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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를 떠올릴 땐 실력 보다 그 태도의 말을 기억한다

2023년도 완도군청 상반기 적극행정 우수 공무원 김기수 주무관

  • 김형진 기자 94332564@hanmail.net
  • 입력 2023.07.20 15:08
  • 수정 2023.07.21 0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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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히들 목표를 세우는 건, 답을 찾아가기 위해서라고 하는데, 답보다 더 중요한 건 답을 찾는 시간 속 몰입이고, 그 보다 더 중요한 건 답을 찾는 과정에서 주어지는 나의 성장이다.


그래서 나의 성장이란 실패냐? 성공이냐 보다 더 중요한 문제가 되는 거라서, 그래서 지금 이 순간이란 정성과 집중을 다해 혼을 쏟아낸 정신으로 임하는가다.
그러면 분명 성장하게 되는 것이고, 성장하게 되면 지금 내가 이해할 수 없었던 많은 문제들이 풀린다. 


성장하려는 그 자세와 마음가짐이 태도인 것이고, 그래서 누군가를 떠올릴 때 실력이 아닌 태도의 말들을 기억하게 된다는 것. 우리는 서로의 진심을 모른다. 다만 그 태도를 읽을 뿐이기에 인간관계란 결국 태도로써 결정되며, 태도를 조금만 바꿔도 큰 힘 들이지 않고 인간관계를 편하게 할 수 있다는 것.


지난 4월께인가. 긴 가뭄으로 고통 받고 있는 섬지역 주민들을 위해 군부대의 도움을 받기 위해 군 관계자와 함께 장보고대대를 동행 취재를 하게 됐을 때, 옆에서 하는 말을 가만히 듣고 있자니, 싹싹하기가 이를데 없이 친절하였고, 요목조목 설명하기는 이를데 없이 신선했다. 붙임성 있는 억양의 말투에 서글서글한 눈매, 경쾌함이 가득 담긴 말씨에다, 천진난만한 미소까지 형식과 서열을 중시하는 공직사회에 이런 공무원도 있구나 싶었다.


선임 팀장을 두고 청내엔 있지도 않은 직함인 "부과장"이라고 소개하는데, 또 따지고 보면 틀린 말도 아니라서. 공무원 특유의 엘리트 의식도 안보였고, 목표한 것에 이르기 위한 탁월한 실전 감각이 돋보였다. 


그런가 싶었는데, 지난 23일 완도군의 보도자료에는 ‘적극 행정 심사 위원회’를 개최하고 2023년도 상반기 적극 행정 우수 공무원 3명을 선발했다고.

최종 심사 결과, 환경수질관리과 김기수 주무관 외 2명이 선정됐다는 보도자료였는데, 환경수질관리과 김기수 주무관은 1973년 관측 이래 최저의 강우량과 완도 지역 가뭄 경보 ‘경계’ 발령으로 수자원이 부족한 상황에서 미사용 취수관을 활용해 예산 절감 및 공기 단축, 해수 담수화 설치로 도서 지역에 식수를 공급하는 데 기여했다는 평가다.

 

김기수 주무관. 현재 완도군청 환경수질관리과에 근무하고 있다. 30대 중반쯤으로 보였는데, 사진을 보니 옆머리에 흰머리가 보일만큼 불혹을 훨씬 넘어 지천명이 가까운 48세란다.


23년 7월 이전엔 가뭄대책, 도서식수원 개발사업 업무를 담당했고, 23년 7월 이후엔 농어촌마을 하수도 정비사업, 하수도 소규모사업 등을 담당하고 있다고.


김기수 주무관은 20년 이상 토목 건설회사에서 근무를 하면서 도로, 상하수도, 철도 및 지하철, 항만 등 사회기반시설을 시공하면서 많은 경험과 지식을 쌓았다고 했다.
그때마다 수많은 민원인들을 만나 갈등 상황에 대해 협의하면서 해결 방안을 모색해 현장에 적용했고, 이 경험을 토대로 공직에 있으면 주민을 위한 행정을 잘할 수 있겠다는 자신감을 가지고 있었다고. 


그렇게 막연하게 공무원을 꿈꾸다가 경력채용 기회가 있어 완도군에 지원하게 되었으며 ’21년 입사, 보길면사무소에 근무하다가 ’22년 상수도팀에 근무하게 되었다고. 어려서 시골에서 할머니와 할아버지를 모시고 유년 시절을 보냈기에 어르신들에 대한 친밀감과 공경심이 높아 가뭄 재난에도 이런 경험을 바탕으로 가뭄 대책과 민원에 대해 적극 대처할 수 있었단다.


어렸웠던 순간에 대해 김기수 주무관은 "금번 완도는 강우량이 22년 4월에서 23년 3월까지 연평균 대비 53%로 1973년 관측 이래 50년의 최악의 가뭄 재난으로 가뭄경보 경계가 발령되었고, 용수공급 가능일이 정상급수를 시행하였을 시 10일 밖에 안 되는 수원지가 있을 정도로 긴박한 상황이었다"고.


