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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에서 먹는 특별한 여름보양식 '장어젓국'

[노화읍 특집] 노화별미 만물식당 '장어젓국'

  • 박주성 기자 pressmania@naver.com
  • 입력 2018.09.01 14:07
  • 수정 2018.09.01 1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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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은 집에서 그리 많이 먹지 않지만 어느 정도 중년의 나이가 된 완도 사람들이라면 누구나 명절이나 제사 때 남은 굽거나 찐 생선을 이용한 ‘젓국(발음상 쩟국)’을 먹어 보았을 것이다. 보통은 예전 우리 선조들이 생선을 장기간 보관하기 위해 말려 놓고는 귀한 손님이 오거나 반찬이 귀할 때 끓여서 먹었던 것이 ‘젓국’인데 주로 바닷가를 중심으로 지역 고유의 음식으로 자리 잡았다.

강제윤 섬 연구소 소장은 <섬에서 만난 밥상>이란 글을 통해 "생선은 말리면 아미노산이 풍부해져서 감칠맛이 더해진다. 그래서 섬 지방에서는 마른 생선을 익힌 뒤에다시 끓여 먹는 젓국 요리법이 발달했다"고 설명한다.

이어 "예전에는 말린 생선을 보통 대나무로 만든 석작에 차곡차곡 담아서 시렁에 올려 보관했다. 그러다 귀한 손님이라도 오면 꺼내 대접하곤 했다"며 "곰국처럼 뽀얀 젓국 국물 한 수저를뜨면 치즈라도 넣은 것처럼 고소한 향이 입안 가득 퍼진다. 한번 익혔던 생산을 다시 끓인 까닭에 비린 맛도 전혀 없다"고 예찬했다.

특히, 서산이나 태안의 ‘우럭젓국’ 같은 경우 KBS ‘한국인의 밥상’ 등에 소개되면서 유명세를 탔다.

젓국의 맛은 생물로 끓인 찌개나 매운탕하고는 맛의 차원이 다르다. 사실 찌개나 매운탕은 생선 비린내에 바닷가와 친하지 않은 사람들은 꺼리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한번 굽거나 쪄서 끓인 젓국은 비린내가 덜하고 담백하기 때문에 도시 사람들도 별로 꺼리지 않고 먹을 수 있는 맛이다.
 


그런데 노화에만 있는, 노화에서만 먹을 수 있는 젓국이 있다. 바로 노화 이포리 바닷가 ‘만물식당’의 ‘장어젓국’이다. ‘장어젓국’에는 바다보양식으로 빠지지 않는 장어가 주요 재료인데, 인근 해역에서 잡힌 장어를 말려서 한번 구워서 쌀뜨물에 삼치와 굴, 대파, 대추, 마늘 등과 함께 넣어 끓여 낸다.

일반 생선젓국도 굉장히 담백한 국물 맛을 내는데 장어가 들어간 ‘장어젓국’은 그 깊이가 더한다. 여기에 굴이 들어가 텁텁하지 않은 개운한 맛을 함께 내어준다. 삼치의 경우 맛의 풍미를 더하기 위해 넣지 않나 싶다.

‘장어젓국’은 50% 이상 구워낸 장어가 들어가 있고, 삼치와 굴이 30% 정도이며 나머지는 기타 재료들이다. 한번 구워내다보니 장어의 비린내는 거의 나지 않는 것이 특징이다. 

주인아주머니가 ‘장어젓국’ 전문으로 식당을 운영한지는 어언 10여년이 됐다고 한다. 그전에는 아저씨가 고기잡이 배를 운영하며 횟집을 지금의 자리에서 20여년 운영했다. 아주머니는“알려지면 몸만 괴로워진다“면서 이름 마저도 알려주지 않는다. 메뉴가격도 제대로 없는 식당이지만 노화의 별미임은 틀림없는 것 같다.


'장어젓국'은 다른 지역에서는 맛 볼 수 없고 완도와 일부 전남지역에서만 맛볼 수있다고 한다.
한때 광주에서 유행한 '상추튀김'이 오징어나 다른 튀김을 상추에 쌈싸먹는 것인데 다른 지역 사람들 대부분은 상추를 기름에 튀겨 먹는 줄 알았던  것처럼, 처음 '장어젓국'을 들은 외부 사람들은 젓갈국물에 장어가 있는 것처럼 상상하기도 한단다.

또한 '장어젓국'과 더불어 나오는 반찬은 '장어젓국' 없이 백반으로 먹어도 될 만큼 진수성찬이다. 반찬은 제철 나오는 재료로 바뀌고 멸치볶음, 조미김, 배추김치, 젓갈, 고구마줄기 무침, 갓김치, 무우깍두기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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