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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단 한 번의 인연으로 만나 詩처럼 사랑하였기를

제52회 완도군민의날 명예군민 위촉 전복먹으러 갈래? 영탁 가수

  • 김형진 기자 94332564@hanmail.net
  • 입력 2023.06.22 15:23
  • 수정 2023.06.23 0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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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고 만질 수 없는 것이지만, 가슴 안에는 사는 것이 있다. 그걸 말하고 사는 존재가 사람인데, 어떠한 것들은 말할 수 없는 것들이 있고, 또 어떠한 것들은 가슴 안에 움으로 박혀 있는 것이 있다.


기이한 게 그 움이란 말로 꺼낼 수가 없다. 카악하고 뱉어버리면 될 것 같은데도 나올 수 없는 것.
그때 쓰는 것이 시(詩). 아니면 그리든가 그러면 그림이 되고. 그도 아니면 부른다. 그러면 노래다.


소크라테스가 그런 말을 한다. 시인이 시를 쓸 수 있는 것은 그가 가진 현명함 때문이 아니라, 그 의미를 알지 못하면서도 고귀한 메시지를 전달하는 예언자들에게서나 볼 수 있는 직관 혹은 영감, 또는 타자를 위한 마음 덕분이라는 것을 깨달았다고.
닿을 수 없고 만날 수 없으며 이룰 수 없을지라도 내 마음이 언제나 가닿고 만나며 이룰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하는 별빛 너머의 별. 스타란 그런 존재.


가수 영탁이 명예군민에 선정됐다는 보도가 나가자, 6.67만명이 구독하는 한 유튜브에는 완도신문에 보도된 글들을 소개했는데, 영탁이 완도신문에 불쑥이란 말에 3천개에 가까운 좋아요와 수백개의 댓글이 달렸다.

 

당시 기사를 작성할 때, 바다에 빠진 완도군민을 구하기 위해 물로 뛰어든 외국인 근로자의 이야기를 비중 있게 다뤘는데, 지역신문의 기사와 그 행간까지 꼼꼼하게 검색하는 능력이 대단하다.(위 사진)


동영상의 댓글 중 @user-xi5nh5qy8l님은 "영탁 글로벌 천재뮤지션. 고급진 인성과 아름다운 품격의 신사 울 영탁 님과 신우철 군수님 사랑하고 존경합니다"는 글이 인상적이었다. 완도가 영탁 가수의 덕을 많이 봤다.
유튜브 채널에 공개된 ‘전복 먹으러 갈래’ 뮤직비디오가 500만뷰를 돌파했고, 그로 인해 완도와 전복의 이미지 가치가 상승했다. 


완도와 영탁과의 인연은 ‘전복 먹으러 갈래’ 가사 속 ‘완도 앞바다’와 ‘전복’이 자연스럽게 홍보되자, 완도군에서 영탁에게 완도 전복 홍보대사를 제안하였고 영탁이 이를 흔쾌히 수락하면서 성사됐다. 


일은 그 다음에 일어났다. 가수 영탁이 완도군 전복 홍보대사로 위촉되자, 전국의 영탁 팬클럽에서 이를 축하하고자 대형 버스 3대에 나눠 타고 완도군을 직접 방문해 응원하는 열기. 당시 영탁의 팬클럽은 코로나19 대응 및 어려운 이웃을 위해 써달라며 후원금과 후원물품을 행복복지재단에 기부해 영탁을 더욱 빛냈다. 


광주전라도 팬클럽인 ‘탁오빠 옆에 뽀오짝’에서는 코로나19 대응에 써달라며 300만원을, 서울경기지역의 팬클럽 ‘블랙엔젤(떠라이즈)’에서는 마스크와 떡, 두유, 핫팩 등 210만 원 상당의 물품을, 경남창원지역의 팬클럽 ‘경남 창원 내사람들’에서는 100만 원을 후원했다.


이후 더 불티났던 완도 전복. 팬덤의가치를 잘 보여준 대목인데, 팬들은 널리 인간을 이롭게 한다는 한민족의 이념에 따라 SNS와 인터넷 커뮤니티, 팬카페 등에 열심히 모은 짤들을 방출했다. 


이러한 일련의 과정은 팬덤 문화의 공유와 공감의 기저로써, 외부적으로는 포교 활동의 메커니즘으로 작동한다. 


자신의 입덕 포인트에 공감해 주는 사람이 나타나면 혼자 치루는 전투에서 생사를 같이하는 전우를 만난 것처럼 살갑고, 자신이 올린 포교용 짤을 보고 뒤따라 입덕한 이들을 보면, 곳간 가득 군량미를 채워 놓은 지휘관의 마음처럼 뿌듯하다. 팬덤의 2차 창작을 놓고 단순히 스타에게 열광하는 소비자를 넘어 새로운 가치와 문화를 창조하는 생산자의 영역에 진입하는 선한 영향력이라는 선례를 영탁 팬클럽이 잘 보여줬다.


