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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하고 싶은 사람은 많아도 행복하게 사는 사람은 많지 않다

리더스칼럼

  • 완도신문 wandonews@naver.com
  • 입력 2024.01.11 1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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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대학 교수들은 2023년도 우리 사회 단면을 대변하는 사자성어로 견리망의(見利忘義)를 꼽았다. 이는 “이로움을 보자 의로움은 잊는다.”의 뜻이다. 며칠 전, 한 의원은 5선까지 할 수 있었던 몸담아 온 당을 버리고 다른 당으로 옮겨 갔다. “위원장과 만나 속 깊은 얘기를 해보니, 그분이 왼쪽이든 오른쪽이든 모두에게 정답을 찾겠다는 말이나 격차 해소를 하겠다는 게 나의 정치 철학과 비전과 맞는다.라고 하면서 현 지역구 출마를 보장받고 떠났다.

올해는 육십 간지의 41번째인 갑진년(甲辰年), 비상하는 용띠 해로 그것도 파란 용에 해당하는 청룡의 해다. 십이지 중 유일하게 상상의 동물이 바로 용이다. 예로부터 용은 물, 생명을 관장하는 신성한 영물로 성스럽게 여겨져 왔으며 길몽의 대명사로 동쪽과 새로운 시작, 젊음 그리고 성장을 의미한다. 

우리나라 왕조에서도 용은 왕 또는 왕권을 상징했다. 조선 건국의 정당성을 노래한 ‘용비어천가’는 세종의 6대조 행적을 용을 빗대 칭송한 노래이다. 용비어천가 2장에서는 “뿌리 깊은 나무는 바람에도 흔들리지 않으니 꽃도 예쁘고 열매도 많이 열리고 샘이 깊은 물은 가뭄에도 마르지 않으니 내가 되고 바다에 이르게 된다.”라고 노래한다.

우리는 용의 해를 맞이하여 어떻게든 비상하여 행복해지고 싶어 한다. 그러나 행복하고 싶은 사람은 많아도 행복하게 사는 사람은 많지 않은 요즘, 사람들은 행복을 위해서라면 무슨 일이든 마다하지 않을 것처럼 말하고 행동한다. 유교에서는 “기본으로 돌아가라(Back to the basics)”가 유교의 핵심 가치라고 한다.

가정이 화목하면 사회와 국가가 평안해지고 내면에 충실하면 외면이 저절로 드러난다는 것이 유교가 세상을 보는 눈이다. 하지만 그 가운데 이 진리를 온전히 알고 믿고 따르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어쩌면 우리는 입으로는 행복을 바란다고 말하면서 실제로는 그것으로부터 멀어지는 길을 내달리고 있는지 모른다.

  ‘만남중창단’은 세계 최초 4대 종교 성직자로 구성된 종교 어벤져스로 불린다. 네 사람의 대국민 힐링 토크는 불안한 시대에 던지는 절대불변의 행복 메시지가 되면서 4人 4色 행복대담을 모아 『종교는 달라도 인생의 고민은 같다』는 서적이 출간되었다.

이 책은 행복에 관해 이야기하면서 돈, 관계, 감정, 중독, 죽음을 세부 주제로 다루고 있다. 그들은 행복에 관한 생각을 이렇게 말한다. 박세웅 교무(원불교)는 행복은 가지지 못한 것에 대한 갈망이 아닌 가지고 있는 것에 대한 감사에서 나온다고 했다.

하성용 신부(천주교)는 지금 내 존재 자체가 행복이다. 지금의 나, 살아 숨 쉬는 나를 향한 만족과 감사야말로 행복의 시작과 끝이라고 했다. 성진 스님(불교)은 나를 괴롭히는 게 무엇인지를 정확히 알고 그것을 제거하는 것이 진정한 행복에 이르는 길이다. 

괴로움을 알고 그것을 소멸하는 것 이것이 불교에서 말하는 행복이다. 김진 목사(개신교)는 행복의 필수요소는 ‘생명의 에너지’다. 만약 우리 안의 에너지가 시기, 질투, 불안, 두려움 같은 것들로 가득하다면 삶은 불행의 연속일 것이고, 반대로 사랑, 자비, 감사, 창조의 에너지가 가득하다면 삶은 행복으로 충만하다.

삶의 시선을 바깥으로만 향하는 사람은 불행하고, 자기 내면의 상태에 관심을 기울이는 사람은 행복하다 하였다. 인간이 다른 생명과 구별할 수 있는 결정적인 것은 목표와 꿈을 가지고 산다는 것이다. 

그러나 목표와 꿈을 이루기 위해서 모든 걸 희생하면서까지 노력하는 것은 불행의 시작이다. 설령 원하는 바를 이룬다고 하더라도 말이다. 마지막 갈무리를 잘 완성 시키는 화룡점정(畵龍點睛)의 해로 올해는 모두가 건강한 방식으로 행복했으면 좋겠다.

 

김동식 시인/문화관광해설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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