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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부터 고향사랑기부금제 실적 쌓기만 한다면 멀리 못간다

  • 완도신문 wandonews@naver.com
  • 입력 2023.01.13 1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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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 1일부터 고향사랑기부제가 전국적으로 시행됐다. 완도군은 지난 1월 5일까지 총 30명이 고향사랑기부제에 동참하고, 3백여 만원이 적립됐다고 밝힌 가운데, 관심 대상이었던 1호 기부자는 고금면 출신의 향우이며, 재경향우회에서도 기부를 하고 답례품으로 활 전복을 선택했다고 전했다.


고향사랑기부제는 개인이 거주하는 광역·기초 단체를 제외한 전국 모든 지자체에 연간 500만원까지 기부가 가능하며, 기부자는 10만원까지는 전액 세액 공제, 10만원 초과 금액은 16.5%의 세액 공제와 함께 기부금의 30%에 해당하는 답례품을 받을 수 있다. 


완도군에선 답례품으로 활 전복과 전복 차우더, 건어물, 해조류, 모링가, 마른 생선 등 지역 특산품과 세계농업유산인 청산도 구들장 논 농산물 세트, 농업유산 체험권 등 39개 품목을 선정했다.


그런데 완도군이 고향사랑기부금제에 대한 본질과 의미를 찾지 못하고 이러한 한 방향 차원의 보도자료만으로 일관한다면 앞으로가 실망스러울 수밖에 없는 대목이다. 고향사랑기부금제의 의미를 살펴보면, 심각한 지역 소멸에 따른 재외인의 후원금을 합법적으로 받아 지방재정을 확충해 어려운 이웃과 문화예술인들을 장려하며 지역에서 생산되는 특산물을 답례품으로 제공해 지역경제의 활성화를 꾀하라는 이야기다. 


이웃 일본을 보면, 우리나라의 고향사랑기부제와 비슷한 '고향납세제'를 2008년부터 도입했다. 나가사키현 히라도시는 2014년 일본 자치단체 중 처음으로 고향납세제 수입이 10억엔을 넘었다. 2020년 일본 자치단체들의 고향납세제 수입은 6천725억엔에 달하는 등 지방재정 확충에 기여하고 있는데, 지역특산물 생산·판매는 일자리 창출로도 이어졌으며, 지진 등 대규모 재난 재해가 발생하면 고향납세제를 통해 전국에서 온정의 손길이 이어지는 순기능적 기능을 극대화하고 있다.


완도의 입장에선 전국 최하위에 머물고 있는 재정자립도를 감안한다면, 어떤 형태로든 사활을 걸어야 한다는 것.
하지만 담당부서의 홍보 방법은 향우회가 열리면 그곳에 가서 기부제를 알리거나 각 읍면 네이버밴드에 게재하는 수준. 


이러한 방법으론 안면 있는 출향인의 인사성 정도에서 그칠 가능성이 높다. 
현재 군이 지원하는 농수산물 박스에도 의무적으로 표기토록 하고, 관내 식당에도 포스터를 비치하는 등 다각적인 방법을 모색해 외지 관광객들에게 완도 이미지를 홍보하는 것. 여기에 무엇보다 중요한 것. 


고향사랑기부제는 주고 받는 관계 속에서 감동을 만들어 내는 것. 그게 본질이다. 
담당부서에서 이것을 이해할 수 없다면, 기부제는 실적쌓기에 그칠 것이고, 실적쌓기가 안되게되면 공무원들에게 할당량을 전가시킬 수 있다는 점이다.


본질에 대한 집중이란, 우리의 잠재력을 더 깊이 파고, 더 치열하게 개발해 한 단계 더 끌어올린 의미와 가치로 누구나에게 놀라움과 감동을 주는 것이다.
소통과 협력을 통한 자연스러운 신뢰의 정착. 그게 아니라면, 어디 백날 해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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