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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자치와 함께 해 온 지역신문 30여년, 지원제도 절실[창간30주년 특별기획 - 언론을 말하다] ② 지역신문의 현황과 활성화 방안
박주성 기자 | 승인 2020.09.04 15:44

신문시장이 사양길에 접어든 것은 물론 국민들로부터 믿음을 잃은 지 오래다. 2014년 세월호 참사 보도 문제로 시작된 ‘기레기’라는 표현은 신문뿐만 아니라 전체 언론계에 대한 시각이자 경고이기도 하다.

신문에 대한 국민들의 신뢰도는 하락했고, 인터넷이나 개인 미디어, SNS 등의 발달로 다양한 매체의 출현은 신문에 대한 신뢰나 정보 의존도를 더욱 하락시키는 결과를 초래했다. 따라서 학자들은 신문시장이 사양길이라 판단하면서도 어떻게 신문의 위상을 살리고, 국민들의 시선을 돌리게 할 수 있을 지 고민하고 있다.

신문시장의 위기는 근본적으로 우리 사회의 장기적인 중앙집권적 체제가 지속되고 정치, 경제, 사회, 문화적인 자원들이 사실상 서울을 중심으로 한 수도권에 집중됨으로써 ‘지역’은 고갈되고, 몰락하는 상황과 맞닿아 있다. 이러한 우리 사회의 구조적인 문제점은 언론 분야 역시 예외일 수가 없으며, ‘지역여론’은 지역공동체의 의사소통과 무관하게 전국 종합일간지로 쏠리는 결과를 낳고 있다.

신문시장의 중앙집권적 집중 현상과 아울러 소위 ‘메이저 신문’들이 경쟁적으로 벌이고 있는 경쟁구도, 무가지(無價紙), 선풍기, 자전거일보, 상품권 등으로 대표되는 불공정행위는 전국 일간지가 전체 신문시장의 80% 이상을 장악하는 기형적 구조를 양산해왔다.

지역신문은 우리나라의 기형적 언론구조 아래서 숨을 제대로 쉴 공간도 없이 고사되고 있다. 권위주의 정권에서 제도적으로 설 자리가 마련되지 않았던 지역신문은 1991년 지방자치제 실시를 계기로 ‘언론 역할’의 당위성을 부여받았다. 특히 1988년 지역 주간신문의 탄생은 지방자치제 실시에 앞서 지역주민들의 알권리를 대변하고 정보 소통은 물론 지역 권력 감시를 위한 신호탄이 될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그로부터 31년이 지난 지금, 국내 언론 환경의 구조적인 문제점은 여전히 상존하고, 각종 제도적, 현실적 여건 하에서 지역신문의 어려움은 더욱 가중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본격적인 풀뿌리 지역신문의 역사는 1988년에 시작된다. 충청남도 홍성에서 홍성신문이 1988년 12월 1일 창간되었고, 뒤를 이어 전국 각지에서 풀뿌리 지역신문이 발간되었다. 이곳 부천시에서도 지금은 남아있지 않지만 1989년 8월 5일 <부천정론시민신문>이 발행되었고, 같은 해 9월 30일 <옥천신문>이 창간되었다.

전국에서 풀뿌리 지역신문이 속속 창간되면서 기성 언론들은 새로 발간되는 지역신문을 ‘사이비’라고 규정하기도 했고, 언론 축에도 끼지 못하는 것으로 호도했다. 실제 사이비 사례도 있었으나 기성 언론들의 기득권 지키기 등이 결합돼 새로 언론 시장에 등장하는 지역신문에 대한 견제용이라는 시선을 지울 수는 없었다. 그러나 지방자치제 실시로 지역정가와 선거를 정확하고 상세하게 보도해 유권자들의 올바른 선택을 이끌 수 있는 매체는 풀뿌리 지역신문이라는 점에서, 또한 국민들의 기성 언론에 대한 피해의식 등이 결합돼 지역신문에 대한 이해와 인식이 점차 자리를 잡게 되었다.

1995년 첫 지방자치단체장 선거는 풀뿌리 지역신문의 역할과 필요성을 입증하였으나 그에 못지않은 반동도 있었다. 선거 후 당시 공보처는 홍성신문, 부천시민신문, 영천신문, 해남신문, 나주신문 등 5개 신문사에 대해 2개월 발행정지처분을 내렸다. 당시 정기간행물의 등록 등에 관한 법률에 “주간신문은 정치기사를 쓸 수 없다”는 조항 때문이었고, 이 법률이 개정되지 않은 상황에서 군수, 군의원 등 정치인들에 대한 기사를 썼다는 판단에서였다.

