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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머니 같은 손자

[독자 시] 최정주(향우 / 완도읍 정도리)

  • 최정주 wandonews@naver.com
  • 입력 2018.10.12 10:16
  • 수정 2018.10.28 0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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툇마루 삐걱거림에 한바퀴 빙그르       
돌아눕다 실눈을 가만히 떠본다
할머니, 

이른 저녁상 물리고 이 얘기 저 얘기
시시콜콜 뱉어내다 어느새,
고개를 떨구던 할머니의 잠자리에
손자 녀석의 짓궂은 손부랭이는
쭈글쭈글 젖무덤을 찾는다!
아이고, 못살것네… 

하릴없는 큰 손주녀석
아침잠이 곤할 때
어김없이 찾아오는
덜그덕 쿵따닥
드르륵  거리는
할머니의 교향곡

실눈 뜬 저편, 어슴푸레
할머니의 꼬부랑실루엣이
하루를 열었다  
우리 할머니는잠이 없나보다  
왜 이렇게 빨리도 일어날까?
훽, 이불을 뒤집어썼다
할머니가 잠깐 아주 싫었다. 
 

최정주(향후 / 완도읍 정도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