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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바토레, 이곳에서 너의 꿈을 펼쳐봐

[에세이-고금도에서]배준현 / 고금주조장 대표

  • 완도신문 wandonews@naver.com
  • 입력 2018.07.12 22:29
  • 수정 2018.07.12 2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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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준현 / 고금주조장 대표

1988년에 첫 상영한 이탈리아 영화 “시네마천국”은 여러번 다시 보아도 빠져든다. 주인공 살바토레의 어린시절, 청년시절, 고향을 떠나 영화감독으로 성공하고, 인생의 멘토 알프레도 아저씨의 부음을 듣고 30년만에 고향에 내려와 추억을 더듬는다는 내용이다. 주인공이 살았던 시대를 공감하며 7,80년대를 거친 세대들은 향수와 추억에 젖는다. 어촌마을의 풍경이 완도와 많이 닮아 있었다. 어릴 적 읍내 영화관의 풍경도 겹친다. 영화속에서 알프레도 아저씨가 살바토레에게 말한다. 희망이 없는 마을을 떠나 자신의 일을 찾아라고.

 “떠나라 이곳은 몹쓸 곳이야. 여기 사는 동안은 여기가 세계의 중심인 줄 알지. 변하는 건 아무것도 없어...” “돌아와선 안돼, 깡그리 잊어버려야 해, 편지도 쓰지마, 향수에 빠져선 안돼.”

그시절 누구나 한번 쯤 도회지로 나가 번듯하게 성공해서 금의환향하는 꿈을 꾸었다. 시골은 독하게 맘먹고 떠나야 할 곳, 그렇게 버림받고 사람없는 쓸쓸한 곳이었다. 사람살 곳이 아니라는 생각이 지배하였다. 무작정 상경은 그런 꿈을 꾸는 사람들의 길이었다. 살바토레처럼 모두 떠났다.

‘시네마천국’이 개봉된 지 30년이 지났다. 21세기 들어서 인구의 도시쏠림은 여전하지만 세월이 흐른 만큼 도시와 농촌사이 동떨어짐도 많이 줄었다. 도시 농촌사이 언제라도 빠르게 오고 갈 수 있는 교통, 의료, 교육, 문화시설이 도시 못지 않게 갖추어져 있다. 공기나쁜 도시에서 꼭 살 필요기 있겠는가? 이젠 촌구석이 아니다. 살 만한 곳이 되었다. 떠났던 사람들이 하나 둘 고향땅에 돌아오고 있다. 완도의 ‘莞’자가 빙그레 웃는다는 뜻이 있다. 고향을 그리워하며 빙그레 웃음 짓는다는 우리 고장이다. 다시 돌아오는 꿈을 꾼다.

떠나면 다시는 내려 올 것 같지 않게 생이별하고 성공신화를 가지고 금의환향하는 구닥다리 이야기는 없다. 이제는 귀향으로 희망을 말하고 싶다. 금의환향은 아닐 지라도 다시 정착해 살아갈 수 있는 꺼리가 있어야 한다. 귀향이 아닌 연고가 없는 사람들도 귀촌하는 요즘 완도는 다른 어떤 곳보다 매력적인 것들이 많다. 아름다운 경관에 여러가지 역사와 문화공간이 널려 있다. 알려지지 않은 역사 문화 유적지와 섬마다 독특한 문화가 있다. 여기에 젊은이들이 꿈을 펼칠 만한 값진 일자리가 얼마나 많은가? 귀촌 1번지로 금상첨화다.

그러나, 완도의 현실은 녹록하지 않다. 인구는 꾸준히 줄고 있다. 인구감소율도 줄이고 귀농귀어지원대책도 더욱 탄탄하게 마련해서 살아갈 꺼리를 만들어야 한다. 그러려면 필요한 것, 농촌재생이다. 되살려 낸다는 뜻으로 많은 사업들이 있다. 그 가운데 하나, 문화공동체의 재현이다. 우리 곁에 사라진 소중한 기억을 끄집어 내고 현실에 나타내 보이는 것이다. 공동체문화를 찾아 보자. 농악, 농요, 두레, 품앗이를 재현하고 우물가 빨래터 체험같이 향수를 불러 일으키는 것도 좋다.

어린 토토의 멘토인 알프레도는 다시는 고향에 내려오지 마라고 했다. 그가 지금 완도에 산다면 “어서 와, 토토! 이곳에 너의 꿈이 숨쉬고 있고 너의 사랑이 있어. 이곳에서 너의 꿈을 펼쳐 봐!“ 라고 말해도 좋은 곳으로 만들어 보자. 초등학교 운동회가 마을잔치가 되었던 때를 떠올린다. 희망은 있다. 떠나는 사람이 다시 돌아 올 곳이 있는 우리는 행복하다.

다시 보고 싶은 옛 소중한 가치를 되살려 내자. 영화속에나 박물관에만 있는 것들을 우리 삶 가까이에서 보고 체험할 수 있게 만들어 보자. 우리곁에 역사, 문화가 춤추는 곳, 관광문화가 있는 곳이 우리고장이었으면 한다.

오랜만에 그 영화 ‘시네마천국’ 다시 한번 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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