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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와 바람과 바다 그리고 다시마

  • 완도신문 wandonews@naver.com
  • 입력 2023.05.18 12: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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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만에 열린 금일 다시마 축제.
아홉명의 유치원생들이 고사리 같은 손으로 꾸민 식전 공연으로 문을 열었고 어린 친구들의 앙증 맞은 공연에 어르신들의 눈에선 쉼없이 꿀이 뚝뚝 떨어졌다.
또 봉사하면 적십자 금일봉사회, 늘 그렇듯 행사를 준비하시는 분들과 일찍 오신 어르신들을 위해 따뜻한 온정이 넘친 차 준비로 바삐 움직인다.

 

 

설레는 마음으로 밤새 달려오신 향우분들과도 반갑게 인사를 나누고, 고향을 지키고 있는 우리에게 "고맙다"며 두손을 꼬옥 잡아주셨다. 서울에서 오셨다는 예쁜 언니는 긴가민가 망설이더니 "너, 영자 맞지! 나 감목리 경희야!" 
어린 날, 그때 그 시절로 곧장 타임머신을 타고 날아가 폴짝폴짝 뛰면서 서로 얼싸 안은 그 모습이 너무 사랑스러우면서도 한편으로 부러웠다. 내 고향 해남, 생각이 너무 나서.


오전 11시, 임웅 축제추진위원장의 개막 선언으로 본 행사가 시작됐다. 향우회분들은 200여명이 고향을 찾으셨고 금일읍과 자매결연 도시인 김제시 금산면에서 면장님과 이장단이 참석하셔서 축제를 빛냈다. 
유독 눈에 띄는 단체복을 입으신 한 분이 식사를 맛있게 드시고 “커피 한 잔 마실 수 있을까요”하고 다가 오시더니 대뜸 하는 말, "참 행사 준비를 잘하셨네요"했다. 어디에서 오셨냐고 물었더니, 자매결연 도시인 김제시에서 오셨단다. 이럴 땐, 웃음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활짝, 해바라기가 햇살에 빛나듯 호호하하 웃어 드렸다.


청년회에서는 원활한 행사진행을 도왔고 새마을부녀회에서는 향우회원분들과 관계자들에게 정성 가득한 음식들을 대접하였다.
자율방범대에서도 차량 질서유지를 위해 아침 일찍부터 고생해 주셨다.
모든 읍민들의 협조 속에 행사는 내외부 조화를 이루었다.
다양한 행사에 볼거리가 참 많았었는데그 중 마을별 단체 줄넘기는 언제 줄에 걸릴까 조마조마하면서 모두를 집중시켰다.


예전부터 단체 줄넘기는 다시마 축제의 백미라고 할만큼 인기 짱!
나의 경험을 비춰봐도 지쳐서 걸리지 않기 위해 특별히 체력훈련까지 했으니까.
오직 오늘을 위해 매일 저녁이면 모두 모여 연습을 한 정도로 마을별로 정말이지 사활을 걸었다. 35개가 넘어갈 때면 모두가 하나되어 숫자를 외친다. "36, 37, 38, 39..."
떼창도 그런 떼창이 있을까. 누가 보면, 유명스타의 공연장에 왔을 착각이 들 정도로.
또, 곳곳에 숨겨둔 보물찾기 또한 묘미였다. 아이들과 어르신들께서 서로 어울려져 초롱초롱한 눈으로 보물을 찾는 모습도 흔한 풍경은 아니였다. 어르신들도 영락없는 동심의 세계에 빠진 어른아이가 되셨다. 


그리고 다시마 썰매 타기도 흥미진진한 가운데 박장대소가 이어졌다.
흥이 최고조일 때 즈음, 초대가수 노래에 맞춰 중학생들이 기차 모양으로 칙칙폭폭 발 박자까지 맞추며 즐기는 모습도 귀여웠다. 
이번 다시마 축제는 3년 만에 한 축제라서 그런지 더 귀중하고 소중하면서 남녀노소 할 거 없이 저절로 단합과 화합의 장이 되었다.


오후 7시, 당일 행사로 이 시간 쯤이면 어르신들도 집에 가시기 바쁘신데 이번 축제에선 무대에서 눈을 떼지 못하셨다.
날이 어두워질수록 쌀쌀해져 따뜻한 커피를 더 찾으셨고 여덟시가 돼서야 겨우 마무리.


20년 봉사 이래 가장 커피가 많이 나간 날, 힘들었지만 행복하고 귀중한 날이였다.
예전에 비해 축제 분위기도 많이 달라졌다.
눈에 띄게 젊은 사람들도 많아졌고 아이들도 북적북적 해졌다.
금일읍이 젊어지고 있다는 걸 느꼈다. 
분명, 긍정적인 신호인 것이다.


오늘 우리는 해와 바람과 바다 그리고 다시마와 함께 금일의 이름으로 함께했다.
이젠 본격적인 다시마 작업이 시작된다. 
날씨도 좋고, 수산업종사자들도 최선을 다해 다시마 작황도 모두 수월하게 진행되길 간절히 바래본다. 추신 하나 덧붙이면, 이정국 읍장님 그런 노래 감성인지 미처 몰랐어요. 잘들었고, 이번 축제에 고생이 많았던 김남수 총무팀장님에게 수상자를 비롯한 축제에 알릴 이야기가 있으면 전해달라고 부탁했다. 


지난 13일, ‘해 바람 바다 그리고 다시마’라는 주제로 제14회 금일읍다시마 축제가 성황리에 개최되었다. 올해 다시마축제는 코로나19로 3년간 열리지 못하다 어느덧 20년이 되는 해로 예년과는 다르게 다채롭고 특별한 축제로 진행됐다.


축제에는 신우철 군수와 윤재갑 국회의원, 신의준, 이철 도의원, 완도군의회 허궁희 의장을 비롯한 군 의원들과 최재성 재경금일읍향우회장, 천한욱 재광금일읍향우회장 등이 참석했다. 


금일읍의 과거, 현재, 미래 그리고 다시마의 효능을 알리는 제14회 다시마축제 홍보 영상을 시작으로 4천여 읍민과 천여명의 향우 등 방문객들이 함께 염원하던 제14회 금일읍 다시마축제 개막을 알렸다.


개막식에서는 이번 다시마축제 추진에 도움 주신 이들에 대한 시상도 이어졌다.
수상자는 읍민의상에 구택종 전 완도금일수협조합장, 공로패엔 천호영 제1회 금일읍다시마축제위원장, 조지원 제13회 금일읍다시마축제추진위원장, 안수희 제11대 금일읍 새마을 부녀회장, 감사패엔 신우철 군수, 서광재 완도금일수협 조합장, 최재성 재경금일읍향우회장이 각각 수상하였다.


이정국 금일읍장, 조인호 완도군의회 의원, 이무웅 축제위원장, 임웅 축제추진위원장, 임형식 주민자치위원장, 조광근 금일읍 이장단장 등은 축제를 함께해준 주민과 향우들에게 단체 인사로 축제를 마무리하며 "한 건의 안전사고 없이 축제를 성황리에 마무리하게 되어 너무 기쁘다" "축제를 운영하며 부족한 점은 다음 축제에 반드시 보완해서 전남을 대표하는 수산 축제로 거듭나겠다" 약속하고, "제14회 금일읍 다시마축제를 함께 즐겨준 모든 분들에게 감사드린다"며 고마움을 전했다. 

 

 

윤기희 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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