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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복당 보다 더 참되고 아름다운 일은 사랑과 용서

  • 완도신문 wandonews@naver.com
  • 입력 2023.12.29 0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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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회는 행정의 자문기구가 아니다. 완도군의회 의원을 지낸 이가 9대 의회에 대해 두고 한 말이다. 참 뼈 아픈 말이기도 하다. 
지방자치 30년, 지방행정은 날이 갈수록 고도로 진화해 가고, 주민의 요구는 더욱 복잡미묘해지면서 지방의회에게 요구되는 역할은 가일층 확대돼 가는 상황인데도, 9대 의회 의원들은 행정의 부조리와 불합리한 정책, 주민의 신뢰를 잃은 행정에 대해 지적 정도의 수준을 보이고 있다는 것.  


지난해 지방자치법 개정으로 지방의회의 전문성 강화를 위한 완도군의회는 2명의 전문위원 외에도 의정지원팀을 신설, 1명의 팀장과 2명의 팀원으로 구성된 정책지원관을 두고 있다. 정책지원관 제도를 잘만 활용한다면 군의원들의 의정활동에 많은 도움을 줄 것으로 보이는데, 의원들의 수준이 워낙에 낮다보니 청룡언월도가 그야말로 불쏘시개를 밀어 넣는 비땅이 돼 버렸다. 


9대 의회 들어와 특징적인 것 중 하나는 군의회의 공식 일정이나 의원들의 활동 예정 등은 전혀 공유가 되지 않고 있다. 더불어 의회 공무원들을 보면, 어떤 사안에 대해 의장이나 의원보다도 행정과 더 긴밀하게 협의하는 모습이다. 군정질문답변에도 의원들은 미리 행정에게 질문의 요지를 누설해 전혀 긴장감 없는 모습을 보였다. 


의장 선거만 하더라도 의회 관계자가 지침상의 이유를 들어 언론의 방청을 불허하며 통제했다. 물론 의회의 지침이 중요한 문제이긴 하나 대한민국 헌법 제21조에 녹아 있는 국민의 핵심적인 권리 중 하나이자 민주주의를 올바르게 작동시키는 도구이기도 한 국민의 알권리를 침해했다는 점은 간과됐다. 완도군의 법이 제정되는 신성한 본회의장을 비공개로 돌려 버린 몰상식한 처사에 대해 인사권을 가진 의장으로서 제대로 된 문책조차 없었다는 것. 


또 정치인들이 두패로 나눠지면, 그를 지지하는 자들 또한 갈등과 분열로 이어져 결국 지역사회를 분열로 만드는 장본인이 되고 있는데도 부끄러움을 모르는 행태.
지금 의원들이 보여주고 있는 행태는 의회 차원에서 일어나는 일로, 이는 모두 의장이 최종 책임을 가져야 한다는 것.


물론 의장선거 과정에서 동료 의원을 보호하기 위해 행했던 행동 때문에 민주당 제명이라는 낙인을 받았을 수 있겠다. 
그렇다할지라도 국회만 보더라도 진보나 보수 출신의 의장일지라도 중도의 모습이다. 딴 곳으로 갈 것도 없다. 신우철 군수를 보면, 지난 지방선거에서 강력한 흔들기 때문에 보복심이 들만도 했지만, 당선자 모임을 같이하면서 주민 대표로서의 당당한 모습을 보여줬다. 


지금 대한민국의 사회를 보면 이데올로기 및 좌우 갈등이 점점 심해지고 있다. 가족 안에서 부모와 자식이 싸우고, 부부끼리 싸우고, 친구 사이에도 갈등이 벌어지고 있는데 용서와 화해, 조화는 뒷전이다. 가장 아름다운 복수는 원수를 갚는 게 아닌 자신을 해한 원수에게 사랑과 용서를 베푸는 것. 
이것이 주민의 대표로서 민주당 복당보다도 더 참되고 아름다운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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