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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회와 언론, 군민의 알권리 위해 중심을 잃지 않는 것

  • 완도신문 wandonews@naver.com
  • 입력 2022.07.22 08: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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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주의란 피를 먹고 자란다는 말은 비단 미국혁명기나 프랑스 혁명 시기에만 적합됐던 말은 아니다. 
바로 ‘탁’ 치니 ‘억’하고 죽었다는 우리의 얼룩진 1987년 이전의 군사정권이나, 오늘날 중동과 미얀마, 아프리카 등지에서 거세게 불고 있는 민주화의 바람은, 예나 지금이나 민주주의라는 나무는 뿌리를 내리거나 더 자라기 위해서 피를 요구하고 있다는 것. 그러한 점을 들어 제8대 완도군의회에서는 ‘미얀마 군부 쿠데타 규탄 및 민주화 운동 지지 결의안’을 만장일치로 채택했다.


결의안에서 완도군의회는 인간의 존엄성을 최고의 가치로 추구하는 민주주의를 적극 지지하며, 대한민국 정부가 미얀마 민주주의 회복을 위해 국제사회와 공동 대응에 나설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이어 채택한 결의안을 청와대, 국회, 외교부 등 관계 기관과 전국 지방자치단체에 발송했다. 
민주주의가 아름다운 것은 서민 대중의 평범한 사람들이 높은 지위와 부를 독점한 사람들의 조직적인 억압과 저항을 무릅쓰고 힘겹게 쟁취한 것들이기 때문일 것이다. 


우리의 역사를 민주주의를 향한 여정으로 보는 중요한 이유 또한 민주주의는 그것을 쟁취하거나 지키고자 했던 피흘린 사람들이 있었기에 후세가 함께 누릴 수 있는 특권이라는 것을 증명해주고 있다.
독재와 군부 정권을 거치며 민주주의의 탄생 과정에서 열매로 맺은 의회가 이러한 결의안을 내는 건 지극히 타당하다.


그렇기에 의원들이 민주주의의 산실인 518 행사에 참석하지 않으면 민주주의 속에서 탄생한 의회가 민주주의를 부정하는 것으로 보고 언론의 질타가 이어지는 이유이다. 그런 점에서 미얀마 군부 쿠테타 규탄 결의안이 하나의 이벤트로 보여주기 위한 것으로 군민을 현혹하는 눈속임이라는 오해를 받지 않으려면 의회 안에서 일어나는 각 사안에 대해 최대한 민주주의 방식을 따르고 과정 또한 열림을 지향해야 한다. 


그것이 소통이고, 그러한 소통이 신뢰를 만든다. 말은 대의를 지향하면서 행동이 따르지 않는다면 그게 무슨 본질이겠는가!


본질을 부정한다는 것은 정치적 기술이나 머리로 피해갈 수 있는 것이 아니기에 그 본질을 잃는 것은 신뢰를 잃게 되는 것이고, 신뢰를 잃은 의회라면 자신의 이익만을 주장하며 추호의 양보도 없는 첨예한 대립으로 벌어지 는 갈등과 분열을 바로잡을 수 있을 것이며, 따뜻한 약속을 만들고 실천하는 사회를 만든다고 하겠는가! 


대개의 사람들은 민주주의의 과일을 섭취하는듯 하면서도 먹어보지 못한 것이어서 그 맛을 잘 모르거나, 지속적이고도 더 낳은 민주주의를 향유하기 위한 피땀의 요구에 부응하지 못한다. 


이런 현상으로 주민자치가 활성화되지 못하는 상황으로 가고 있는데, 의회와 행정의 할 일이 바로 그것이다. 주민의 능동적이고 주체적인 참여를 이끄는 것. 책임과 권한이란 본질이 훼손됐을 때 진정성 있는 사과로써 자신의 기득권을 내려놓는 것, 늦었지만 군의회의 사과는 마땅하고 잊지 말야야할 것은 의회나 언론이란 군민의 알권리를 위해 중심을 잃지 않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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