정부의 이같은 탄압에 5개 신문은 공동 대응으로 맞서 전국 18개 주간신문과 함께 1995년 12월 주간신문도 정치기사를 쓸 수 있도록 정기간행물법을 개정해내었다. 이 과정에서 1996년 ‘바른지역언론연대’가 탄생, 현재 35개 지역신문 연대체로 발전하였다.

2002년 노무현 정부가 들어서면서 지역신문에 대한 공적지원 논의가 시작되었다. 지역신문 지원제도의 필요성 논의를 토대로 지역균형발전과 지역언론 활성화를 위한 지원이라는 명제 아래 2004년 3월 22일 지역신문발전지원특별법이 여야 만장일치 로 6년 한시법으로 제정, 시행되었다. 이에 따라 2005년부터 법에 의한 지역신문 지원이 시작되었다.

지역신문발전지원특별법은 제1조에 지역신문의 건전한 발전기반을 조성하여 여론의 다원화, 민주주의 실현 및 지역사회의 균형발전을 목적으로 규정하고 있으며, 지역신문발전위원회를 설립, 이를 운용하도록 했다. 또한 법 제6조에는 지역신문의 발전과 신문 산업으로서의 기반을 강화하기 위해 3년마다 지역신문발전지원계획을 수립, 시행토록 의무사항으로 규정하고 있다.

이 법에 의한 지원대상은 보편적인 전체 신문이나 언론이 아니다. 편집권 독립, 재정 건전성, 지역사회 기여도, 언론윤리 등 지역신문이 수행하고 있는 언론의 역할을 중심으로 매년 엄격한 심사를 거쳐 지원 대상을 선정, 건강한 여론형성과 지역사회 균형발전이라는 목적을 구현하고 있다.

지역신문발전지원특별법은 어려움을 겪고 있는 풀뿌리 지역신문에 대한 정부의 유일한 지원정책으로, 그동안 지역신문의 저널리즘 지원과 신문의 질 향상에 크게 기여해왔다. 2005년 205억 원을 지원한 것을 시작으로 올해까지 15년 동안 지역신문 육성을 위한 지원 사업을 펼쳐왔다.

그러나 노무현 정부 당시 200억 원이 넘던 기금은 5년째가 되던 2009년부터 급감해 161억 원, 2010년에는 120억 원으로 크게 줄었다가 최근에는 100억 원 미만으로 예산이 편성되고 있다. 2019년에는 지원 기금이 77억 원에 불과하다. 특히 “지역신문 활성화”는 문재인 대통령의 선거공약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내용이 실제 행정 관료에게는 전달되지 못하는 기현상을 보이고 있다.

지역신문 활성화는 지방분권과 지역의 균형발전, 국가 발전대계를 위한 가장 기초적인 단계이다. 이 나라 민주주의 균형발전에도 크게 기여할 수 있는 정책방향이 바로 지역신문 발전방안이 되는 것이다. 현재 지역신문의 위기상을 타개할 수 있는 방안은 그나마 유일한 지역신문 지원제도의 개선이다.

문재인 정부는 지역신문 활성화를 선거 공약으로 발표했다. 지역신문 지원정책을 확대한다는 명제 아래 지역신문 지원을 위한 유일한 제도적 틀인 지역신문발전지원특별법의 상시법화와 더불어 지역신문발전위원회의 위상 강화 등이 다. 이를 풀어보면 어렵게 하루를 버텨가는 지역신문에 대한 지원을 강화하고, 건강한 지역을 견인하는 견인차 역할을 주문하겠다는 기대로 들린다.

지역언론은 지역분권의 제도적 기초가 마련되는데 주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곧 지방자치제도가 정착하기 위해서는 지역민의 민주적인 여론 형성과 더불어 참여민주주의의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지역언론의 역할이 반드시 필요하다. 이는 곧 지역사회의 당면한 과제에 대한 여론을 수렴·반영하고, 지자체 선거에 지역민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하도록 견인하며, 지역문화를 발전 계승하여 지역민의 정치사회화에 기여하고 있음을 나타낸다 하겠다. 따라서 문재인 정부가 추구하는 지방분권운동과도 맥이 닿아 있다.

