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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조직개편 “행정 편의주의 아니냐” 눈총

국·단장 체제 전환 객관적인 평가 없고 내부 진단만... 인사체계와 일하는 방식 개편 선행돼야

  • 완도신문 wandonews@naver.com
  • 입력 2019.12.06 13:33
  • 수정 2019.12.06 1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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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조직개편 기본계획이 조례 입법예고를 통해 드러나면서 완도군이 주민 위주가 아닌 행정위주의 조직개편 아니냐는 비판이 따갑다.

군이 지난 3일 조례 입법예고에서 공고한 완도군 조직개편 기본계획을 한마디로 요약하면 지난해 8월 ‘1실 13과’ 체제에서 ‘2국 1사업단 1담당관’으로 바뀐 신설 국·단장 체제로 조직개편에 대한 정확한 평가없이, 적극적으로 일하는 조직 구현이란 추진방향과 목적에도 맞지 않는 공무원을 위한 자리 늘리기라고 볼 수 있다. 

현재 완도군 공직사회에서는 국·단장 체제에서 수직적인 조직구조에 대한 불만이 많다. 기존 실·과장급 결제라인이 국·단장이 체제로 가면서 ‘옥상옥’으로 한단계가 더 만들어 졌기 때문이다. 물론 단점만 있는 것은 아니다. 군수와 부군수가 전담하기엔 부담이 됐던 단계별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고 있다는 주장도 있다. 그러나 얼마나 국·장단 체제가 그런 역할에 비해 주민을 위한 결제라인이 됐는지에 대해서는 분명하게 대답해 줄 근거가 없다. 객관적인 평가가 필요한데도 완도군의 내부 조직진단만 진행됐다. 

일례로 구례군은 올해 7월 하반기 정기인사에 맞춰 2개 국장 체제를 폐지했는데 군 주요시책 사업의 원활한 추진과 업무량 과다부서의 기능 분리를 위한 국 폐지와 과 신설, 조직 및 지역경쟁력 강화를 위한 팀 신설 및 통합 차원이었다. 물론 전임 군수 흔적 지우기와 행정력 낭비 전형적 사례라는 비판도 있었지만 단순히 인구가 적은 구례에 비할 바 아니라면서 약 3만명 정도인 구례군과 완도군을 비교할 바는 아니다. 당초 국·단장 체제는 인구 10만 이상의 시 단위에 맞는 조직체계라는 일반적인 평이 있었는데, 3만이나 5만은 큰 차이가 있을까. 지금까지 전남 22개 시·군은 국 체제로 단 7개 지자체가 변경했을 뿐이다. 다른 것은 항상 늦으면서 공무원 자리 만들기 국·단장 체제로 빠른 전환은 그러니 참으로 아이러니한 일이라는 세간의 평도 꼽씹어 봐야 할 대목이다.

완도군 공직사회에 팽배해 있는 가장 큰 현상은 공무원들이 일을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하기 두려워 한다는 표현이 더 정확할지 모른다. 그것은 일을 아무리 열심히 해도 발탁되지 못하고, 승진하지 못하는 폐쇄적인 조직구조에서 기인한다. 어느 하위직 공무원은 “아무리 열심히 해도 공을 가로채고, 저런 사람이 승진하나 하고 물음표가 되돌아오는 직원이 승진할 때는 정말 일할 의욕이 무너진다”고 현재의 공무원 사회의 분위기를 전했다. 또 6급만 되면 일을 안하는 것도 고질적인 완도군 공직사회의 문제로 오래전부터 거론돼 왔다.

그런데 이런 상황이라면 당연히 공직사회 ‘혁신’에 대한 고민이 조직개편에 묻어나야 하는데 민선 7기 군정 핵심 전략사업 분야 조직 재설계인 해양치유담당관 추가와 그 아래 주민들도 잘 알지 못하는 팀 신설만 이번 조직개편에서 유독 눈에 들어온다.

오히려 주민들 입장에서는 일자리와 민원 분야에서 크게 변화되지 못하는 부분이 뼈아픈 조직개편 내용이다. 해남군은 올해 초 조직개편으로 군정혁신단을 신설해 혁신의 ‘새판’을 짰다.  

군민 중심 일하는 방식 혁신, 소통과 협업의 조직무화 쇄신, 일과 삶이 균형 잡힌 행복한 인터 실현을 위한 3개 분야 39개 혁신과제를 선정하고 내부 혁신을 대폭 강화했다.

청렴도 향상을 위한 시책도 중점 추진, 매월 민원인 200명을 대상으로 민원인 만족도 설문조사를 했다. 드러난 문제점은 즉시 개선해 나가는 등 군민 눈높이에 맞는 행정 서비스 구현에 박차를 가했다. 지방자치 역량 강화를 통한 지역혁신에도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최근 해남군의회 의원, 공무원, 민간인 19명으로 ‘공동체 활성화 협의체’를 결성하기도 했다.

조직개편에서 정설적인 이런 말이 있다. “조직구조는 껍데기일 뿐이다. 실상 전략을 실행하는 것은 조직 내의 구성원, 즉 사람이다. 사람의 역량은 그대로인데 무턱대고 조직구조나 체계를 바꾼다고 전략을 더 잘 달성할 수 있을까? 오히려 새로운 역량을 다져가기도 전에 조직부터 변한다면 혼란만 가중될 뿐이다”

조직개편도 결국 사업전략 목표달성을 위한 하나의 방법이다.

조직개편 자체만으로 사업전략 달성이 이뤄지는 것은 아니다. 조직개편 이전에 새로운 구조의 조직에서 일할 수 있는 구성원의 역량개발 혹은 외부로부터의 역량확보가 우선시돼야 하고, 이들이 새로운 전략을 적극적으로 실행할 수 있는 인사체계와 일하는 방식의 개편이 선행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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