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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기사읽기]버꾸춤, 신기의 북소리 ‘서한우’ 2

금당 출신의 서한우 씨, 천안시립풍물단 단장 재임 중

  • 김형진 wandonews@naver.com
  • 입력 2016.10.21 13:07
  • 수정 2016.10.21 1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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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이다. 그리움의 열정으로 점멸하는 너의 머리채가, 너의 손짓이, 너의 신명이, 어쩌면 그리도 찬연하게 타오르는 불과 같더냐! 춤으로 불을 피우고 춤으로 장관을 그리며 춤으로써 천년의 진리와 영원한 사랑을 만들어가는 완도출신의 천재 춤꾼, 서한우!

지난 호에 이어 이야기를 더해가면 고흥농고에 들어간 서한우 명인은 제손으로 풍물패를 만들게 된다. 교장 선생님을 찾아가 "농고에서 풍물패가 없어서야 되겠습니까?" 풍물패를 창립해 줄 것을 건의 한 뒤 고흥 군청으로부터 30만원의 보조금을 받아 악기와 의상을 구입했다.

풍물패 60명 단원을 직접 가르칠 만큼 재주가 남달랐던 그는 고교 졸업과 동시에 한국민속촌에 스카웃 됐고, 2년 뒤 청주대 무용과에 진학했다. 대학에서도 풍물패를 결성해 전주대사습놀이에 출전, 첫해부터 장원을 따내는데, 문제는 졸업 무렵에 생겼다. 평생을 업으로 하기 위해 프로 단체에 가고 싶은데 키가 작다고 번번이 퇴짜를 맞았다. 그래도 포기할 수 없었다,

마침 서울예술단에 들어간 친구가 특채자리가 하나 났으니 응시해 보라고 연락이 와 이력서를 들고 무작정 상경했다. "키 때문에 또 낙방할까 잔득 주눅이 들면서도 죽기 아니면 살기다 싶어 장구를 쳤지요. 한창 흥이 올랐는데 국수호 선생이 멈추라고 신호하더니 자네 내일부터 출근할 수 있겠나? 그러대요"

예술단에 들어간 그는 물 만난 고기였다고. 예술단의 대표작이기도 한 가무악 「신의 소리 춤」은 음악의 구성부터 연주까지 그의 실력을 유감없이 발휘한 작품. 마지막 대목인 「미래의 장」에서는 스스로 제작한 모듬북을 신들린 듯 연주해 소나기 같은 박수세례를 받았다. 그가 타악 구성을 맡은 이후 예술단의 소리는 풍부해졌다.

악기개량에 심혈을 기울인 덕이다. 악기공장에 들락거리며 놋쇠와 가죽을 가지고 다양한 소리를 실험하는 그는 작품마다 새로운 악기, 낯선 소리를 선보이고 있다. 가끔씩 갈등을 겪기도 한다고. 큰 조직에 가려있지 말고 울타리를 벗어나라는 권유. 몇몇 사물놀이팀으로 부터 입단제의를 받기도 했다.

하지만 그는 예술단에 남았다, "북만 두드리면 심심할 것 같아서요. 춤 노래 악기가 한데 어우러진 가무악이 왁자하니, 제겐 더 신명이 납니다"고 전했다.

여기까지가 지난 기사이고 현재 그의 소재는 서울국악예술산 소속으로 천안시립풍물단 단장을 지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서한우 명인은 버꾸춤 이외에도 설장고춤을 무대화해서 전통춤을 알리고 있는데 이 춤은 전라우도농악에서 전해 내려오던 설장구가락을 아름다운 춤으로 무대화했다. 서 명인이 선사하는 설장고춤은 타악의 다양한 가락과 몸짓으로 역동적이며 토속적인 놀이성의 움직임, 그 자태의 버슴새가 일품이다는 찬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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