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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정의 신뢰란 군민이면 절벽 끝일지라도 붙잡아 준다는 믿음

  • 완도신문 wandonews@naver.com
  • 입력 2023.09.01 0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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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도군이 경기 침체와 전복 가격 하락 등으로 인해 어려움을 겪고 있는 전복 생산 어가를 돕기 위해 릴레이 챌린지와 전복 소비 운동 등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군은 먼저 군청, 군의회 및 각 기관·사회단체와 향우회 등이 참여하는 「완도 수산물 소비 촉진 릴레이 챌린지」를 전개하고 챌린지는 신우철 군수를 시작으로 허궁희 완도군의회 의장이 이어받아 완도 수산물의 안전성과 우수성을 강조하며 소비 촉진 분위기를 조성해 나갈 계획이다고.


여기에 군민 동참 119 프로젝트도 진행하는데, ‘1’가구당 전복 ‘1’kg를 ‘9’회 구입하도록 독려하여 가격 하락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전복 어가에 힘을 실어주고 군민이 함께 위기를 극복해 나가자는 의미를 담겠다고. 


신우철 군수가 몇 주전부터 간부회의에서 전복 문제에 대해 능동적인 대처를 주문했다는 말이 들려오는 시점에서 군의  이러한 움직임이 있다는 건, 환영하는 바다. 

하지만 어가에게 가장 필요한 시점을 놓쳤다는 점, 주민이 아닌, 그렇다고 혈세를 보조받고 있는 민간사회단체도 아닌, 지자체 최고 수장인 군수가 움직여야 이나마 된다는 것이 아쉬운 대목. 일각에선 "전복 문제를 왜 공무원이 떠맡아야 해? 잘나갈 땐 자기들 좋은 차에 좋은 옷 다입고 다니면서, 어려울 땐 왜 행정 탓을 해" 이렇게 반문할 수 있겠으나, 그것이 다는 아니다.


돈이 있으면 어떤 형태로든 쓰게 돼 있고, 타지로 유출되는 경우도 있겠지만 돌고 돌아 지역상권 활성화에 역할을 하게 돼 있다. 또 지역의 아픔에 대해 완도라는 이름으로 함께한다는 것. 행정과 지도자의 몫은 이것으로써, 이것이 되지 못했다는 건 행정과 의회, 그리고 언론이 지방자치를 건강하게 키워내지 못했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완도사회가 건강한 지방자치였다면, 주민들이 자발적으로 나서게 돼 있다. 건강한 지방자치는 대의민주주의가 주민이 직접 참여하는 민주주의의 방향성으로써, 주민의 참여가 활발하다. 물론 군청 각 산하단체의 회원들이 참여해 지방자치를 하고 있지 않느냐고 물을 순 있겠지만, 현실을 보면 자발적인 움직임이 전혀 없지 않는가! 


자발적이었다면 이미 전국 각 자치단체 소속 협회들과 충분한 연대와 소통으로 지역 실정을 알렸을 것이니까. 일본 오염수 방류로 인해 가장 피해를 보는 곳이 완도인데, 행정의 쉬쉬에 민간은 조용하지 않는가. 결국 군정이 수직화가 돼 있고 사회단체도 행정의 필요에 의해 운영된다는 말이겠다. 


실질적으로 전복어가가 모두 회생과 파산신청을 하는 건, 아니다. 잘나가는 어가는 여전히 잘 나간다. 반면 어려운 어가는 생존권을 잃을만큼 격차가 커졌다는 것. 이것을 좁히는 것이 권한과 책임을 가지는 이들이 할 일. 이것을 할 수 없다면 행정의 신뢰는 확보될 수 없다.

군민이 붙잡고 싶은 것이 그런 신뢰의 손이다.

 

그 손이란 익사 직전에 선악을 가려 누군가의 손은 잡아주고 누군가의 손은 놓아버리는 것이 아니라 완도군민이면 절벽 끝일지라도 붙잡아 준다는 믿음. 그 믿음이란 형식이 아닌 내 손에서 빠져나갈 때까지 최선을 다해 마지막까지 붙잡아 주는 그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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