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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극히 정성을 다하는 사람만이 나와 세상을 변화시킨다

완도수산물의 밸류채인을 코디하고 있는 완도바다향기의 우현규 CEO

  • 완도신문 wandonews@naver.com
  • 입력 2021.10.21 17:59
  • 수정 2021.10.22 14: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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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일에 최선을 다하면 정성스럽게 된다. 정성스럽게 되면 겉으로 배어나오고 겉으로 드러나면 이내 밝아지고, 밝아지면 남을 감동시키고, 남을 감동시키면 이내 변하게 되고, 변하면 성장하게 된다. 그러니 오직 세상에서 지극히 정성을 다하는 사람만이 나와 세상을 변화시킬 수 있다.


영화 <역린>에서 내시로 분한 정재영이 정조임금으로 분한 현빈에게 한 말로써 중용에서 나오는 말인데, 개인 SNS 표지의 글로 둔 걸 보니 그의 좌우명 같아 보였다.
유학의 경전 가운데 추상적 철학 담론의 깊이가 사서 중 가장 월등하다는 중용. 그 핵심은 본성과 본질의 조화, 완전한 주객관의 상태인 중(中)이며 이 중을 이룰 수 있는 목적과 수단을 정성이라 했다.


지금 이 순간에 온정성을 다하는 나를 표현하는데 저만큼 아름다운 말이 있을까?
소개를 받고 나갔더니, 10여분 일찍 도착한 그가 있었다.
보자마자 환하게 웃으며 반기는 모습. 부드러운 눈매와 장난기가 엿보이는 소년의 모습, 그렇지만 자세히 바라보면 날카로운 시선과 자신만만한 미소를 머금고 있는 입술.
우현규 완도바다향기 CEO(대표).

 

이름은 심심찮게 들었었다. 언젠가 한 번, 지면에 소개됐던 천지가전복 박경남 대표가 극찬하던 인물로 상대방을 배려하는 너그러운 인품으로 모두를 아름답게 바라볼 수 있는 마음의 눈을 가진 사람이라고. 매사에 긍정적이고 협력하는 자세와 칭찬에 익숙하고 양보에 인색하지 않는 넉넉함을 가진 사람이라고. 명불허전, 그 명성이 헛되이 전하지 않았음은 이를 두고 한 말이겠다. 


그와 관련한 언론 보도를 검색하자, <바다향기는 2016년부터 OEM방식으로 수산식품을 생산ㆍ판매하고 있는 유통기업. 완도 해양생물특화단지 2천473㎡ 부지에 46억 원을 투자해 2020년까지 구운 생 김, 김 국수, 김부각 등 가공공장을 건립하게 된다. 공장이 완공되면 12명이 새 일자리를 갖게 된다. 생산된 제품은 롯데백화점몰, 롯데홈쇼핑, 영암마트 등에 납품하고 미국에도 수출할 계획이다.>


또 <전남도와 완도군은 완도군청에서 수산식품 가공공장 건립 등 6개 기업과 총 307억 원을 투자해 130여 명에게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하는 투자협약을 체결했다>는데 그가 주도적으로 참여했다는 보도.
바르게살기 청년회 활동을 통한 봉사와 체육학과 출신답게 배드민턴 매니아다운 보도들이었다.

 

고금도 태생, 1971년 생 돼지띠라고 했다.
학창시절엔 부유했다는 말을 들었다고 하자, 우 대표는 “아버지와 선대는 정말 찢어지게 가난하셨고 어머니의 집안은 유복한 걸로 알고 있다”고. 그런데 엄마는 시집와 고생을 많이 했는데, 시장에서 다라이를 이고서 생선장사를 할 만큼 집안을 위해 억척스러운 삶이 참 으로 고단했을 것이라고.  아버지는 사업감각이 뛰어났는데 가정을 이루자 목포로 나가 사업을 시작해 다시 고향으로 돌아와 고금도 1호 버스를 운행했고, 벽돌 공장도 운영했다고.


현규 씨의 형은 국가대표 유도선수였으며 자신은 목포대 체육학과를 졸업 후, 25살 때 고향에서 아버지의 벽돌공장을 도우면서 그곳에서 번 돈으로 1년 후 70만원을 주고 소 한 마리를 사게됐다고 했다. 


소 3마리를 키우는데 하루 세 번 밥을 주러 가니, 10마리를 키우나 100마리를 키우나 큰 차이가 없었을 것이라고 생각해 대규모의 한우 사육에 나섰다고. 소를 키우면서 소장사꾼을 1년 정도 따라 다니기도 했고, 축협 대의원을 하면서 수정률과 소비량을 예측하면서 외국산 소 개방이 한창이던  2000년도에 모두가 만류했지만 오히려 소를 더 사들여 200여두의 소를 키우면서 형의 건설업을 도왔다고.