"제한급수를 최대 1일급수 6일단수까지 시행했을 때, 주민들이 너무나 큰 고통을 겪고 있는데도 곧바로 해결이 안돼 힘들어 하는 모습을 보았을 때, 일선에서 어르신들을 직접 만나며 그들의 심정이 느껴지니 마음 또한 몹시 불편하고 괜스레 침울해졌다"고. 


"낮에는 급수차량과 공사현장을 점검하고 밤에는 밀린 행정 업무 처리를 하며 1년 반 동안 몸은 힘들었지만, 지금은 위기이고 재난상황이니 조금만 더 힘내자며 스스로에게 다짐하며 버티었는데, 환경수질관리과 전 직원들의 고초가 그 만큼 컸다"고 했다.


기뻤던 순간에 대해 김 주무관은 "가뭄에 비상급수 대책을 세워 진행하였는데 결과가 좋아 주민들에게 비상용수를 성공적으로 공급하였을 때였습니다" 


"완도의 경우 256개의 섬으로 이뤄져 있다보니, 상황과 환경이 제각기 달라 애를 먹었는데, 특히 노화 광산 지하수에 대한 불순물이 있다는 선입견이 있어 지속적으로 수질검사를 실시하고, 수질 전문가와의 간담회를 통해 주민공청회를 개최하여 불신을 해소하며 그렇게 대체 수원지를 확보하였습니다" 


또 "급수차와 철부선에 광역상수도 및 광산 지하수 등을 동원해 비상공급하면서 생활용수 공급 중단을 막았을 때"  "보길면 도로에 폐쇄된 기존관을 현장조사를 통해 지하수 저류조 취수관로로 사용하여 13억원의 예산도 절약하고 공기 또한 단축하였을 때"  "제 경험이 도움이 되었구나하는 생각에 큰 기쁨과 보람을 느꼈습니다. 주민분들이 고생했다고 고맙다고 말씀을 전해 주실 때, 공무원 하길 잘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고마웠던 사람에 대해 김 주무관은 이번 가뭄에 자신보다도 몸담고 있는 환경수질관리과 과장 이하 직원들의 고생이 너무 많았고, 전 직원이 합심하여 내일처럼 도와주며 응원해줬을 때, 공무원이 되기 전 많은 조직을 경험하여 보았지만 이렇게 단합이 잘되고 구성원을 배려하는 조직은 환경수질관리과가 최고인 것 같다고. 


"아프리카 속담에 빨리 가려면 혼자가고 멀리 가려면 함께 가라고 합니다. 함께 의지하고 도우며 주위 사람들과 조화를 이룰 때 저 혼자 이룰 수 없는 것들이 가능해지는 것 같습니다. 이렇게 조직이 훌륭하게 구성된 덕분에 가뭄대책을 수월하게 진행할 수 있었습니다" 


김기수 주무관은 "제가 완도군 공무원이 된 지 2년 5개월이 되었습니다." 
"늦은 나이에 공무원을 시작했음에도 불구하고 주변 공무원 선후배 분들이 도와주시고 보살펴 주셔서 완도에서 수월하게 공직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수많은 현장을 다니며 다양하게 겪어봤지만 완도는 거리가 먼만큼 바다처럼 정이 넘치는 곳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앞으로 남은 재직 기간 완도를 고향으로 여기며 군민을 위하여 최선을 다하도록 하겠습니다"  

 

 

위남환 환경수질관리 과장(아래 사진 좌측)은 "김기수 주무관을 보면 업무 전반에 임하는 태도는 자발적으로, 민원인에게는사랑으로, 일은 성실하게, 관계는 정직하게, 사안은 공정하게, 자신에게 주어진 현재를 어떤 태도로 살아가는 지를 잘 보여주고 있다"고 했다.


또 "내가 상대에게 원하는 만큼의 관심을 돌려받지 못했을 때 무시당하고 있다고 느끼는 속상함이 크다. 민원인들이 공무원들에게 느끼는 감정인데, 그러한 감정까지 잘 보듬어 공무를 수행하는 김기수 주무관이 참 자랑스럽다"며 적극행정 공무원에 대한 추천 이유를 전했다.


나의 삶에 있어 단 하나의 감정, 단 하나의 존재, 단 하나의 얼굴을 위하여 그 외의 것들은 모두 버린다.


그것은 주민. 
나는 생각한다.  
나의 열정은 주민을 위한 단 하나라는 것을.   
그것이 나를 지키고 모두를 지키는 길임을.


그 길을 막는 장애물이야 말로 타오르는 불길에 불길을 더하는 장작이 돼 지금 이순간을 산다는 걸, 김 주무관이 잘 보여주고 있는 듯하다. 


적극행정이란 설령 법규를 어겼을 지라도 변호될 수 있다. 법규 이상의 가치, 주민을 보호하는 일, 그것이 공무원의 최종 목적이고 목표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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