치로서, 민주주의(民主主義)에서 민주(民主)는 대붕, 즉 주민이다. 주의(主義)는 주민을 대표하는 행정과 의회 언론 등이라 할 수 있는데, 주의(主義)가 민주(民主)를 위하지 못한다면, 바꿔 말해 주민이 신뢰할 수 없는 주의(主義)만 있다면, 그때의 민주적 지방자치는 왕정이나 귀족정보다도 못한 제도가 된다는 것. 


인간이 경험한 많은 사회 중엔 전제군주사회도 있었고, 사대부사회, 독재사회와 파시스트사회도 있었는데, 그 모든 사회에서 가장 핵심은 신뢰였다. 
신뢰가 이뤄지지 않다 보니 여러 장치를 설치하게 됐던 것이고, 지방자치에 들어와선 의회와 언론이 그러한 기능이다. 


상대방이 선의를 가지고 있다는 믿음이 확인되지 않는다면, 속지 않기 위해서 준비해야 되는 일이 너무 많다는 것. 더 비싼 비용을 치뤄야 한다는 말이기도 하다.


신 군수의 신년사와 지난 3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아쉬웠던 점은 비전은 있었지만 행정(주의 主義義)이 어떻게해서 주민의 신뢰(민주 民主)를 얻겠다는 언급이 없었다. 
행정이 제 아무리 구만리 장천을 향할 대붕을 자처하더라도 주민의 신뢰를 받지 못한다면 대붕은 날아오르기 전에 그대로 고꾸라질 수밖에 없다는 것.  대붕이라는 주민이 창천항로하기 위해 행정과 의회 그리고 언론이 주민 신뢰를 위해 일비충천하는 갑진년이 되기를 바란다. 

저작권자 © 완도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