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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아이를 키우려 해도 온마을이 필요해

[기획연재]장보고 루트 1

  • 김형진 기자 94332564@hanmail.net
  • 입력 2018.07.12 22:57
  • 수정 2018.07.13 2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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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롤로그
장보고(張保皐).
완도땅이 생겨나고 완도의 인문편에서 최고의 인물은 단연 장보고다.
그런데 그가 떠난 지 1200년이 지났는데도 아직까지 그를 능가한 인물은 완도땅에서 나오지 않고 있다. 왜, 그럴까? 김풍호 완도문화원 부원장은 "완도 사회의 풍토가 장보고를 길러내야 하는데, 실상은 염장만을 키워내고 있다"고 말했다.

장보고의 핵심은 신라의 변방인 청해진을 통해 동북아시아를 호령했거나 세계 무역을 제패한 이력에 앞서 그 누구의 의존도 없이 자기 스스로 운명을 개척했다는 것이다.

내가 나일 수 있는 용기.
나의 가치를 남이 결정한다면 그건 의존이겠지만, 나의 가치를 내가 결정할 수 있다면 그건 자립이다.  그 가치는 내가 어떤 일에 종사하느냐로 결정되는 게 아닌, 그 일에 대해 내가 어떤 태도를 임하느냐다. 장보고에 있어 가장 핵심이 되는 건 그 인생을 통해 세상에 임하는 자세였고 이를 대하는 삶의 태도였다.

“진리란 무엇인가?”라는 로마 총독 빌라도의 물음에 예수가 답했다.
“내가 바로 진리다.”

그 말을 숭상만 한다면 예수의 신격화만 노래할 수 있겠다. 하지만 나란 존재의 의미, 내가 결정하고 내가 의지하고 내가 창조하는 그 무엇인가를 실천할 수 있다면 비로소의 진리의 문을 여는 것이고 예수가 실천했던 전인류에 대한 사랑을 실천할 때, 그것이 진리가 되는 의미기도 하겠다.

그 진리로 가는 길이 바로 자립의 첫 발이고, 부모가 자식에게 주는 최고의 사랑 또한 아이들 스스로 그 첫 발을 떼게 하는 것이다.

완도군에서 지원하거나 정책적으로 실행하고 있는 장보고 선양산업 중, 가장 효율적이고 미래지향적인 사업은 장보고아카데미가 주관하는 <장보고 후예들과 떠나는 중국 역사기행>이다. 왜? 그건, 1천 2백년동안 탄생시키지 못했던 제2의 장보고의 탄생 가능성이 이 역사기행에 참여한 청소년 중에서 탄생할 가능성이 가장 높기 때문이다. 나는 내 생애 언제 첫 발을 뗐는가?

# 1 아이 하나 온마을이 필요해
올해로 15회를 맞고 있는 장보고 여름학교 <장보고 후예들과 떠나는 중국 역사기행>은 장보고 아카데미에서 운영 중이다. 현재 아카데미 운영위원장은 완도신문 취재부장을 맡고 있는 박주성 기자. 일단 준비기간이 짧았다고 했다. 박 위원장은 "지방선거가 있었고, 아카데미를 자원봉사로 운영하다보니 준비가 늦어졌다"고 말했다.

모집은 6월 12일부터 시작됐는데, 완도교육지원청의 김재점 과장의 배려로 각 일선 초등학교로 모집 공문이 보내졌고, 박 위원장은 각 일선 학교의 담당 직원들에게 별도로 연락을 취해 학교측의 수렴 여부를 확인하고 학부모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해 줄 것을 당부했다고.

이런 과정을 거쳐 전액지원하는 소외계층 참가자 19명과 일반 참가자 28명 등 총 47명의 신청자를 받았다. 과거엔 읍권 중심으로 현수막을 게첨해 주로 읍권 학생들이 역사기행을 가게 됐지만, 섬지역 학생들에 대한 배려의 목소리가 높아 올해는 완도군 전체가 기회를 갖을 수 있도록 학부모들에게 잘 전달될 수 있게 학교측에 신신당부했는데, 일부 학교에선 학부모에게 제대로 전달 되지 않아 학부모들의 항의도 있었다고.

