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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에서 神이 된 남자 죽음의 항로를 삶의 항로로

청해진 설진 1200주년을 맞아 장보고의 발자취를 따라 2

  • 완도신문 wandonews@naver.com
  • 입력 2023.09.15 11:47
  • 수정 2023.09.15 1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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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에서 해상왕 장보고(張保皐'?~846)는 신(神)이 된 지 오래였다. 9세기쯤부터 전국 곳곳의 절과 신사에서 신라명신(新羅明神)이라는 이름으로 받들어 모시는 신으로 숭앙받고 있다. 당시 일본은 항해술이 미비해 중국행은 '죽음으로 가는 행로'라는 인식이 널리 퍼져 있었다. 바닷길을 장악한 장보고와 신라인들의 도움을 받는 것은 지극히 당연했다.

 

컬럼리스트 주> 오는 2028년은 해상왕 장보고대사가 청해진을 설치한지 1200주년을 맞는 해이다. 이제 우리는 해상왕 장보고대사의 후예로서  진취적 기상을 드높이고 박애주의 펼쳤던 대사의 숭고한 정신을 이어받아 청해진설치 1200주년에 걸 맞는 행사를 추진함은 물론 대사의 높은 뜻을 기리기 위해 국내외의 유적지 몇 곳을 소개한다.   

장보고 대사에 관한 최초 기록은 당나라 시인 두목.
그는 장보고를 직접 만나지 못했으면서도 자신의 저서인 ’번천문집‘에 특별히 ’장보고 정년‘편을 집필하였다. 만나지는 못했지만, 장보고가 당나라에 있을 때나 신라로 돌아와 청해진을 설진하였을 때 그의 창의적이고 도전적인 활동에 대하여 너무 잘 알고 있었다.
’번천문집‘을 보면 재당 시절 장보고와 정년의 사이가 좋지 않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정년이 당나라에서 무령군중소장을 그만두고 유량 걸식하다 장보고에게 몸을 의탁하고자 고향으로 돌아와 청해진을 찾았다. 이때 정년을 너그럽게 받아들이는 포용력에 감복하여, 당나라의 대장군 곽분양과 이임회에 비교하면서 “나라의 우환을 걱정하는 이로 진의 기해가 있고 당에 곽분양과 장보고가 있는데 어찌 동이에 사람이 없다 할 것인가?” 하면서 자신의 저서인 ’번천문집‘ 권 6에 별도로 ’장보고 정년‘편을 집필하였다.
두목이 말하는 진나라의 기해라는 인물은 우리 정치인들이 배워야 할 중요한 인물이다.
“기해천수(祁奚薦讐)” 이 말은 기해가 원수(怨讐)를 공직에 추천했다는 의미다. 기해(祁奚)는 사람 이름이다. 사마천 '사기'(史記)의 진세가(晉世家) 편에 나오는 일화에서 유래한 고사성어다. 인재를 추천하는데 있어 사감이나 친소관계를 떠나 공평무사하게 그 자리에 최적의 인물을 추천한다는 의미로 쓰인다. 인재를 추천할 때 새겨야 할 격언으로 자주 인용된다.
다음은 장보고 대사의 해외 유적지 탐방을 살펴보자.

□ 적산법화원(赤山法華院 중국 산동성 영성시 석도진)
적산 법화원은 장보고대사가 당나라에서 신라인들을 위해 설립한 사찰이다. 이곳에는 30여명의 승려와 년수(年收) 500석의 곡식을 추수하는 광전(廣田)을 가지고 있었다. 대사는 이곳 법화원을 중심으로 신라인들을 규합하였으며 일본의 승려 엔닌은 중국에서 10년간의 구도 생활중 이곳에 3번 들러 공험(公驗)을 얻고 회창법란(回創法亂) 때는 불경과 불구를 맡기고 목숨을 구하기도 하였으며 일본으로 귀국 할 때는 이곳에서 배를 구하고 신라인들의 도움으로 귀국하였다. 

□ 장보고대사 기념탑(張保皐大使 紀念塔 중국 산동성 영성시 석도진)
장보고대사 기념탑은 우리나라의 기업인과 학자등이 대사의 위대한 업적을 기리기 위해 석도만(石島彎)이 한눈에 바라다 보이는 법화원의 산등성이에 세웠다. 

□ 장보고대사 기념비(張保皐大使 紀念碑 일본 교토부 비적산 연력사 경내)
연력사(延歷寺 엔랴쿠지)는 일본 천태종(天台宗)의 총 본산으로 원인(圓仁 엔닌)이 당(唐)에서 10년간 불법을 구하고 장보고선단의 도움으로 귀국 후 일본 천태종의 3대 좌주(座主)로 등극하여 입적하였던 곳이다. 완도군은 대사의 업적을 기리기 위해 동사(東寺) 문주루(文珠樓)옆에 장보고대사 기념비를 세웠다. 일본에서 장보고 대사는 신(神)이 된 지 오래였다. 9세기쯤부터 전국 곳곳의 절과 신사에서 신라명신(新羅明神)이라는 이름으로 받들어 모시는 신으로 숭앙받고 있다. 원래 신라명신은 신라에서 건너온 도래인들이 모시던 토착 신이었다. 그러다 장보고의 위명이 널리 퍼지고 그에게 도움을 받은 일본의 유력인사들이 늘어나면서 토착 신과 일체화된 것이다.

□ 적산선원(赤山禪院 일본 교토부)
적산선원(赤山禪院)은 엔닌승의 제자들이 스승의 높은 뜻을 기리고자 세운 선원(禪院)으로 연력사가 있는 비적산(比蹟山) 남쪽의 기슭에 있다. 이곳 오마모리(あ 嚴修)에는 한국인의 관복을 입은 신라인을 모신 그림이 그려져 있다.

□ 박다항(博多 港 하카타 항, 일본 규슈 후쿠오카 시)
하카다(博多 현 후쿠오카)항은 장보고대사의 선단(船團)이 다자이후(太帝府)와 공· 사무역을 행할 때 선단이 머물렀던 곳으로 오늘날의 후쿠오카(福堈) 항이다. 이곳 사람들은 지금도 하카다(博多)란 말을 사용한다.

□ 태제부 정청 터(太帝府 政廳 址 다자이후 정청 지, 일본 후쿠오카현 다자이후 시)
태제부(다자이후)는 당과 신라의 무역사 및 관리들이 공· 사 무역을 하였던 곳으로 7C~12C 큐슈지역을 관장하였던 행정관청터이다. 장보고 선단은 이곳 태제부를 중심으로 일본과 무역이 이루어 졌다. 
□ 고로칸(鴻壚館 홍로관, 일본 규슈 후쿠오카시)
홍로관(고로칸)은 해상왕 장보고선단이 무역을 하였던 곳이다. 지금의 영빈관에 해당하는 곳으로 무역선단이 하카다항에 입항 경우 이곳에서 머물며 태제부의 승인을 얻어 공(사)무역이 이루어 졌다. 전시관에는 발굴 출토 된 신라의 토기와 중국의 자기 페르시아산 각종 물품등이 전시되어 있다.

 


 다도해해양문화연구원 유영인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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