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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공동체에서 희망을 키우다

김동식/완도지역자활센터 관장

  • 완도신문 wandonews@naver.com
  • 입력 2016.12.23 11:11
  • 수정 2016.12.23 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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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일 계속되는 충격적인 사건들이 우리의 일상이 돼버린 요즘, 혼란과 실망으로 온 국민들은 분노와 경악을 넘어 허탈감과 상실감을 안고 시름하고 있는 것 같다. 그럼에도 ‘꿈과 희망을 키워가는 아름다운 공동체’인 우리 완도지역자활센터에서는 한 해를 마무리 하면서 조촐한 송년행사를 갖기 위해 전년도 사업 매출에서 발생되는 자활 활성화 기금을 쪼개어 1박2일의 송년행사를 계획하여 지자체의 승인을 필한 후 삶의 터전인 완도를 벗어나기로 했다.

주제를 ‘감사를 통한 힐링(healing : 치유)’으로 세우고, 출발하면서 저녁에 있을 친교시간에 한 사람씩 발표하도록 감사할 일을 찾아 기록하여 제출하도록 했다.
공교롭게도 추위가 데려온 세찬 바람과 첫눈(진눈깨비)은 오히려 우리 가슴에 불을 지펴 수학여행(?)을 떠나는 학생들처럼 뜨거움과 설렘 그리고 두근거림이었다.

“아침에 눈을 뜨면 갈 수 있는 일터가 있는 것에 감사”
“우리에게 맑은 공기를 주는 산천초목이 있어서 감사”
“자활을 통해 좋은 사람들을 만나고 자존감이 회복되어 감에 감사”

“시어머니가 쓰러지셨는데 그곳이 교회여서 주변에 사람들이 있어 신속히 대처할 수 있었음에 감사”
“힘들 때는 창가에 비치는 햇살마저 싫었지만 자활에서 일을 하면서부터 웃음과 기쁨이 회복되어 감사”
“아들이 대학 다니다 아이를 낳아 와서 하늘이 무너진 것 같아 현실을 부정했으나, 그 아이를 보면서 마음을 바꿔 현실을 인정하고 가족으로 받아들일 수 있었음에 감사”
또 제3국을 통해 대한민국에 온 북한 출신 참여주민은 많은 감사가 있었지만 그 중에서
“주민등록증이 있는 것에 감사”한다고 하였다. 우리는 그 말에 뭉클함으로 숙연해 지더니 뜨거운 박수로 함께 감사할 수 있었다.

모두가 참여한 감사얘기로 배꼽잡고 웃기도 하고 숙연해져서 고개를 끄덕이기도 하다보니 분

김동식/완도지역자활센터 관장

위기는 온화해지고 긍정적인 언어가 넘쳐나면서 우리의 가슴이 따뜻해지는 것을 느꼈다.
말 못한 나의 감사는 “아름다운 공동체에서 희망을 키워가는 여러분이 있어서 감사”이다. 참여주민들이 감사할 때 그 감사와 나눔이 지역사회에 자연스레 흘러갈 수 있으리라.

어제 불던 그 세찬 바람과 진눈깨비가, 버스 안에서 정신없이 불러대는 품바 옷차림의 뽕짝이, 술 취해  “나 낼부터 자활 안 나올껀께...” 하며 투정하던 반전의 사나이 외침도, 창가에서 노랗게 비치는 햇살도 우리 마음의 무거움과 아픔을 치유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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