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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람회 입장권 판매방식, 이대로 괜찮나

시·군 품앗이 판매 등 관행적 판매...공무원노조 전남본부 "티켓 강매 즉각 중단"성명서 발표

  • 박주성 기자 pressmania@naver.com
  • 입력 2017.03.03 10:41
  • 수정 2017.03.04 19: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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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도군청의 입장권 구매 협조공문.


지방자치단체(이하 지자체)의 박람회급의 각종 대형행사에서 ‘입장권 강매’는 언론에 한두번씩 회자되는 사건이다.

이는 ‘국제’나 ‘세계’라는 타이틀을 달면 국제행사로 승인되면서 국가보조금·도비를 지원받게 되고, 일부 행사비용은 자부담식으로 군비로 충당해야 하기 때문이다. 2017완도국제해조류박람회(이하 해조류박람회)도 입장은 마찬가지.

해조류박람회는 입장권 60만매(30억원) 판매가 목표다. 국비 30억원, 도비 20억원, 군비 20억에다 나머지 30억은 입장권 판매와 수익사업의 몫이다. 현재(2월16일 자료기준)까지 해조류박람회 입장권 판매실적은 약 50만매(27억원)의 판매를 기록해 목표치의 83%를 달성하고 있다.(입금액 16.7억, 미입금액 10.3억)

막판 입장권이 안팔려 '티켓 강매'논란이 강하게 일었던 여수국제박람회 등에 비하면 판매량이 그래도 괜찮은 편이다. 이같은 판매량에 대해 완도군청 A 모씨는 "해조류박람회가 3년마다 열리면서 박람회 기간이 준비할 수 있는 시간을 마련해 줬다는 것이 판매율이 높게 나온 이유일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그러나 여전한 입장권 판매방식은 대형 산업형 축제인 ‘비즈니스 산업박람회’를 지향하는 완도군에게는 커다란 고민거리다. 표면적으로는 입장권 판매가 성공적인 박람회 개최를 위해 도움이 될지 몰라도, 실효성과 내용 면에서 큰도움이 되지 못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국비 지원사업이다보니 목표 판매량을 달성해야 하는 것이 자자체로서는 1차적인 성공개최 과제로 여겨지는게 현실이지만, 자칫 행사 취지 자체는 뒷전이 되고 판매를 위한 행사가 될 가능성이 클 수도 있다는 것이다.  

입장권은 크게 2가지 방향으로 판매되고 있다. 각 실·과·소별로 목표량을 정해 자체 판매를 하던지, 전남을 중심으로 한 타 시·군에 판매하는 방식. 실·과·소별 자체판매는 요즘은 진화단계를 거쳐 MOU방식을 도입해 활용하고 있다. 그러나 MOU방식도 어느 정도 도움은 되나 60만장이나 되는 입장권을 판매하기 위해서는 인구 5만3천명의 자자체로서는 총력을 기울이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다.

그러다보니 부작용이 나오지 않을 수 없다. 바로 '강압'논란이다. 완도군청 공무원 B 씨는 "자체판매는 공무원들이 부서에서 할당을 받아 십시일반 판매하는데, 실적이 나중에 승진에 영향을 주지 않을지 노심초사하는 분위기다"고 전했다. 그러며 "2014년보다는 한결 나아진 상황이지만, 유관기관이나 아는 업체들에게 판매를 권유하지 않을 수 없다"고 전했다. 이런 문제는 도미노현상처럼 이어지고 있다. 업체들은 "지역에 사는 입장이고, 공무원들의 눈치를 보지 않을 수 없기 때문에 어느 정도 돕는다는 마음도 있지만, 부담을 갖지 않을 수 없다"고 밝혔다.

완도읍에서만도 5백장 정도 판매해 달라고 부탁받았다는 어느 식당 사장이나 종교단체 얘기가 이를 확인시켜 주고 있다. 이뿐 아니라 규모는 작지만, 마을 이장들도 입장은 마찬가지다. 이런 판매는 부작용이 없지 않다. 벌써 중고장터에 대량으로 구매한 해조류박람회 입장권이 2,500원 반값 매물로 나와 판매되고 있다. 

전남을 중심으로 한 타 시·군 판매는 서로 ‘품앗이’다. 각종 자자체가 대형행사를 개최하면서 남의 일이 아닌 자신의 일이 되버렸기 때문이다. 이런 판매방식은 자자체들에게 이제 관행처럼 굳어져 버렸는데, 하위직 공무원 C 씨는 "본연에 충실하고 싶다"는 말과 함께 "흥행이 잘 될 것 같은 행사라면 굳이 공무원을 통한 입장권 판매나 강매를 할 필요가 없다" 는 푸념을 늘어놓았다.

급기야 전국공무원노동조합 전남지역본부가 지난 2월 24일 ‘각종행사와 박람회 등 티켓 강매를 즉각 중단하라!’는 성명서 발표까지 했다. 전남지역본부는 “그동안 각계각층에서 각 지자체의 축제나 행사 남발에 대하여 예산과 행정력낭비가 아니냐는 지적사항이 끊임없이 제기됐다"면서 "과연 누구를 위한 축제이고 행사인지 이제는 투명하게 평가하고 증명하는 시기가 됐다"고 주장했다.

또한 전남지역본부는 "전남지역 공무원들은 매번 축제나 박람회시 티켓을 많게는 5-6장부터 적게는 2장 이상을 강제로 할당받고 개인의사와 상관없이 구매를 하게 된다"고 그 판매실태를 언급하며 "정작 공무원들은 그 티켓을 사용하지도 못하고 버리는 경우가 허다하다. 그럼에도 티켓 판매량에 포함되기 때문에 실적을 위한 강제 할당일 수밖에 없다"고 강도높게 비판했다.

마지막으로 "각 시군에서는 행정력을 동원하여 지역주민, 업자, 관련 단체 등에게 티켓을 거의 반강제적으로 판매 할 수 밖에 없고 그 또한 주민의 피해로 고스란히 남겨진다"면서 티켓강매 행위 개입이 계속해서 확인된다면 강력하게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런 판매실태를 개선하고, '티켓 강매'논란을 불식시키려면 결국 주민들의 호응을 얼마나 얻내느냐가 중요하다.  전남지역본부 성명서 일부 내용처럼 "단순히 관광객이 몇 명이 왔고 사상최대 인파가 왔느니 하는 단 한 줄의 말로 자평하는 사례가 거의 대부분이었다"는 평가가 나오지 않으려면 더욱 주민참여가 절실하다고 보여진다. "모두가 행복한 희망완도"는 바로 거기에서 시작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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