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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니들“우리 읍장님, 오전 버스 배차 간격 좀 좁혀줘

버스에서 만난 사람들
이정국 금일읍장

  • 완도신문 wandonews@naver.com
  • 입력 2023.08.10 1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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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일 불볕 더위가 기승을 부리고 있는 8월에 첫 날 뉴스나 언론 매체에서는 폭염 피해 예방관련 뉴스가 지속적으로 방송되고 있다.


우리지역의 어르신 등 폭염 취약계층에 대한 걱정이 더해지고 있는 이 시점에 정계창 소안면장의 추천으로 ‘어르신들과 가장 가까운 곳에서 그 들의 애로사항을 들을 수 있는 기회가 생겼다.


여러 차례의 주민과의 대화를 진행하고 경험도 해봤지만 이번만큼 설레지는 않았다.
우리 금일읍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노령층 그 중에서도 가장 소박한  어머니 아버지를 직접 만나 얘기를 할 수 있다는 생각에서였다. 버스 정류장이 가까워지니 어르신들이 삼삼오오 모여 마을버스를 기다리며 어르신들의 일상을 얘기하고 있는 모습이 보였다.


어머니 이렇게 일찍 어딜 가요? 라고 인사를 드리고 어르신들 사이로 다가갔다.
한 어르신이 "오메, 읍장 아니요? 아침부터 뭔일이당가, 아침은 먹었어?" 라고 반갑게 맞아 주셨다.


버스를 기다리는 동안 어르신들의 자녀 이야기 우리 이웃들의 이야기로 한결 가까워졌다. 저 멀리 마을버스가 보인다. 금일읍 행선지가 적혀있는 작은 크기의 버스는 어느 때보다 정겨워 보였다. 버스 요금은 천원이었다.


버스에 올라서니 어르신들이 단번에 저를 알아보고 ‘날도 더운데 뭐할라고 고생스럽게 버스를 타고가? 승용차 타고 출근하지 ’ 라며 반가움과 걱정을 표했다. 
 ‘아버지 어머니가 타고 다니는 차가 좋은지, 나쁜지, 요즘 날도 더운데 불편한 것은 없는지 알아보려고 나왔습니다.’라고 답하며 자연스럽게 대화를 이어갔다.


‘어르신들 요즘 너무 덥죠? 뭐 힘든거는 없소?’ ‘젊은 저도 요즘 잠을 못자게 더워요!’하며 넉살을 부렸다. 
"아들 같은 읍장이 오니까 이런 것도 물어보고 너무 든든하고 좋으네"라며 너털 웃음을 지으며 불편사항을 하나 둘 꺼내셨다.

가장 많은 불편사항은 ‘오전 시간 버스 배차 간격을 좁혀주라’는 것이었다.
아침에는 일보러 나가는 사람이 많아서 버스가 붐비고, 자리가 없으면 다음차를 기다려야 되는데 더운 날에는 마땅한 정류장이 없어 기다리는게 쉽지않다는 것이었다.
또한 오전 버스 한 대를 놓치면 언제 올지도 모르는 버스를 해 가림막 하나 없는 열악한 버스정류장에서 기다려야하는 것도 문제였다.


어르신들의 불편함에 대해 ‘승객이 많아 붐비는 오전 시간대에는 운행차수를 늘려 불편함이 없도록 건의하겠다.’라고 답했다.
이와 더불어 병원진료를 보거나 물건을 사신 후에 버스를 기다릴만한 실내공간을 마련하겠다고“ 굳게 약속했다.


이를 위해 지역개발과 근무시절부터 “감목지구 도시재생 뉴딜사업”으로 지역주민의 주거환경개선과 해빔센터내에 해조류 특산품 판매장, 족욕시설, 노인쉼터 등의 주민문화 활동 공간을 마련하여 금일읍 지역주민들을 위한 도시재생 활성화 계획을 구상하고 있었다.


더불어 주민자치위원회 등 사회단체들의 재능기부로 금일읍 어르신들을 위한 레크레이션, 노인프로그램을 운영할 계획이다.


마지막으로 고향 발전을 위해 주민들의 목소리를 직접 듣고 현안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금일읍 주민과의 대화’를 운영하고 있으니 언제든지 편안하게 읍장을 찾아달라고 당부하며 어르신들과 인사를 나눴다. 


처음 고향 읍장으로 발령을 받고 ‘공직을 마무리하는 단계에서 고향을 위해 뭘 할 수 있을까?’라고 매일 매일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지는데, 그 답으로 “저를 있게하고 저를 이 자리까지 올 수 있게 도와준 금일읍 주민들의 고마움을 몇 배의 감동으로 되돌려 주자“고 스스로에게 약속했다.


다음 탑승자는 청산면 고철휴 면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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