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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환경 학교급식 계약 농가·납품업체 “생계위협”

감자·양파등 썩어 폐기···소상공인, 자영업 새로운 판로개척등 대책 마련 시급

  • 강미경 기자 thatha74@naver.com
  • 입력 2020.04.03 10:20
  • 수정 2020.04.05 1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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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확산에 따른 개학이 수차례 연기되면서 학교급식 공급용으로 친환경 농산물을 계약 재배하고 있는 생산농가 및 유통업체들은 판로를 잃어 생계마저 위협을 받고 있다. 예정대로라면 학교급식 재료로 납품돼야 하지만 개학 연기로 쓸모가 없어져 버렸기 때문이다.

학교급식납품 업체 중인 A업체는 “30일 현재 학교에 납품하려고 보관 중이던 감자와 양파는 이미 폐기처분했다. 날이 따뜻하여 쉽게 썩어버려 냄새가 심해서 구덩이를 깊게 파서 흙을 덮어놨다. 농약을 치지 않은 친환경 농산물은 저장성이 떨어지고, 크고 좋은 것만 선호하는 소비자들은 오히려 친환경 농산물을 외면하는 경우가 많아 판로를 찾기도 어려워 폐기처분할 수밖에 없었다. 이미 이번달만 약 3000만원 가량의 피해를 입었다”고 말했다.

또 다른 급식납품업체 B업체는 더욱 심각했다. 이 업체는 “ 한 군데만 믿고 있다가 판로를 잃어버렸다. 개학을 할 듯 말 듯 2주 간격으로 발표를 하다 보니 공판장에 팔 기회조차도 놓쳐버려 손해가 막심하게 됐다”며 사장은 한숨을 내쉬었다. 

C업체 역시 별반 다르지 않았다. 커다란 물류창고엔 갈 곳 잃은 물건이 가득 쌓여 있었다. 업체 관계자는 “과채류는 이미 썩어가고 있고, 공산품도 마찬가지다. 유제품이 들어간 제품들은 유통기한이 수개월 이내로 짧다. 학교 같은 경우엔 더더욱 유통기한에 민감하기 때문에 이미 확보한 제품들은 폐기 날짜만 기다리고 있는 꼴이다.” 라고 했다.

학교급식 공급용으로 친환경 농산물을 계약재배하고 있는 생산농가도 사정은 마찬가지였다. 달도에서 친환경딸기를 생산해 학교에 납품하고 있는 K씨는 “ 딸기는 과일 중에서도 매우 키우기 까다로운 품종이다. 학교 납품이 끊겨버려서 공판장에 나가고는 있지만, 딸기 값이 폭락하여 예년에 비해 50%정도 밖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매년 친환경 인증을 받느라 비싼 영양제 줘가며 자식처럼 애지중지 키우고 있는데 제값을 받지 못하고 있으니 애가 탄다”며 울분을 터트렸다.  한편, 군 담당자는 급식지원업체와 계약 전이라 특별한 보상이나 지원 대책은 현재까지 없다고 말했다.

나주시의 경우 도농상생 공공급식 협력 도시인 서울시 금천구와 최근 ‘친환경 농산물 꾸러미’판매를 시작했다. 전주시의 경우도 ‘친환경 농산물 팔아주기 행사’를 개최하는등 지자체에서 나서서 적극적으로 판로를 모색하는 노력을 아끼지 않고 있다.

코로나19 대응차원에서 ‘사회적 거리두기'를 전개하는 상황에서 소상공인·자영업자의 몰락은 현실화 되어가고 있다. 정부와 지자체는 연일 소상공인·자영업자 대책을 내놓고 있지만, 정작 사각지대에 있는 소상공인·자영업자는 제대로 살펴보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사상 유래없는 온라인 개학이 현실화 되면서 농가와 학교급식업체의 주름은 더욱 깊어져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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