그도 남 밑에서 하는 것보다 직접 뛰어보잔 생각에 소 200마리 중, 100마리 팔아 자금을 마련한 후 단종과 종합건설 내면서 건설업을 병행했다고. 그런데 그때 처음 실패를 맛보았다고 했다. 큰 공사에 선투자 후 미수금 때문에 하청업체에 돈을 지불하지 못해 순식간에 빚쟁이가 된 삶, 당시가 37살이었는데 집으로 돈을 받으러 오던 이들에게 했던 말이 “기다려라. 기다리면 받을 것이다”고 되레 큰 소리 아닌 큰 소리를 쳤다고. 

 

 

3년 후, 이들에겐 주지 못했던 돈을 주게 되는데 활로를 열어 준 건, 해상 잔교(데크)였다고. 어느 업체가 특허를 못 풀고 있었는데 역제안을 해 조선대 교수와 함께 2년 동안 안정성을 확보하고 조달청까지 연계해 목포 하당의 갓바위의 해상 잔교를 수주하게 됐단다. 

 

 

건설을 하면 매달 돈이 들어와야 하겠다싶어 원룸을 지어 임대사업도 시작했지만 그것도 여수 국동항 수주 납품 때 현금 유동성을 생각 못한 채 들어가 토건 계열사로부터 고의부도 10억을 맞고 모든 것을 잃어 버렸다고. 부도 사실을 일주일 늦게 알아 가지고 있던 원룸까지 모두 날리면서 정말이지 머리가 모두 백발이 됐다고 했다. 


친구를 부등켜 안고 엉엉 울었던 기억이 지금도 새록거린다고.
그는 "삶이란 빛나는 성공가도로 이어진 길이 아니라 예상치 못한 함정과 난관이 가득한 길. 그러므로 누구나 넘어질 수 있다. 그런데 넘어지지 않을까보다는 넘어졌을 때, 얼마나 빨리 일어나느냐가 중요하다"고.


이후 시작한 것이 건어물 판매였는데, 선배들에게 노하우를 물었봐도 누구하나 속 시원하게 가르쳐 준 이가 없었다고.
그래서 찾아간 곳이 완도군 시장개척단. 무작정 찾아갔는데 개척단에선 때마침 롯데백화점 강남점에서 특판행사를 하는데, 그곳에 자신의 물건을 가지고 참여했다고.

하지만 상품 진열부터 판매 방법을 몰라 한참을 헤매다 상품기획 전문가를 만나면서 그때부터 눈이 트이고 꽤 많은 물건을 팔았단다. 그렇게 1주일 배운 걸로 다시 광주 신세계백화점 행사에 참여했고, 롯데백화점에선 판매할 수 있는 코드가 1년만에 나오면서 전남 전체 행사와 백화점의 큰 행사를 주관하게 됐다고. 


그렇게 전국을 떠돌다보니 매출은 올라갔지만 자기 브랜드가 없어 이거 장돌뱅이로만 떠도는 것이 아닌가싶어 완도로 내려와 지금의 바다향기 로드샵을 오픈하게 됐다고.
관광버스에 올라 명함을 전해주고 여행사와 연결해 대형관광버스를 매장으로 오게하면서 2~3년 장사를 하다보니, 그때 전복이 보였다고 했다. 봄이 되면 가격하락의 악순환이 반복되는 전복의 현실을 감안해 전복 간편식을 만들고 가공 생산을 꾀했다고.


친환경수산물인 ASC 인증을 세계최초로 완도의 11어가가 획득했는데, 그러한 과정에서 과정 중 찾아오는 여러 오해 속에도 욕도 들었다고. 잠시 멈췄다 가자는 생각이 들었고, 멀리 가려면 함께 가야한다는 진리를 되새기면서 밸류체인(고객에 대한 제품이나 서비스의 창출 및 관리를 원활히 수행하는 그룹)에 대한 고민과 상생협력과 협업 등을 공부했는데, 후배들과 이러한 가치를 가르쳐주고 싶다고 했다.


가장 고마웠던 사람은 두말 않고 부인이란다.
그 어려운 순간을 참고 가정을 잘 건사해 준 부인은 목포대 의류학과 출신인 정유선 씨. 평생의 애인이자 친구이면서 아내라고 했다. 
현재 '완도다 티비' 유튜브에서 완도 수산물에 대해 소개하며 판매하는 방송을 하고 있는데 프로그램의 모든 운영을 아내가 할만큼 열중하고 신나해 한다고. 아내의 신나는 모습에 더 신이 난 남편이다.


중용에서 말하는 성(誠)이란 다른 사람이 한 번에 능하거든 나는 백번을 하며, 남이 열 번에 능하거든 나는 천 번을 하리라. 과연 이렇게 노력하는 것에 능하기만 하면, 비록 어리석은 사람일지라도 반드시 현명해지고, 유약한 사람일지라도 반드시 강하게 될 것이니라.


이 순간에 오로지 애씀으로써 실존에 이른 사람을 보면 나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의 모든 것이 지금 이 순간 속으로 달려와 저절로 지금 이 순간을 살게 된다. 완도 바다향기가 고스란히 배인 우현규 CEO, 그는 가장 아름답게 지금 이 순간을 살고 있었다.


김형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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