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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돌아온 우리의 축제

  • 완도신문 wandonews@naver.com
  • 입력 2023.04.06 1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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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야흐로 축제의 계절이다. 코로나19로 인해 강제로 집에, 실내에 틀어박혀 있어야 했던 2년여의 시간이 지나고, 드디어 마스크를 쓰지 않은, 환하게 웃는 모습으로 돌아온 봄과 축제를 만끽하는 사람들의 들뜬 얼굴이 보며 덩달아 신이 난다. 
우리 완도군에서는 올해 청산도 슬로걷기 축제, 장보고 수산물 축제 등을 개최한다. 축제는 사람들의 일상적 공간을 벗어나 새로운 경험과 분위기, 체험 등을 맛보게 해 주는 종합 선물 세트이다. 또, 축제를 개최하는 주최 지역민들에게는 지역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어 주는 훈풍 같은 존재라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최근 들어 축제와 관련된 뉴스들을 살펴보면, 그렇게 모두에게 행복하고 즐거운 축제는 아닌 것 같다는 생각을 한다. 따뜻한 햇볕 아래 체리처럼 환하게 빛나는 벚꽃이 만발했던 지난 주말, 벚꽃 군락지로 유명한 진해 군항제에 많은 관광객들이 다녀갔다. 


한 관광객이 자신의 SNS에 음식 사진과 분통을 터뜨리는 장문의 글을 올린 것을 보았다. ‘국산 통돼지 바비큐 모둠 세트, 오해할까봐 미리 말하는데, 먹기 전에 찍은 사진임’ 이라고 부연 설명이 붙음 사진에는, 우리가 흔히 놀러갈 때 쓰는 일회용 접시에 돼지고기 몇 점과 상추, 쌈장과 버섯 등이 조촐하게 올라가 있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촬영자는 해당 메뉴를 54,000원에 구매했다면서, ‘이럴 돈이면 해외여행을 가겠다. 


국내 관광지들의 바가지 요금 수준이 도를 넘었다.’라는 사람들의 의견 댓글도 뒤를 이었다. 이러한 현상들은, 축제를 관할하는 지자체의 운영의 문제라기보다, 전국 축제를 돌아다니며 이익을 창출하는 소위 ‘보부상’들의 횡포에서 비롯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축제가 깔끔하고 사람들에게 불쾌감을 주지 않도록 운영하는 입장에서는 이러한 부분에 대한 세심한 관찰과 관리가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지방 소멸을 이야기하는 요즈음에 들어서, 지역 축제는 절대로 없어져선 안 될 소중한 문화/경제적 자산이라는 생각이 든다. 
충청남도 서해안 지역의 한적한 어촌 마을이었던 보령시는, 세계에서 몇 안 되는 ‘갯벌’이라는 컨텐츠를 활용해 갯벌을 신기해하는 외국인들이 아이처럼 해맑게 뛰어놀 수 있는 재미있는 축제를 만들었다. 


스페인의 발렌시아 지방의 부뇰이라는 곳에서는 매년 여름 지역 특산물인 토마토를 활용한 축제를 연다. 축제가 열리게 된 유래는 여러 가지 썰이 존재하는데, 토마토가 주산물인 이 지역의 농민들이, 토마토 판로를 잘 개척하지 못했던 지역 공무원들에게 불만이 쌓여 거리를 지나가는 공무원들에게 토마토를 던지기 시작했던 것이 유래라고 한다. 이 또한 수많은 세계인들이 찾는 글로벌한 축제이다.


축제를 두고 여러 갑론을박이 뜨겁다. 
현 시대를 살아가는 이들과 지역에게는 과거의 제조업/산업화로 대표되는 하드 파워보다 우리가 가지고 있는 우리 지역만의 색채, 가치관, 마인드셋으로 대표되는 소프트 파워가 더 강한 힘을 가지게 될 것이다. 마스크 없이 다시 되찾은 우리의 봄. 완도군이 따뜻하고 풍요로운 봄꽃 같은 길을 걷게 되길 응원한다.

 

 

 

최재원 완도중 사회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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