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행사의 질과 의미 퇴색시키는 패거리 문화, 지도자들 성찰해야

  • 완도신문 wandonews@naver.com
  • 입력 2023.10.13 10:18
  • 글씨크기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지난 10일 서울 효창운동장에서는 재경 17만 향우들의 한마음 축제가 열려 화합의 장이 펼쳐졌다. 


이날 행사에서 눈에 띄었던 건, 내년 4월 총선 출마예정자와 다음 지방선거에 나설 잠룡들이 대거 참석했는데, 이들의 참석은 과거 여느 행사와 다름이 없었으나, 몇몇은 그동안 볼 수 없었던 패거리 정치를 보이면서 행사의 의미와 질을 떨어뜨렸다는 것.  


의당, 지도자라면 도농교류의 의미가 깊은 향우회 참석이 당연해 보이지만, 긴 축사와 볼썽사나운 패거리 의전은 오히려 행사의 가치와 의전의 품격을 떨어뜨리는 몰상식한 모습으로 깊이 성찰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지역사회의 각종 행사를 보더라도 내빈 소개와 다수의 축사, 단상에 오른 축사자들은 몇 번이고, 국회의원과 군수 각급기관장의 이름을 불러주면서 기념식의 절반에 해당하는 시간을 빼앗으며 행사에 대한 피로감을 높이고 있다.


이는 행정이 보여 준 병폐를 답습하고 있기 때문인데, 철저한 행사계획에 대한 수립과 사전점검을 통해 품격 있고 검소한 행사를 조성해 더 이상 행사를 위한 행사가 아닌 군민이 만족하는, 목적에 맞는 행사문화를 만들지 못하고 있기 때문.


정치와 행정은 만인에 대해 시작부터 끝을 보여주는 일이다. 그래서 좋은 정치와 행정은 진실과 진심을 보여주는 것이고, 나쁜 정치와 행정은 욕구와 욕망을 보여주는 것. 군수 또한 수많은 참모들을 데리고 다닐 필요가 없다. 비서실 직원과 의전과장이나 아니면 선임 4급 서기관만을 대동해 주민과 향우를 만나야 훨씬 깔끔하고 수준 높은 의전이다.


본인들이야 낯 부끄러운 줄 모르겠지만 그 모습은 마치 두목을 따르는 졸개들 이하도 이상도 아니다. 


줄서기의 사전적 의미를 보면 권력이 있는 사람이나 기관 등에 붙어 친분을 맺는 것으로 그저 순서대로 서 있는 상태 쯤이 아닌 이득을 고려하여 권력에 아첨하는 것으로 되어 있다. 이는 출마예정자의 정책팀에서 최우선적으로 고민해야 할 부분이다.
물론 줄서기 자체는 배척의 대상이 아니다. 공정한 기회와 정당성이 있기 때문이다. 발품 파는 줄서기는 아름답게 보인다. 하지만 권력자에게 아첨하는 줄서기는 결국 사회와 국가를 병들게 할 뿐.


특히 선출직 공직자란 주민이 준 하나의 계급이다. 군민에게 부여받은 그 계급을 가지고 더 높은 계급 앞에 줄을 선다는 건 주민을 우롱하고 기만하는 처사.
꿈을 이루려면 능력과 덕을 키우는 데는 오랜기간과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 반면에 줄서기를 한다면 훨씬 수월하게 목적을 이룰 수는 있지만 견고하지가 못하다.


권력자에게 줄을 서는 것이 아니라, 국민의 선택을 받기 위해 줄을 서야한다.

 
지난 11일 치러진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에서 진교훈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당선됐다. 이는 민주당의 승리가 아니다. 국민을 무시하면 어떻게 되는가를 잘 보여준 선거였다. 정치 금언, 머리 치켜 세우지 말라.

저작권자 © 완도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