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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벨상 파블로 '우편배달부' 2 은유란 사랑하는 사람의 눈!

문학의 향기

  • 김형진 기자 wandonews@naver.com
  • 입력 2016.10.21 11:45
  • 수정 2016.10.21 1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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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블로의 시에 그대로 멈춰 서 버린 마리오.
 "아! 이것이 시(詩)였어! 이것이"
다음날, 다시 편지를 배달하러 간 마리오는 할 말이 있다는 듯 시인을 빤히 쳐다본다. "뭘? 그리 봐? 내 얼굴에 뭐라도 묻었어?"
그러자, 마리오는 네루다의 시집 속에 있던 표현들을 써가며 말한다.
<어젯밤 그녀가 왔다. 너의 맹폭스러움이 단도처럼 하늘에서 떨어졌을 때, 불빛과 그림자는 모두 떨고 있었고 소나무들은 밤바람의 끝에서 울부짖으며 스스로 삼켜질 때, 아아.. 너는 자상한 폭퐁우여, 내 약혼자여... 폭풍우를 기리는 노래 중에서/네루다>
"폭풍이 왜 그녀인가요? 거친 폭풍우가 왜 자상한가요? 그리고 폭풍우가 왜? 당신의 약혼자인가요?"
'머 머?' 마리오의 말에 네루다는 처음엔 저게 나를 놀리나 싶어서 황당해하지만 자신의 시를 읽고서 그런 줄 알아챈 후, 대화를 이어나간다.
"그래, 폭풍우는 거칠었지만 결코 우리한테 잘못을 하지 않았어"
"풋풋한 비로, 꿈과 씨로 가득 찬 비로, 추수의 어머니인 비로, 세상을 씻어주는 비, 씻어 잘 말리고 그걸 새롭게 하는 우리 사람들과 씨앗을 위한 비로, 죽은 사람을 잊게 하면서 내일의 빵을 위한 비로 남겼기에"
"그래서, 나는 폭풍우를 사랑한다. 이처럼 나를 깨워주며, 마음을 밝게 해주잖아! 그래서 노래한거야!"
아! 이로써 마리오는 자신이 내뱉은 표현들이 은유(메타포)라는 것을 알게 되었고, 이어 은유가 무엇인지 질문한다. 어느 덧 시(詩) 제자가 돼 버린 마리오를 보고 빙긋 미소짓는 네루다. "은유라! 은유라는 건 그 과정이 아무리 복잡하더라도 일단 유추가 끝나면 마음, 즉 심상에서 빛처럼 떠오르는거야"
<달은 그 꿈의 수레바퀴를 돌린다. 제일 큰 별들이 너의 눈으로 나를 바라본다. 그리고 내가 너를 사랑할 때, 바람 속의 소나무 숲은 그들의 전신(電信) 잎들로 네 이름을 노래하고 싶어한다. 여기서 나는 너를 사랑한다/네루다>
"은유는 표현할 수 없는 것을 표현하는 것이지. 은유의 세계엔 어떠한 경계도 없어" "은유를 하게되면 본래의 것은 이전의 것보다 훨씬 더 활기차게 생명을 틔우는거야"
"은유란! 네가 사랑하는 사람의 눈과 같아!  그 눈은 청맹과니의 눈이면서 보이지 않는 것을 볼 수 있게하는 눈이지" "사랑에 떨고 있는 남자가 밤하늘을 쳐다보면 사랑하는 그녀가 밤별처럼 반짝이는데, 가장 빛나는 별이 그녀야"
"그래서 서쪽 기슭에 정박한 달에는 그녀와 속삭이는 침실이 놓여 있거나 아니면, 지금 남자가 앉아 있는 침실로 어느덧 그녀를 태운 달이 수레바퀴처럼 달려오고 있는 것이지"
"은유란 마치 사랑의 신비한 목소리처럼 곳곳에서 메아리가 되어 울리는 거야! 그 소리는 낮게 속삭이기도 하고, 영혼처럼 전면적이어서 드넓은 밀밭에서 밀들이 일제히 출렁거리는 듯하는 거야. 수많은 입들을 가진 바람이 그 입안에다 밀의 이삭을 물고서 쏴쏴~ 들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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