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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에 때 있나요?” 완도에 부는 ‘만학열풍’

관내 초등 2곳 만학도 3명 처음 입학·성인문해교육 졸업생 15명 초등학력 인정서 받아

  • 박주성 기자 pressmania@naver.com
  • 입력 2017.03.10 11:24
  • 수정 2017.03.10 2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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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일 열린 완도평생교육원 성인문해교실 제1회 졸업식에서 만학도 할머니가 초등학력 인정서를 받으면서 기뻐하고 있다.
신지동초등학교에 입학한 만학도 김영자 할머니(69)가 손주뻘 신입생들과 입학식장에 함께 했다.
생일면 생영초등학교에 입학한 만학도 백금임(55), 백덕심(56) 씨는 지난 1월 학교를 직접 찾아가 김경순 교장을 만나 용기있게 학교 입학 속내를 털어놨다.
성인문해교실 15명 졸업생에게 초등학력 인정서를 전달하고 있는 완도교육지원청 조숙희 교육장.
졸업생과 완도교육지원청 조숙희 교육장 기념사진.
성인문해교실 졸업식 축하객들과 졸업생이 함께 한 기념사진.


관내 초등학교 2곳에 성인 3명이 처음으로 입학하고, 평생교육원에서 15명의 초등학교 학력 인정 졸업생이 배출되는 등 완도에 만학(晩學:나이가 들어 뒤늦게 배움) 열풍이 불고 있다.

완도교육지원청에 따르면 성인 3명이 입학한 2곳의 초등학교는 신지면 신지동초등학교(교장 전미)와 생일면 생영초등학교(교장 김경순)로 신지동초는 69세의 김영자 씨, 생영초는 55세 백금임 씨와 56세 백덕심 씨가 입학했다.

이들은 모두 배움에 대한 열망은 컷으나, 쉽게 용기를 내지 못하다가 올해 학교 문을 정식으로 두드린 것으로 알려졌다. 신지동초 만학도인 김영자 씨는 “입학할 때까지 많은 고민이 되었지만 용기를 내서 결정했다”면서 “앞으로 선생님 말씀 잘 듣고 열심히 공부하겠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다.

생영초의 두명의 만학도도 늦게나마 기본적인 배움을 얻고자 지난 1월 직접 학교를 찾아가 교장에게 고민을 털어놓았다. 두 만학도는 “남들에게 웃음거리가 될 것 같아 학교에 오는 것을 망설였다”면서 “하지만 더 이상 미루면 배움에 대한 갈증이 영원히 해소되지 않을 것 같았다”고 직접 속내를 밝힌 것.

각 학교 교장들도 만학도들의 용기에 내심 응원하는 입장이다. 신지동초 전미 교장은 “할머니와 세명의 남학생들이 함께하면 서로 배울게 많을 것 같다”며 “모든 교직원들과 함께 즐거운 학교생활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생영초 김경순 교장은 “평생교육 차원에서 성인들의 교육을 학교에서도 거부할 이유가 없다”면서 “주변에 배움의 열정은 있지만 용기가 없어 학교를 찾지 못하는 사람들에게 귀감이 되었으면 한다”고 환영의 마음을 나타냈다.         

완도평생교육원(원장 전민)이 완도제일한글학교 성인문해교육을 받은 60~70대 만학도들 15명의 초등학교 학력 인정 졸업식을 가진 것도 화제가 되고 있다.

관내 유일의 학력 인정 문해교육기관인 완도제일한글학교에서는 지난 3일 초등학력 인정 문해교육 전과정을 이수한 학습자들을 대상으로 첫 졸업식을 가졌다.

이날 졸업식은 신우철 완도군수, 조숙희 완도교육장, 완도군의회 의원, 졸업생, 가족 등 15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초등학력 인정서를 받을 때마다 힘찬 박수와 환호로 축하의 분위기를 더했다.

이날 15명 졸업생의 평균연령은 76세, 최고령은 89세로 짧게는 4년, 길게는 10년을 공부해 초등학교 졸업장을 받아 들었다. 

신우철 완도군수도 축사를 통해 “배움에는 나이가 필요 없다. 고령의 나이에 시작해 중도포기하지 않으시고 졸업장을 받으신 열정에 찬사를 보낸다”며 “앞으로도 성인문해교육 프로그램을 더욱 확대해서 운영하겠다”고 피력했다.

74세의 김춘심 졸업생은 답사를 통해 “어려운 형편과 여자라는 이유로 배우고 싶은 공부를 못했는데, 한글을 배우고 나서 은행도 병원도 혼자 다닐 수 있고 무엇보다도 자식과 손주들에게 짧은 글이라도 보낼 수 있어 너무 행복하다”고 감회를 전했다.   

완도군은 7개 문해교육기관에서 비문해 어르신들을 대상으로 3단계(초등1~6학년 과정)의 문해교육과정을 운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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