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척박한 곳, 생명의 나무를 꽃피우는 이수미 소장[칭찬합니다] 이수미 / 금일읍 사동리 보건진료소 소장
김형진 기자 | 승인 2019.06.10 08:15
금일읍 사동리 보건진료소 이수미 소장

견딜 수 없는 슬픔이 해일처럼 밀려올 때 어떤 가수는 화장을 한다고 했고 누군가는 인사불성 술을 마시고, 누군가는 고래고래 노래를 부르지만 어떤 이는 씨앗 하나를 정갈히 심는다. 풀 한 포기 자랄 수 없는 박토 안에 슬픔의 밤하늘과 씨앗 하나를 깊숙이 밀어 넣는다. 길고 삭막한 겨우내, 내 슬픔의 눈물이 떨어져 어느 봄날 싹을 튀우고 태양이 떠올라 별이 빛나며 아름다운 꽃 하나가 피어난다. 바로 생명의 나무다.

척박한 도서지역 의료 환경 속에서 생명의 나무를 피워 가꿔가는 금일사동 보건진료소 이수미 소장(사진). 그녀의 칭찬은 신의준 도의원으로부터 시작했다. 너무나 강력한 취재요청이라 재차 최광윤 금일읍장에게 물었더니, 두말 않고 이어지는 엄지척.

통화를 하게 되자, 마치 봄바람이 보리이삭 위를 지나가며 파도처럼 물결치 듯 초록빛 부드러움으로 여간 곱디 곱다. 지역 어르신들의 칭찬의 소리가 많이 들린다고 하자, 쑥스러운 듯 말을 한동안 잇지 못한다.

어떠한 일이 주업무냐고 묻자, 이 소장은 "의료취약지 도서지역 최일선에서 주민들을 대상으로 일차진료 및 원격진료, 보건사업 등을 수행하고 있는 여성 1인 공무원이다."고 했다. 그러며 "업무 이외에도 주민들의 예방사업가, 치료자, 상담자, 협조자, 교육자, 친구, 자녀의 역할까지 마다하지 않고 주민들의 고통과 아픔도 내 것인양 그렇게 보듬는 일을 한다."고

또 거동이 불편한 어르신들을 요양 기관과 연결해주고 건강이 안좋고 형편이 어려운 주민들은 읍사무소 사회복지사와 상의해 기초생활수급자 신청 서비스 연계 등 주민들의 다양한 애로사항을 청취하고 고민하며 해결하는 일이란다.

도서지역 의료 현실 중 가장 시급하게 개선되어야할 의료 환경에 대해 이수미 소장은 "완도군은 18개 보건진료소를 운영 중인데, 이러한 외딴섬은 의사가 없는 무의촌이고 교통 또한 불편하여 의사에게 진료 받기 위해서는 2~3일 일을 쉬어야 할뿐 아니라 날씨가 좋을 때만 육지로 나갈 수 있다."고.

또한, 응급 환자라도 생기면 최대한 신속하게 응급환자 후송체계를 갖추기 위해, 협력기관(해경, 닥터헬기, 119 구급소방서)과 원격진료(화상진료) 시스템이 도입되어 적극 활용 되고 있으며, 골든 타임을 지켜 소중한 생명을 구하도록 최선의 노력을 하고 있다고. 완도는 섬지역 특성상 의료취약지역에서 발생할 수 있는 응급상황에 대비해 대응시스템을 구축하고 취약지역 응급환자 후송 등 의료전달체계가 확립되도록 여러 유관기관의 관심과 지원이 절실하단다.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은 2012년 볼라벤태풍 때, 초임 발령지인 군외 고마 보건진료소장으로 근무하고 있을 때, 한 어르신이 집안 장독 파편에 우측 발목이 심하게 다쳐 출혈과 통증을 호소하는 응급상황에서, 응급처치 후 환자를 이송하려 했으나 전기, 전화가 모두 끊기고 설상가상 도선도 되지 않아 해경과 119의 도움을 받을 수도 없는 긴박한 상황이었다고. 이러한 어려운 처지를 당시 고마도 이오봉 이장과 마을 분들이 힘을 합쳐 태풍이 잠시 잦아드는 틈을 타 위험을 감수하고서 본인의 사선으로 환자를 무사히 병원으로 이송해 귀한 생명을 구한 일이 기억에 남는다고.

또 세월호 사고 직후 해경이 허가받지 않은 선박의 운항을 단속하던  2014년 6월경, 고마도 주민들이 모두 뭇으로 항의하러 나간 사이 거동이 불편한 고령의 어르신이 갑자기 쓰러져 사선도 띄울 수 없는 긴박한 상황에서 해경의 고무 보트로 이송했던 기억이 생생한단다. 도서지역 진료소장들은 예측할 수 없는 이러한 상황을 혼자서 대처 해야 하는 애로사항이 있다고.

가장 보람이었던 일에 대해선 금일읍 사동의 한 주민이 어지러움증을 호소하며 보호자(부인)와 진료소를 방문했는데, 당시 환자는 고혈압(200/100)으로 어지러움증을 호소하며 의식 혼미와 함께 우측 팔다리에 힘이 없는 등 뇌졸증 증세를 보여 보호자와 함께 저녁 무렵 119구급차로 금일보건지소 당직 의사의 진료를 받고 육지 병원으로 이송하게 됐단다. 부인과 함께 119 구급차와 나르미선을 이용해 약산 당목으로 이송, 전대병원에서 다행히 응급처치 후 호전 돼 귀가하게 됐을 때, 보호자(큰아들)가 뇌졸중 초기 증상 때도 신속한 판단으로 병원으로 후송할수 있게 도와 주고 퇴원 후에도 추후 관리가 잘 되도록 원격진료를 통해 신경써 준것에 대해 고마움을 표했을 때 무척 보람을 느꼈다고 했다.      

인터뷰를 하는 내내 그녀의 모습은, 나무가 참을 수 없이 간절하고 열렬해지면 꽃이 된다는 말! 이런 사람을 두고 하는 말이구나!싶었다. 스스로에게 주어진 고난을 내적 사랑으로 피워낸 꽃은 오로지 나만이 나에게 명령할 수 있는 사랑으로 다시 세상에 내 놓는다. 그녀에게 만족한 나의 삶이란, 이 땅에서 한없이 약하고 소외된 누군가를 살리는 생명의 나무 그것이었다.

김형진 기자  94332564@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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