15일 신청마감 후, 17일엔 장보고아카데미의 외부 운영위원인 박인철 군의원, 완도경찰서 박창규 팀장, 이승길 약산면 총무계장, 임보은 공공연대 완도지회장이 심사를 담당했다.

이렇게 해 전액지원자 14명, 반액 지원자 14명이 선정됐는데, 가장 급했던 건 여권이었단다.
여행사측에선 사드 배치와 방문지역에 시진핑 주석의 내방 등으로 중국비자발급 조건이 까다로워져 여권을 참가자 모두 수거해 보내달라고 했다고.

도서 지역이다보니 수거하는 과정이 특히 어려웠는데, 금당 지역 참가자의 경우엔 장흥 회진으로 보내왔고, 노화 넙도에선 전복 활어차를 통해서, 다른 섬 지역의 경우엔 배편으로 보내와 각 항마다 수거하는 과정이 만만찮았고, 그 과정에서 3명의 참가자가 탈락했단다.

유독 아쉬움이 컷던 아이는 현재 할아버지와 함께 살고 있는 조손가정의 아이로, 아빠는 현재 서울에서 거주하고 있는데, 어렵사리 보호자인 아버지에게 연락이 닿아 사진을 찍어 등기로 발송했지만 이를 수령하지 못해 결국 학생에게서 "선생님, 저 안가면 안될까요?"하는 메시지를 받았을 때, 기대했을 아이의 상심과 안타까움에 내년엔 꼭 함께 가자고 전했을 때라고.   

또 문제가 되었던 건 재원이었단다.
총 경비는 3천 9백6십만원으로 군 보조금 2천만원, 자부담 1천4백만원, 5백 60만원 정도가 부족했는데, 작년과 달리 올해부턴 보조금 증빙 방법이 자부담까지 세금계산서를 첨부해야 됐기에 금액이 더 늘어났다고.

이미 참가학생들의 선발을 끝마친 상태라 다시 탈락시킬 수도 없어 후원금 모집에 들어갔단다. 페이스북과 카카오스토리에 올리자, 이송현 신지면장과 이승길 약산면 총무계장이 힘을 보탰다. 사연을 듣고 완도읍 김대식 이장단장의 소개로 완도농협의 후원이 이뤄졌고, 완도신협 김근수 이사장도 후원에 참여했다고. 

페이스북을 접한 이승창 전 관장은“있으면 있는대로 없으면 없는대로 힘을 합치면 된다”면서 후원금과 함께 전국이마트 전복 납품업체인 건강한 바다의 이승철 대표와 완도전복생산자협동조합의 이용규 이사장에게 도움을 부탁해 줬단다. 

카카오스토리에 올린 사연을 듣고 후원금을 보내온 주식회사 램프 김도형 대표와 별도 연락를 하지 않았지만 늘 완도청소년 문제에 관심을 가졌던 과거 장보고아카데미 이사장을 역임했던 법공스님(충남 아산 보문사) 또한 도움의 손길을 주었다고.

현재 광어를 양식하며 호남수산을 운영하는 장보고아카데미 후원회의 서복남 후원회장, 정용연 만화가, 신현호 전 전남도청 직소민원실장, 이대욱 소안항일운동기념사업회 회장, 완도신문 김정호 대표. 장보고아카데미 운영위원으로 참여하고 있는 완도경찰서의 박창규 팀장, 김태복 완도군립도서관장, (재)행복복지재단 강윤욱 씨, 완도고 김남철 교사, 완도군청 김성수 비서실장, 완도문화원에서 도움의 손길이 이어졌단다.

KBC 광주방송에서는 청소년을 위한 면티 40장 후원, 완도군보건의료원에서는 구급약 일체와 구급약함 그리고 휴대용 치솔과 치약세트 35개, 공공연대 완도지회에서는 모자 35개 후원 등이 이뤄졌다고.

그리고 이번 역사기행 인솔교사로써 자원봉사에 나서 준 김주 전 군의원을 비롯해 완도군청 유영인 씨, 임보은 공공노조 완도지회장, 신흥사 지성스님, 장보고아카데미 운영위원이면서 해양수산부 목포지방해양수산청 완도사무소에서 근무하는 최은영 씨는 7일 28명의 완도 청소년들과 함께 장보고 루트를 따라 드디어...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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