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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도수목원과 유네스코 등재

  • 완도신문 wandonews@naver.com
  • 입력 2017.06.03 11:02
  • 수정 2017.06.03 1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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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득실 / 전라남도 완도수목원 원장

 모두들 완도수목원을 와본 사람이라면 절로 우와~ 라고 탄성을 지르게 된다. 그 이유로는 사방을 둘러봐도 그 흔한 소나무는 보이지 않고 생전 처음 본듯한 녹나무, 붉가시나무, 구실잣밤나무, 굴거리나무, 생달나무 등등 상록활엽수인 늘푸른 난대숲이 사방으로 펼쳐져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뿐만은 아니다. 난대숲에 와서 10분만 걸어보면 여러 가지 다름을 온몸으로 느끼게 된다. 우선 음이온 가득한 부드러운 바람이 기분좋게 풍욕을 즐기게 해주고...넓은잎 상록활엽수들이 숲에서 부지런히 호흡작용을 해서 이산화탄소를 흡수하고 산소를 방출해줌으로써 숲을 걸을 때 우리들의 기분을 상쾌하게 해주기 때문일 것이다. 그래서인지 그 어떤이들도 완도수목원의 난대숲에 오면 절로 미소짓고 기분이 좋아지는 마법에 걸리게 되는 것 같다.

따라서 완도수목원에 근무하면서 항상 고민해본다. 이곳을 아는 사람만 알고 와본 사람만 즐기고 감탄하는 남도 끝자락에 자리하는 작은 도립수목원으로만 관리하고 가꿔나갈것이 아니라 이곳의 아름다운 대자연을 세계속에 알리기 위해 어떤노력을 해야할까 그런 고민이 늘 머릿속을 혼란스럽게 해왔다.

하지만 이젠 그 해답을 찾았다. 바로 그 해답은 완도수목원을 광릉 국립수목원처럼 유네스코 생물권보전지역으로 등재하는 것이다. 광릉의 국립수목원은 우리나라의 숲을 대표하는 수목원이지만 속내는 다르다. 왜냐면 그곳은 난대수종은 자랄수 없는 지리적 한계로 이곳의 생태계와는 전혀 다른 모습이다. 이곳 완도수목원은 대면적의 난대숲에 다양한 미지의 생물자원들이 저마다 자기영역을 차지하며 살아가고 있다. 따라서 완도수목원에서는 2014년부터 나비와 잠자리, 나방, 버섯, 야생동물, 식물, 노린재등 다양한 자원들을 분류군별로 조사하여 중요생물자원의 서식현황을 조사해나가고 있다.

이러한 조사활동은 유네스코 생물권보전지역 등재를 위해 꼭 필요한 중요한 학술활동이다. 왜냐면 이곳을 생물권보전지역으로서의 중요한 가치를 인식시키기 위해서는 자생하는 생물종 분포 데이터 등의 자료가 충분히 있어야 타당성이 인정되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우려의 목소리도 크다. 왜냐면 지금까지의 자연환경 보전은 늘 인간의 활동과 영역에 제한을 둬서 각종 사익활동에 장애물이 됨에 따라 유네스코에 등재가 되면 보전지역으로 묶여 각종 개발행위가 제한될까봐 부정적인 의견을 내놓는 경우가 있다. 하지만 최근 사례를 통해 보더라도 신안과 고창에서 시군의 전지역을 유네스코로 등재해서 여기서 생산된 모든 농산물과 가공품 등에 유네스코 인증을 해주고 있어 제품의 가치가 향상되어 가격상승은 물론 국제사회에서도 상품가치를 인정받아 수출상품 또는 관광상품으로 다양하게 팔려나감에 따라 이제는 서로서로 앞다퉈 유네스코 등재하려고 경쟁하고 있다.

2014년 기준으로 미국 로키산맥, 탄자니아 세렝게티 국립공원 등 전 세계 117개 국가의 621개 지역이 유네스코 생물권보전지역으로 지정되어 있다. 북한의 백두산(1989), 구월산(2004), 묘향산(2009)을 포함하여 남한의 설악산(1982), 제주도(2002), 신안 다도해(2009), 광릉숲(2010), 전북 고창군(2013) 등 8곳이 생물권보전지역으로 지정되어 있으며 순천시에서도 현재 시민공청회를 통해 준비해나가고 있다.

따라서 완도수목원에서도 지난해부터 선진지 견학과 관련부서 사전협의를 통해 완도군과 함께 타당성조사용역을 위한 준비태세를 갖추고 있다. 자세히 들여다보면 유네스코 생물권보전지역은 크게 핵심지역과 완충지역 그리고 전이지역으로 나뉜다. 핵심지역은 그야말로 중요생물자원이 서식하고 있는 곳이므로 생태계를 보전해야하는 곳으로 대부분 개발이 불가능한 산능성이의 숲을 지정하고 있으며 완충지역은 교육시설, 관람시설 등 다양한 시설을 갖추고 전시교육할수 있는 곳으로 시설물 설치와 개발이 가능하다. 지역민들에게 중요한 삶의 터전인 전이지역은 마을과 주택, 농지, 산야 등 모두를 포함할수 있는 지역으로 이곳에서 생산된 농산물과 수산물은 모두 유네스코인증마크를 사용할수 있어 세계적 기구인 유네스코가 제품을 인증해주는 셈이 된다.

완도수목원 등 완도지역의 몇몇곳이 유네스코 생물권보전지역으로 등재되면 이러한 지역 주변에 살고있는 지역민들에게는 삶의 질을 향상시켜 주고 생산 판매되는 제품에 유네스코인증마크가 새겨짐으로써 다양한 소득활동에 굉장히 중요한 요소로 작용할수 있어 완도의 새로운 미래를 열어가기 위해 꼭 필요한 사안이라고 생각된다. 신안의 경우를 보더라도 당초에는 몇몇 지역만을 유네스코 생물권보전지역으로 등재하였으나 최근 지역민의 요구로 신안의 전지역을 등재하기 위해 타당성조사 용역을 추진중에 있다. 이는 곧 관광산업은 물론 농수산업 등에 지역산업 전반에 미치는 시너지 효과가 크기 때문일것이라 생각된다. 그러므로 완도수목원을 비롯한 완도지역도 발빠르게 움직여서 하루빨리 유네스코에 등재될수 있도록 민과 관이 서로 협력해 나가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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