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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한 누나가 된장국을 끓여주면 세상 다 얻은 듯

  • 신복남 기자 sbbn2000@hanmail.net
  • 입력 2021.09.10 1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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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가을에는 꽃이 귀하다. 아직 가을의 서정을 주기엔 너무 아까운 모양이다. 그래도 관심을 두고 주위를 보면 우리 야생화들이 많이 있다. 
담벼락에서, 나무위에서 의지하며 덩굴성 사위질빵은 향기가 깨끗하면서 멀리 풍긴다. 꽃은 작지만 수많은 꽃송이가 내품는 향기는 때 아닌 가을장마에도 마음의 곳곳마다 뽀송뽀송하게 만들어준다. 


자기만의 뜰을 만들어 놓고 꽃을 기르는 마음이야말로 그보다 좋은 보약을 없을성싶다. 그리고 그리워하는 마음도 더욱 깊고 높게 만들 수 있다. 내 앞에 돌 한 덩이도 그리운 마음만 있으면 아름다운 글귀가 나오듯이 말이다. 그리움 그렇게 많이 가질 필요도 없지만 함부로 많이 가질 수 없다. 


그리움은 그 사람의 역량에 따라 다를 수 있겠지만 남들이 모른 에너지가 필요하다. 
지금 한창 붉게 물든 물봉선화도 자세히 보면 아름다운 꽃이다. 손톱에 물들인 봉선화 보다 물봉선화가 염료가 효과가 낫다고 한다. 잎은 초록으로 꽃은 붉은 색으로 천년 물감으로 쓰이고 있다고 한다. 낮은 땅에서는 닭의장풀이 푸른 별빛모양으로 피어있다. 


개울가에선 고마리풀도 자세히 보면 엄청 아름다운 꽃이다. 그리고 환경적으로 물을 정화하는 데에 중요한 역학을 하고 있다. 물봉선화, 고마리, 미나리는 잔뿌리가 많다. 따라서 물을 섬세하게 세탁을 해준다. 그래서 자연 생태계가 많을수록 그 스스로 자정능력이 생긴다. 요즘 볼만 한 야생화는 계요등이다. 일부러 보지 않는 이상 절대 보이지 않는다. 사위질빵과 마찬가지로 언덕에, 나무에 더불어 사는 친구다. 누구와 기대어 사는 것은 공짜는 없을 것 같다. 분명 음으로 양으로 댓가를 치르고 사는 데에는 공감하는 터이다. 


자연에서 서로 존재할 수는 힘은 서로 이익이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또 하나 좋은 방향으로 흐른다는 것이다. 요즘 너무 결과에만 치중하기 때문에 먹거리마저 유전자 변형을 시키고 있다. 그 식물이 살아가는 과정이 얼마나 힘든지 그 스스로 지탱할 수 있는 힘을 길러야 하는데 그것을 현재 무시해 버린다. 


계요등은 아주 작은 불빛 같은 꽃이다. 우리 야생들은 아주 친숙한 언니 오빠 아저씨들이다. 생활 속에서 이름을 불러주었다. 계요등도 손으로 비비면 닭똥냄새가 난다고 계요등이다. 


친근하게 옆집 누나에게 된장국 한 그릇 얻어먹을 수 있으면 그것이 살맛나는 세상이 아닌가 싶다. 지금 언덕위에서 계요등이 피었다. 
그러나 꽃의 향기는 그렇게 향기롭지는 않다. 사람이 살다보면 평소에 향기는 없지만 그냥 지내고보면 정말 아름다운 사람이다. 계요등처럼 선듯 마음이 오지 않지만 그 놈의 세월이 흐르다 보면 정말 아름다운 사람이 있다. "아무튼 세월을 아끼고 살아라" 그 말이 참으로 진리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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