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쑥스럽지만, 사랑했던 순간들 사라질까요?

뉴스 후,

  • 완도신문 wandonews@naver.com
  • 입력 2023.09.22 09:36
  • 글씨크기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지난호, 뉴스 後. 가까이 하기엔 너무 먼 당신에 소개된 완도호랑나무가로수길을 기획한 군청 산림휴양과의 서현선 님의 한 남자, 박준영 님.
18일 점심시간이 끝나갈 쯤, 전화기를 통해 들려오는 목소리. 단단하지만 부드럽고 겸손하지만 나약함이 없는 음성. 그래서 좌충우돌(폭팔적인 에너지란 그 감정선에서 나오는 것이라 처음엔 모호함 때문에 최후의 확신으로 가기 위해선 좌충우돌할 수밖에 없는)의 현선 님이 많이 의지할 것 같았다. 
보도 후, 아내가 술상 차려 놔!에 군말없이 술상을 차려낸 박준영 님을 두고 갑론을박이 있었다. 
“아니, 완도 남자 망신 누가 시키고 있는데”부터 심하게는 “에라~ 이 쪼*!” 소수의견으로는 아내를 존중하는 남자라는 평도. 물었더니, 후자였다. 요리를 잘하냐는 물음에 가벼운 웃음과 함께 분당의 수도통합병원에서 취사병이었다고. 같이 직장 생활을 하다 바쁜 것 같으면 식사를 준비해 현선 님을 기다린다고 했다.
조은정 팀장이 말하길, 늦은 밤 준영 씨가 수박을 자를 때 마치 자신의 가슴을 칼로 저미는 것 같았다고. 
그 말에 준영 씨는 아이(옆 사진 박승우 군. 그때 승우 군이 잠 못잔 값을 요구하 듯 준영 씨는 사진 한 장을 건네면서 게재 요청)가 잘 시간인데, 깨버려서 그랬을 것이다고 했다. 당시 술상으로는 과일과 마른 안주 쥐포 아귀포 등 집에 있던 걸로 준비했고 마요네즈 양념을 곁들여줬다고 했다. 
부모님을 이른 나이에 여의웠다고. 어머니는 장애를 가지고 계셔서 준영 씨를 정말 힘들게 키워냈다고 했고, 어릴 때부터 가족의 중요성을 크게 느껴왔다고 했다.
준영 씨는 사랑을 못 받고 자랐다고 했지만, 사랑이 무엇인지 아는 것 같았다.
서로가 직장 생활을 하기에 서로를 더 존중하는 것.
회식은 사실, 예로부터 전해오는 한민족의  전통을 따른 것으로 갈등과 앙금을 화해시키는 미덕으로써 구성원들이 일체성으로 가기 위한 뒷풀이 문화인데, 준영 씨 또한 회식을 일의 연장선상으로 보고 아내와 직원들을 적극 지원해주고 싶었던 마음이었다고.
그래서 직원들이 온다면 좋다고 했다. 낭독은 낭랑한 목소리로 김숙자 대리가 헌정했다는데 장난기가 발동했겠지만, 박준영 서현선 부부의 다정도 병인양에 대한 뿌듯함이 아니었을까. 준영 씨는 노화 석중리 출신으로  큰 아버지와 큰 어머니가 그곳에 있다고 했다. 
자신의 여자를 울린 박은재 과장이 밉지 않더냐?고 했더니, 그때 현선 씨가 울기도 참 많이 울었다고. 
"그때마다 더 배워라. 이런 과장님이 어디 있느냐?"
맞다. 내가 견딜 수 있는 힘은 내가 겪은 고통에 정비례하니까. 현선 씨가 군청 소속이니 신우철 군수에게 바라는 점이 있다면 말해달라고 하니, 그 당당하던 남자가 "아, 그걸 어떻게 말해요?"
아니, 가장 귀한 것은 누구 앞에서다로 말할 수 있지 않겠냐니, 준영 씨는 "군수님 앞이라 쑥스럽지만, 우리가 사라진다할지라도 우리가 사랑했던 순간순간은 하나도 지워지지 않을겁니다"
"현선이를 죽을만큼 사랑합니다"
찰나의 순간 혜성처럼 나타나 단 한 번 심장을 스쳐가는 별빛은 영원으로 남는다는 것.
이러면 해피엔딩. 이야기가 여기서 끝났으면 했다. 또 끝나야 맞고(이번 주가 창간특집 마지막이기도). 더하여 산림휴양과의 이야기가 너무 많이 나온다는 질투의 시선, 실제도 항의를 받았고. 그걸 인정하는 조은정 팀장은 가까이하기엔 너무 먼 당신 박은재 산림휴양과장에 대해 마음의 소리를 듣지 않는다며 혹할 이야기를 했다.
아니, 박 과장은 이미 서현선 주무관과 친구이자 사제, 부모자식 간 공진공명을 나눴는데, 조 시인(시인의 감성으로 종종 완도신문에 글을 보내와 칭함)의 이 말은 또 무슨 소리? 조 시인에게 들었던 말은 지난 18일 노화로 가는 배안에서 신우철 군수에게 전해줬다.
박은재 과장이 부서 회식 때, 저녁 8시가 되기 전, 신데렐라는 유리구두 한짝을 남기고 사라지지만 그는 거의 눈을 밟아도 발자국이 남지 않는 전설의 답설무흔의 경공술로 홀연히 사라진다고. 근데 군수와의 자리는 끝까지 고수한다며 직원들의 불만이 크다고.
조 시인의 말은 "모름지기 마음의 소리란 술이 어느 정도 들어가 취기가 도는 8시부터인데, 그때부터 진짜 마음이 나오는 건데..."
여기까지 이야기를 했을 때 술이란 말에 귀가 번쩍 뜨였던지, 동승해 있던 한희석 실장은 생뚱맞게 여자 주신은 L 팀장이고, 남자 주신은 C 과장과 Y 과장이 호각세라는 둥. 그 이야기까지 담게 되면 정말 배가 산으로 갈 것 같은데, 물론 산림휴양과니까 배가 산으로 가는 것도 호재라 여길 터.
여튼 조 시인이 그날 저녁 회식이라면서 "보!것!써!" 
박 과장이 어찌했는지는 기회가 있을 지 모르겠지만 그때 이야기하는 것으로하고 이것으로 마친다.

 

 

저작권자 © 완도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