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장의 달력
속 살 보인 한 장의 달력이
부끄러워 끝을 말아 올린다
내 몸 찢어 더는 보일 것 없어
미안함에 끝을 말아 올린다
독한 외로움에 몸을 꼰 병든 너는
이제야 하늘의 손을 잡는다
대견함과 염치가 한 장 남은 너를 통해
속속들이 들쳐지니
울컥 외로움에 몸서리치는 네 탓인 양
부끄러운 얼굴에서 겨울바람을 느낀다
목구멍을 통해 외로움보다 다스리기 쉬운 추억을
창자 속으로 흘려보내니
떠나보낸 너는 왔다 간 쓸쓸한 세월이었고
그곳에 나는 자줏빛 새 옷을 다림질 하여 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