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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의장 선거에 가이드 라인 지침 내리면 안돼

  • 완도신문 wandonews@naver.com
  • 입력 2022.06.25 09:04
  • 수정 2022.06.25 0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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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대 상반기를 이끌 의장과 부의장을 뽑는 중요한 선거가 곧 다가온다. 이를 앞두고 의장직을 차지하려는 물밑 대결이 치열하다. 


대다수 지방의회의 의장단 선거 행태는 별다른 입후보절차 없이 의원들의 무기명 비밀투표를 통해 선출하는 이른바 `교황선출방식`을 따르고 있다. 교황선출방식은 사회적, 도덕적으로 검증된 성직자들의 선출 방식이지만 이 제도를 지방의회 의장단 선출방법으로 사용하는 것은 지방의회가 대의기관이라는 점에서 적절하지 않다는 주장이 끊임없이 제기돼 왔다. 또 교황선출방식은 사전에 비공식적인 접촉을 통한 의사 전달과 개별적인 비밀 선거운동이 이루어지기 때문에 이 과정에서 갖가지 폐단을 필연적으로 야기시킨단 폐단이 제기 돼 왔다. 


완도군의회 또한 의장 후보 등록 후 정견도 들을 수 없고 의장 선출 과정에서 의장 후보자에 대한 검증 절차를 밟을 수 없이 완전한 비밀 투표로 이뤄지고 있다는 것.  
이번 회기부터는 의장단 선출에 대한 보다 민주적인 방법이 모색됐음 하는 바람이다. 그동안 완도군의회의 경우엔 다수 의석을 민주당이 차지해 정치적 이해관계와 맞물려 의장단과 상임위원장단 구성을 독점하다시피 해왔다. 하지만 이번 회기에선 강력한 무소속의 현역 의원들이 입성하면서 예전처럼 전횡이 싶지 않아, 일단 민주당에선 무소속에게 원구성의 주도권을 빼앗기지 않기 위해 연일 군의장 선출에 관한 건으로 민주당 의원 총회를 열고 있는 상황. 


그런데 이 자리에는 윤재갑 의원이 참석했다고 알려졌는데, 의장단 선거를 주도하려는 모양새다. 윤재갑 의원은 누가하라며 지명하진 않았지만 강진군의회 의장단 선거에서 당의 지침을 위반했다는 이유로 전남도당 윤리심판원에 징계 회부 돼 결국 제명된 사안을 주지시키고 있다는 것인데 민주당을 따르지 않으면 제명하겠다는 으름장으로 나름의 가이드 라인을 제시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해남은 가이드라인을 넘어 이미 민주당 소속의 김석순 당선자와 서해근 당선자가 의장과 부의장으로 못이 박히면서 또 다른 반발이 예상되고 있다.


카톨릭에서 교황을 선출하는 방식인 콘클라베(conclave)는 라틴어로 '열쇠로 걸어잠그는 방'이라는 뜻. 성스런 종교 지도자를 뽑기 위한 엄격한 선거방식이 지방의회에 도입된 취지는 구성원간의 합리적이고 자유스런 의지를 존중하려 했던 것으로 보이는데, 민주당이 가이드 라인을 제시한 것은 여러모로 바람직하지 않다.


물론 후보출마에 따른 정견발표나 후보등록 등의 선거절차 없이 의원 구성원 간에 선출되다보니 의장직에 뜻을 두고 있는 각 후보자들의 합종연횡은 물론 밀실거래, 담합으로 의장단을 구성하는 폐해가 엄연하지만, 그렇다고 민주주의 과정의 공정성을 중시하는 민주당이 비밀투표라는 숭고한 법치를 무시하고 이를 색출해 제명하겠다는 엄포는 대선과 지방선거에서 참패한 후 각성의 시간임에도 아직까지 정신 못 차리는 법 이상에서 군림하겠다는 독재자의 전횡,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닌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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