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계속 떨어진다면 경제교통과 이윤혁을 찾아오십시오

상처 주지 않는 서로의 언어 세대공감 이윤혁

  • 김형진 기자 94332564@hanmail.net
  • 입력 2021.08.20 13:44
  • 글씨크기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나의 데미안을 찾아서 새로운 세계에 가기 위해선 기존 세계를 깨트려야 한다. 시간은 우리의 의지와 상관없이 흐른다. 시간의 흐름 속에서 우리는 자연스럽게 성장한다. 그러다 어느 순간에 이르면 우리는 우리를 감싸고 있는 틀과 마주한다. 이 틀은 크기도, 모양도, 색깔도, 성질도 정해진 게 없어 사람마다 다르게 나타난다. 


김성수 과장의 칭찬이 있길래, 이유를 물었더니 첫인상부터 심상치 않았다고 했다. 얼굴이 잘생긴 것도 모자라 딱딱한 공직사회의 꼰대세대에선 감히 엄두도 못냈던 살뜰한 붙힘성이 첫번째였고, 공채 7급의 실력 있는 친구였지만 경력이 있어야 감당하는 농공단지 업무를 슬기롭게 헤쳐나가는 패기를 보면서 김 과장은 자신의 젊은날의 초상을 그려 보았다고.


나도 저랬을까?ᆢ 
그런데다가 본인이 직접 연출 출연한 유튜브의 주인공으로 데뷔하는 당당함까지 앞으로 윤혁의 시대가 올 것만 같은 예감이라고 했다.

 

2020년에 입사하고 올해 30살인 지방행정 7급 이윤혁 주무관. 현재 경제교통과 경제팀에서 농공단지 관리업무, 소상공인 지원 업무 및 조업선단 관리업무 등을 담당하고 있다고. 2013년에 완도군청 주민복지과에서 사회복무요원으로 2년간 복무를 했다는 이 주무관은 공무원을 선택하게 된 계기에 대해 "사실 안정적인 직장에서 적당히 일하고 적당히 월급 받고 살고 싶어서였다"고 했다. 


"그런데 세상 일이 다 그렇듯, 그 입장에 서 보기 전까지는 그 일이 어떤지 잘 모르잖아요." "사회복무요원이었던 제 눈에는 모든 직원들이 여유로워 보였고, 힘들어 보이지가 않았습니다."  "하지만 막상 공직에 들어오니 그렇지 않더라구요. 업무량도 많고, 초임 공무원이다 보니 보수도 적고, 미숙한 점도 많아 혼도 많이 나고 세상에 쉬운 일은 없구나~했습니다"


가장 어려웠던 순간은 점점 자신감을 잃어가는 스스로의 모습을 보는 것이 가장 힘들었단다. 2년 6개월 동안 수험공부를 했는데 공부만큼은 항상 자신이 있었지만 2년 이상동안 하다보니 스스로에 대한 믿음이 점점 작아지게 됐다고. 가장 기뻤던 순간은 역시나 부모님에게 합격 사실을 알렸을 때라고 했다. 2019년 지방직 7급 시험에서 좋은 성적을 받았을 때 부모님에게다시 공부를 해야 할 거 같다고 말씀드리며 미안했는데, 이전에도 합격을 기대할 만한 성적을 받았음에도 불합격의 고배를 마셔야했던 적이 있어 더 조심스러웠던 거 같다고 했다. 


부모님 몰래 택배 아르바이트와 면접학원을 다니며, 몰래 면접시험까지 보러 갔었다고. 지금 생각해보면 왜 그랬나 싶기는 한데 그때는 그러고 싶었단다. 최종합격 결과가 나왔던 날 아침, 제일 먼저 아버지에게 전화를 드렸는데 믿기지 않았는지 ‘어 그래’하고만 끊으셨는데 그때 기뻐서 눈물이 난다라는 걸 처음 경험했단다. 가장 고마웠던 사람 역시 부모님으로 부모님은 20대 초반인 윤혁 씨를 낳았는데, 부모님은 인생에서 가장 예쁘고 가장 꿈이 많았을 시기에 그 모든 걸 포기하고 한 아이의 부모로 살아가는 삶을 선택을 했기 때문에 어머니와 아버지의 젊음에 빚을 졌다고 생각한단다. 그 빚을 갚아야 하는데 쉽지가 않다고 했다.


하고 싶은 말은 "올해 공무원 시험의 대부분이 끝났는데, 불합격하신 분들에게 ‘괜찮다’라는 말을 하고 싶다"고. 남부럽지 않게 공무원 시험에 떨어져 본 경험자로서, 지나고 생각해 보면 다 아무 것도 아니라고. 
합격해 관공서에 앉아 있다고 해서 잘난 것도, 불합격해 독서실에 앉아 있다고 해서 못난 것도 아니라고. 


공직에 있다 보니 1~2년 먼저 들어오고, 늦게 들어온 것 또한 별개 아니며, 공무원이라는 직업을 얻는다고 무엇이 대단해지는 것도 아니라고 했다. 
내 삶에서 포기 하지 않고 정진하는 삶, 그것이 중요한데, '난 성실하게 공부하는데 계속 떨어진다???’는 그런 사람은 "경제교통과 이윤혁을  찾아오십시오" 한다.
아프로삭스! 열 살 소년 싱클레어가 청년이 되기까지 친구 데미안과 만난 후 자신의 무의식과 내면을 일깨우며 새로운 세계로 가기 위해 기존 세계를 깨트리는 데미안이 되길 바라면서.               

저작권자 © 완도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