툇마루 삐걱거림에 한바퀴 빙그르
돌아눕다 실눈을 가만히 떠본다
할머니,
이른 저녁상 물리고 이 얘기 저 얘기
시시콜콜 뱉어내다 어느새,
고개를 떨구던 할머니의 잠자리에
손자 녀석의 짓궂은 손부랭이는
쭈글쭈글 젖무덤을 찾는다!
아이고, 못살것네…
하릴없는 큰 손주녀석
아침잠이 곤할 때
어김없이 찾아오는
덜그덕 쿵따닥
드르륵 거리는
할머니의 교향곡
실눈 뜬 저편, 어슴푸레
할머니의 꼬부랑실루엣이
하루를 열었다
우리 할머니는잠이 없나보다
왜 이렇게 빨리도 일어날까?
훽, 이불을 뒤집어썼다
할머니가 잠깐 아주 싫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