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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가 다 내땅인디...” 토박이 수산사업가의 애환

[창간30주년 특집기획] 완도의미래를 말하다 ① 완도 약산면 3代수산 김경운 대표

  • 완도신문 wandonews@naver.com
  • 입력 2020.09.04 16:32
  • 수정 2020.09.07 1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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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산 당목리 3代수산 김경운 대표(사진, 53)를 찾아가니 바 다환경이 너무 바뀌었다고 한숨만 내쉰다. 김 대표는 약산에서 태어나 약산고를 졸업하고 어디 밖으로 나가 보지 않은 토박이 수산양식업자이자 수산사업가다. 사실 김 대표와 인연은 ‘곰피미역 짱아찌’때문이었다.

지인의 소개로 김 대표의 ‘곰피미역 짱아찌’를 먹어본 주변 사람들이 “맛있다”며 자꾸 찾는 것이다. 곰피미역은 씹히는 맛이 쫄깃쫄깃해 식감이 좋은데 짱아찌를 담으니 그맛이 훨씬 찐해졌다. 그런데 정작 ‘곰피미역 짱아찌’를 물어보니 머리가찌 끈찌근한 모양이다.

품목이 가공이다보니 제조를 해야 되니 공장등록을 하고 제조허가를 받아야 공식적인 식품으로 인정받고 유통·판매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동네 주변사람들도 의외로 많이 해 마을기업을 추진해 보려고 했는데 그것도 잘 협조가 안돼 자신만의 공장을 지으려고 터를 봐놨단다.

김 대표가 해보려 한 마을기업은 지역주민이 각종 지역자원을 활용한 수익사업을 통해 공동의 지역문제를 해결하고, 소득 및 일자리를 창출하여 지역공동체 이익을 효과적으로 실현하기 위해 설립·운영하는 마을단위의 기업이다.

지역에 존재하는 유·무형의 자연적·문 화적·역사적 자산(지역자산), 전체 주민의 생활의 질 향 상을 위해 필요한 사항(지역문제), 마을기업의 이익뿐 만 아니라 지역사회 전체가 얻게 되는 편익의 총합(지역공동체 이익), 지리적으로 타지역과 구분되는 경계를 가지면서 지역 내부에 상호관계나 정서적 공감대가 형성 되어 있는 곳(마을)이 구성요건이 돼 지역주민 5인 이상 출자한 법인을 말한다. 농촌지역은 ‘읍·면’, 도시지역은 ‘구’단위인데 마을기업으로 지정 시 최대 3년간 1억원 지원된다.

그런데 김 대표는 다 같이 동네 사람들이랑 의기투합 해보고 싶지만 여건이 여의치 않나 보다. 바다 얘기를 다시 꺼내니 김 대표가 수십년 당목 바다에서 양식을 해왔지만 바다환경이 최근 안좋아져 예전처럼 해조류 생산을 많이 하지 못하고 있다고 한다. 수산물 인증에도 관심이 많은 김 대표는 ASC인증 2기 신청도 해놨다. 앞으로는 수산물도 품질의 시대, 인증의 시대라는 말에 격하게 공감까지 한다.

어머니부터 자신, 또 농수산대학을 다니는 아들까지 3代수산. 김 대표는 자기가 자라고 커온, 또 그 삶의 터전인 완도 약산바다에서 자신의 삶을 인정받고 싶어라 한다. 누구보다 먼저 수산물에 관한 것들은 앞장서 안해본 것이 없을 정도다. 양식의 규모화가 김 대표한테는 그렇게 좋게 보이지는 않는 것 같다. 해조류는 양식시설을 그대로 이용해 계절에 따라 품목을 가져가면 되는데 요즘 젊은이들은 큰 것, 한탕으로만 보니까 바다가 황폐해진다는 그의 말에 최근 해양쓰레기, 무분별한 밀식양식, 기후변화 등으로 인한 바다상황을 보니 자연스레 고개가 끄덕여진다.

김 대표는 예전이면 1년이면 한두달 서울로 올라가 방문판매도 꾸준히 해온 인물이다. 비싼 쇼핑몰을 제작해 운영한 것은 아니지만 직거래 유통에 그렇게 눈을 뜬 것이다. 그것이 지금은 자산이 돼 주문고객들이 꽤 된다고 한다. 30~40% 생산자 직거래 판매를 택배를 통해 하는 소득이 짭짤하다고. 그래서 다루는 품목 가지수가 늘어난다고 푸념 아닌 푸념을 한다. “완도가 해조류 천국 아니요, 안나온 것 없이 다나온께”

해조류가 나이 50이 넘어야 몸에 좋은줄 알고 젊은 사람들은 해조류 그렇게 많이 안먹는다는 그의 고객성향 분석이 훅 하고 들어온다. “여기는 질이 아니라 양으로 무조건 그때그때 지나가 면 된다 생각하니까 경기가 좋으면 경기타고 경기 안타면 안탄다. 그래서 마을기업을 몇년전부터 하자고 한 것인데...”

그의 꿈, 같이 꾸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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