지방분권운동에 있어서 지역신문과 지역신문단체들이 지역적·전국적 의제로 설정하는데 기여한 바와 같이 지역이 수도권의 정치·행정·경제·문화권력의 영향권으로부터 분리되어야 지역 언론의 존재 기반이 마련될 수 있어서 지방분권은 언론분권과도 밀접한 관계를 갖고 있다. 지역신문을 필두로 한 지역언론이 건강하게 지역 권력을 감시하고 견제하면 1년이면 허투루 쓰이는 지방예산 수십 억 원씩을 절감하는 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평가다.  지역 감시자로서의 지역신문의 역할과 아울러 땅에 떨어진 독자, 국민들의 신뢰를 회복할 수 있는 자정력이 어느 때보다도 절실한 시점이다.

제도적으로는 지역신문 지원제도와 아울러 이미 차별적으로 존재하고 있는 각종 규정들의 개선이 시급하다. 이와 더불어 내부적으로 지역을 건강하게 가꾸고, 지역 구성원들의 의사소통을 제대로 매개해주고, 지역 전체를 아우르는 여론의 장 역할을 충실히 해낼 때 지역신문이 활성화되는 길은 열릴 수 있을 것이다.

지역신문이 창간된 지 30년. 지금 이 시간에도 많은 지역신문들이 지역을 기반으로 건강한 여론형성에 기여하고, 지역을 건강하게 가꾸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세계적으로 하향길을 걷고 있을 뿐만 아니라 몇 년 지나지 않으면 인쇄 매체가 없어질 것이라는 불길한 예측 속에서도 지역신문은 블루오션으로 충분히 작용할 수 있다. 저마다 각기 다른 상황과 지역 조건 속에서 블루오션 역할을 할 수 있는 특장점들을 준비하고 독자들과 소통하고 주민 여론 형성의 중심 역할을 한다면 지역신문 활성화의 길은 언제든 열릴 수 있을 것이다. 

지역신문에 대한 정부의 지원은 신문 시장에 대한 중재나 시장의 활성화에 목적을 두고 있지 않다. 전국 일간지 몇몇이 신문 시장 전체를 독식하고 있는 기이한 상황에서 공정한 언론활동과 다양한 여론 형성이 요구되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지역신문발전지원 특별법이 존재한다. 그러나 관련 정책이 목적한 바를 이루기 위해선 부단한 노력이 요구된다. 정계와 학계에서는 다양한 연구로 정책의 문제점을 개선해야한다. 중앙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지역신문발전지원을 지방자치단체에서 적극적으로 확대해야한다. 그리고 정부의 지원을 받는 신문사들은 지원의 의존도를 낮추는 데 노력해야한다. 약이 독이 되는 순간 신문의 논조가 바뀔 수 있기 때문이다.

지역신문발전지원법이 2022년까지 연장됐으나, 언제까지 지원이 계속될지 불분명하다. 분명한 사실은 신문의 언론 활동은 자본주의 시장, 즉 상품의 질이 판매와 연결되는 시장의 법칙에서 진행된다는 것이다. 그리고 지역신문을 위한 지원 법안의 존재적 가치는 정책에 대한 올바른 활용에서 그 의미를 찾을 수 있다는 것이다. 이는 대한민국이 민주국가이며 국가의 주권이 국민에게 있다는 것은 헌법의 선언일 뿐, 중요한 것은 신문의 올바른 기능과 역할이며 비판적 국민의식을 통한 민주국가로의 정치적 움직임이다.

덧붙이는 글 : 30년 이상된 지역신문 대표(옥천신문 오한흥 대표, 완도신문 김정호 대표)와 추혜선 전 국회의원(문화방송통신위원회)과 함께 ‘지역신문의 걸어온 길과 나아갈 방향’을 주제로 한 간담회를 준비 중 코로나19 확진으로 무산됐습니다. 그래서「전국지역신문의 날 기념 토론회」이안재 옥천신문 상임이사 ‘지역신문 활성화를 위한 제안’을 발췌한 내용을 싣고 지역신문 30여년의 역사를 전체적으로 되짚어 보고자 하였습니다.

박주성 기자  pressmania@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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