지난달 31일 군민의날 기념식이 열리던 날, 명예군민으로 위촉된 가수 영탁은 참석하지 못했지만, 그의 팬들은 바람처럼 달려왔다.
그리고 신우철 군수와 박옥남 여사와 함께 기념사진 한 장을 남겼는데, 그들의 소회를 들어봤다.


아낌없는 나눔과 남을 먼저 생각하는 배려가 미소에 고스란히 담긴 영탁팬클럽 부울경 지역장으로 닉네임 아이오페의 한임옥 님은 "꽃집에 주문한 꽃다발을 찾으러 가는 순간부터 설레임이 시작됐어요. 꽃은 대리 수여자에게 드릴 꽃다발이었는데 영광스러운 그 자리에 함께 하고 싶어서 부산에서 울산에서 팬클럽 식구들과 한달음에 달려왔습니다"


"가깝지 않은 길이지만 왕복 10시간의 시간이 피곤치 않은 행복한 여정이었어요. 경상도에서 전라도의 끝자락까지. 영탁님이 아니었으면 쉬이 다니지 못했을 것을. 벌써 작년부터 올까지 서너번의 방문을 하였습니다. 그렇게 완도는 부산아지매에게 제2의 시댁같은 곳이 되었죠"


여름날 쏟아지는 태양을 누구보다 사랑하는 야성적인 매력의 소유자로 광주전라 지역장 탁지기란 네임을 쓰는 주상순 님은 "광주에서 우리 가수님 같은 지역인 완도의 명예군민을 받으신다는데 당연히 가야지라. 전날 받은 늦은 초대였어요. 방식구들에 동행할 분들을 모으니 평일이고 급작스러웠어도 가서 축하하겠다. 흔쾌히 나서준 식구들과 함께 완도로 여름날의 태양처럼 내달렸죠. 완도 초입에 들어서는 순간부터 영탁님이 서서 찍어 인증하신 곳을 지나니 가수님과 동행하는 듯 설렜어요"


또 "군민의 날 행사내내 bgm으로 영탁님의 전복먹으러갈래가 나오고 완도 전복을 내보이니 행사 내내 우리가수님이 전복홍보대사인게 참 자랑스러웠습니다"
"작년에 그 인연으로 광주전라뽀오짝방 이름으로 기부 한 것이 새삼 떠올랐고 이렇게 또 명예군민이 되었으니 우리가수님과 완도와 오래 같이 동행하길 바라고 우리팬들 또한 쭈욱 완도를 사랑할겁니다"

 

부울경 한바다 김옥분 님은 "바다를 끼고 사는 부산시민이지만 매번 완도에 와서 먹는 전복은 어느곳 못지 않는 최상의 맛. 이런 전복과 광어회가 맛난 완도에 우리 영탁님이 명예군민이 되었다니 부산에서 먼길마다 않고 축하하러 달려왔다. 비록 가수님이 참석하지는 못했지만 스페셜 영상으로 보내 준 인삿말 영상에서 명예군민을 받은 감사와 환희가 느껴져 보는 사람도 참 행복하고 자랑스러웠다. 팬으로써 완도를 향한 마음 간직하며 완도도 가수 영탁님도 늘 응원하겠다"


6월밤의 부드러운 살결같은 목소리를 가진, 광주전라뽀오짝방 찐탁앓이 닉네임의 서옥남 님은 "광주에 살지만 완도는 내가 좋아하는 가수님으로 인해 작년에 이어 올해에도 방문하게 되었다. 영탁님 때문이었지만 처음 와 본 완도는 천혜자연의 도시임을 느낄 수 있었고 맛과 멋이 있는 고장임을 알게 되었다"


"완도전복홍보대사 위촉 후 몇 번 더 방문했고 이렇게 명예군민 수여식에 또 다녀가다 보니 이제 완도는 영탁과 팬들과 뗄 수 없는 도시가 된 것 같다"
"바람이 있다면 여느 가수들의 지역을 추앙하는 가사의 노래들이 그 지역 노래비로 세워지듯 전복먹으러갈래~서해안 고속도로타고~완도 앞바다로~라는 가삿말의 노래비가 세워질 날이 오기를 기대한다"


가수 영탁의 생기롭고 발랄함이 그치지 않는 음악처럼 팬들 또한 그의 목소리를 꼭 빼닮은 인터뷰였다.
대개 아름다움이란 이러하다. 
얽힌 것은 풀려 버리고 끊어진 것이 다시 이어지는 인연처럼.


나에게 찾아 온 모든 순간 순간이 당신을 위한 단 한 번의 시간이었고, 나에게 주어진 모든 만남과 만남이 당신을 위한 단 한 번의 인연으로써.


단 한 번 마주친 눈빛에 잠들지 못하는 별빛의 눈망울로 한 마디 말과 한 번의 상냥한 표정, 한 번의 포옹으로 만나게 되는 당신이란 아무리 먼 곳에 있거나 아무리 긴 시간이 흘러도 내가 확신하는데 필요한 모든 것이 된다는 것. 내가 당신을 시(詩)처럼 사랑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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