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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찬 과장 "너무 까불었다"[인물 특집]해신이라 불렸던 사나이, 의회사무과 이주찬 과장
김형진 기자 | 승인 2018.01.07 16:16


그는 참좋은 사람.
남루한 옷이 닳고 닳아 있으니까...
그는 가난한 사람. 주머니에 당신을 위한 기도 밖에 없으니까...
그는 성찰하는 사람. 자신이 거절한 모든 것들에 대해 아파할 것이니까...
그는 단단한 사람. 철학과 신념으로 똘똘 뭉쳐 전혀 부패 될 수 없으니까...
그는 공직을 천직으로 알았던 사람. 공의를 사랑하되 결코 공의를 독점하지 않았으니까...
그는 아름다운 사람. 떠날야 할 때를 알고 떠나는 사람의 뒷모습을 보여 주고 있으니까...

완도군청 의회사무과 이주찬 과장.
그가 올 12월 31일부로 공직을 떠난다.
떠나는 이의 뒷모습을 언론이 조명하는 것도 나름 의미가 있겠다 싶어, 지난 1년 여간 끊임없이 그를 설득해 보았지만, 그는 요지부동 끝내 인터뷰를 고사했다.
본 기사는 그동안 언론에 소개된 이 과장과 관련한 내용과 함께 이 과장이 지난 1년동안 잠깐잠깐씩 소회를 밝힌 내용으로 꾸려졌음을 밝힌다. 

언론에 소개 된 이 과장의 기사는 완도군베스트간부공무원에 이름이 가장 많이 오르내리고 있었다. 간부공무원과 직원간 존중과 신뢰의 공직문화를 조성하고 신명나는 직장 분위기 조성을 위해 2010년부터 시작해 올해로 8년째를 맞이하고 있는 완도군베스트간부공원은 청렴성과 도덕성, 전문성과 책임감, 리더십과 조직화합등 3개 부문에 대해 설문조사 방식으로 진행되는데, 이 과장의 이름이 가장 많이 올라와 있었다.

같은 공직자 출신이면서 지금은 군정을 비판 감시하는 완도군의회의 김동삼 의원은 "이주찬 과장은 원칙이 바른 사람이고, 그 원칙을 지킬 수 있는 신념을 가진 공직자"라고 했다. 그러며 "지난 인사 때 공직사회에서 가장 호평가를 받았던 여론 중 하나는 공직생활을 6개월 앞둔 이주찬 과장의 희생적 면모였다면서 이 과장은 7급 공채의 우수한 재원으로써 공무원들의 신망까지 두루받고 있는 가운데, 4급 서기관의 궐석으로 승진에 욕심을 내볼만한 상황이었지만 스스로 권력이 모이는 자리를 벗어나 군청 입장에선 다소 한직일 수 있는 의회사무과장으로 옮겨가면서 공직사회의 숨통을 트여줬다"고 말했다. 그의 결단은 공리적 희생으로 모범적인 선례를 남겼고, 대인의 풍모 그대로가 아니겠느냐고 했다.

서을윤 부의장은 "공리적(公利的)이라 함은 어떤 일의 가치와 효과를 먼저 생각하려는 자세나 관점을 가리키는 말로써 어떤 일을 기획하고 실행하며 그 결과를 평가하는 일련의 과정에서는 반드시 견지해야 하는 공직자 최고의 덕목이다."며 "이주찬 과장에게 박수를 보낸다."고 전했다.

이주찬 과장을 만날 때마다, 지난 시간을 회상해 달라고 하면 그는 "너무 까불었다."며 "내가 말한다고 달라지는 것도 아닌데, 그때는 왜 그리 고집을 피웠는지 모르겠다"고 술회했다.
지난 인사 때 서기관 승진에 대해 왜 욕심을 내지 않았냐고 묻자, 그는 "이제 반년이면 은퇴할 퇴물이 그 몇 개월을 욕심낸다면 지역사회의 비웃음을 살 것이다. 오히려 후배들에게 기회를 더 줘야하지 않겠느냐?"고 반문했다.

모 공무원의 말. "대한민국에 완도군을 가장 많이 알렸던 시기는 장보고의 일대기를 다룬 드라마 해신(海神)이 방송되던 때였다"며 "그런데 이 해신 드라마가 성공하게 된 이유 중 하는 이주찬 과장 때문이었다"고 했다.  "대한민국 국민이 그렇게 열망하던 해신 드라마의 화려한 이면에는 보이지 않는 이들의 헌신이 있었기 때문이었고, 그 일을 이주찬 과장이 맡았다"고.

이주찬 과장 또한 공직생활 중 가장 힘든 시간이 언제였냐고 묻자, 그때로 회상했다.
감사원에 수시로 불려 다니던 그때. "악에 받쳤던 것 같아요. 순전히 오기였죠" "눈을 뜨면 지금 해가 안 떠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죠" "불목리 저수지에 물 채워야하는데 그때가 가뭄인지라, 가뭄에 그 많은 물을 다 채웠는데 당시 호스를 들고 뛰어다니던 경선이 시설계장이 호스를 저 멀리 던져버리면서 에잇! 공무원 생활! 정말로 못해 먹겠네하면서 그 자리에서 벌렁 누워버리는데... 허허... 참 난감하더군요!"

"또 소쇄포와 관련해 감사원에 진정이 들어가 이것을 조사받는데... 그때 심정은 도저히 변명이 안될 것 같아 이왕 죽는 것 하고 싶은 이야기나 다 해보자고 작정했죠. 감사 담당관에게 변명이 되겠지만 말 좀 하겠다고 하니, 말을 하라고 하더군요." "이것 따지고 저것 따지면서 이 일을 하면 지금 해신 드라마를 국민들이 절대 볼 수가 없습니다" "공영방송의 드라마 또한 국민의 마음을 어루만지는 공의적인 약속인데, 적법성보단 대국민 약속을 어기고 싶지 않았고, 그 일에 사심이라곤 털끝만큼도 없었다고 했더니..." "감사 담당관이 천천히 나를 보면서 껄껄껄 웃었죠! 그러며 열씸히 하라!고 하더군요." "그 말에 감사하다고 얼릉 내려왔죠"

해신 촬영 당시, 김종식 전임군수의 말도 기억에 남는단다. 이렇게 직원들을 고생시키고 힘들게 할지 알았다면 차라리 해신 촬영을 거부한 게 옳은 판단이었다고 했단다.

그때 해신하면 이주찬. 별명이 해신이었단다. 그 고뇌의 시간을 참고 또 참았던 게 공직생활 중 최고의 자부심으로 느껴진다고.

김형진 기자  94332564@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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